넷플릭스 주가는 2002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이후 이렇다 할 모멘텀을 보이지 않다가 2012년부터 서서히 우상향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에 ‘집콕’ 생활양식이 자리 잡자 주가가 급등해 2021년 10월 29일(현지 시각) 690.31달러로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엔데믹을 맞아 넷플릭스의 성장동력이 사라졌다는 평가와 함께 주가가 급락했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업계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넷플릭스의 호시절은 지나갔다는 비관적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적어도 현 시점에 넷플릭스는 여전히 글로벌 OTT 시장에서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콘텐츠를 활용한 커머스 사업도 확장하고 있다. ‘넷플릭스 숍’이라는 인터넷 쇼핑몰을 개설해 넷플릭스 브랜드와 오리지널 콘텐츠의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팔고 있다. 월마트 온라인 쇼핑몰에 ‘숍인숍’ 디지털 매장을 오픈해 오리지널 콘텐츠와 연관된 굿즈를 판매하는 점도 눈에 띈다. 국내에선 넷플릭스와 GS리테일의 협업으로 6~7월 서울 성동구에 ‘넷플릭스 팝업스토어’가 열려 넷플릭스 로고가 박힌 팝콘, 맥주 같은 상품을 선보였다.
넷플릭스의 사업 실적과 가입자 수 증가 이면에는 국내 OTT 기업의 위기가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OTT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넷플릭스가 38%로 1위다. 티빙(18%)과 웨이브(14%)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빠르게 성장했던 왓챠의 시장점유율은 3.7%에 불과하다. 경영난을 겪던 왓챠는 지난해 7월부터 LG유플러스 측과 인수 협상을 벌였으나 올해 5월 결렬됐다. 넷플릭스의 시장 지배력이 점차 공고해지면서 인수 의향을 보이는 기업도 자취를 감췄다. 티빙과 웨이브의 상황도 지난해 각각 1191억 원, 1213억 원 적자를 보는 등 녹록지 않다. 넷플릭스에 대항하려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늘릴 수밖에 없는데, 이를 위해선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국 토종 OTT업계는 ‘헤쳐 모여’ 전략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CJ그룹 ‘티빙’과 SK그룹 ‘웨이브’의 통합설은 일찌감치 2020년부터 지펴졌다. 올해 들어 SK가 CJ 측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티빙은 지난해 12월 KT의 OTT ‘시즌’을 합병해 몸집 불리기 측면에서 시간 벌기에 성공했다.
토종 OTT 간 합병이 극적으로 타결되더라도 당장 넷플릭스에 대항할 묘수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4월 미국 국빈 방문 때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가 밝힌 K-콘텐츠에 대한 투자금액만 25억 달러(약 3조2300억 원)에 달한다는 점을 상기해보자.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에만 조 단위 투자 계획을 내놓은 공룡 OTT를 누가 쉽사리 상대하겠는가.
이대로 가면 토종 OTT는 공멸할 수밖에 없다. 당장 급한 것은 ‘도둑시청’을 뿌리 뽑기 위해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다. OTT업계가 아닌 정부 차원의 관심이 필요한 문제다. 각 기업은 인수합병을 통한 사업 효율화를 꾀하고, 경쟁력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의 해외 판권 확대를 추진하며, 지식재산권(IP)의 다각적인 활용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외국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캐나다 의회에선 최근 OTT 기업에 국내 투자 의무를 부과하는 ‘온라인스트리밍법’이 통과됐다. 미국, 일본에선 넷플릭스에 맞서기 위한 OTT 동맹이 등장하고 있다. 한국 토종 OTT업계도 생존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때다.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 로고(위)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 시즌2 메인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가입자 수 2억3000만 명 돌파
넷플릭스는 지난해 4분기 당초 예상치인 450만 명을 훌쩍 뛰어넘는 770만 명의 신규 가입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넷플릭스 가입자 수는 2억3080만 명에 달한다. 사용자가 광고를 보는 대신 저가에 넷플릭스를 구독할 수 있는 상품(월 6.6달러)을 내놓으면서 기대 이상 실적을 거둔 것이다. 그 결과 같은 시기 매출은 78억5000만 달러(약 10조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다만 순이익은 5530만 달러(약 715억 원)로 전년 동기보다 91% 급감했다. OTT 사업과 별개로 달러 강세에 따라 유로화 채권에 투자해 손실을 봤기 때문이라는 게 넷플릭스 측 설명이다. 넷플릭스가 가입자 이탈을 우려해 차일피일 미루던 ‘계정 공유’ 유료화를 올해 2분기 본격적으로 단행했음에도 유료 가입자 580만 명을 추가 유치한 점 또한 고무적이다.넷플릭스는 콘텐츠를 활용한 커머스 사업도 확장하고 있다. ‘넷플릭스 숍’이라는 인터넷 쇼핑몰을 개설해 넷플릭스 브랜드와 오리지널 콘텐츠의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팔고 있다. 월마트 온라인 쇼핑몰에 ‘숍인숍’ 디지털 매장을 오픈해 오리지널 콘텐츠와 연관된 굿즈를 판매하는 점도 눈에 띈다. 국내에선 넷플릭스와 GS리테일의 협업으로 6~7월 서울 성동구에 ‘넷플릭스 팝업스토어’가 열려 넷플릭스 로고가 박힌 팝콘, 맥주 같은 상품을 선보였다.
넷플릭스의 사업 실적과 가입자 수 증가 이면에는 국내 OTT 기업의 위기가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OTT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넷플릭스가 38%로 1위다. 티빙(18%)과 웨이브(14%)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빠르게 성장했던 왓챠의 시장점유율은 3.7%에 불과하다. 경영난을 겪던 왓챠는 지난해 7월부터 LG유플러스 측과 인수 협상을 벌였으나 올해 5월 결렬됐다. 넷플릭스의 시장 지배력이 점차 공고해지면서 인수 의향을 보이는 기업도 자취를 감췄다. 티빙과 웨이브의 상황도 지난해 각각 1191억 원, 1213억 원 적자를 보는 등 녹록지 않다. 넷플릭스에 대항하려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늘릴 수밖에 없는데, 이를 위해선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국 OTT 브랜드 티빙(왼쪽)과 웨이브 로고. [티빙 제공, 웨이브 제공]
토종 OTT 간 합병이 극적으로 타결되더라도 당장 넷플릭스에 대항할 묘수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4월 미국 국빈 방문 때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가 밝힌 K-콘텐츠에 대한 투자금액만 25억 달러(약 3조2300억 원)에 달한다는 점을 상기해보자.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에만 조 단위 투자 계획을 내놓은 공룡 OTT를 누가 쉽사리 상대하겠는가.
‘누누티비2’ 등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기승
당장 기초체력이 부족한 국내 OTT업계에 또 다른 악재도 생겼다. ‘누누티비’로 대표되는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다. 각종 드라마와 영화를 무단으로 스트리밍해 OTT업계는 물론, 콘텐츠 제작 생태계도 위협하고 있다. 올해 들어 OTT 업체들과 방송사가 협의체를 꾸려 저작권 보호 대책에 나서자 누누티비는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감시의 눈길이 소홀해진 틈을 타 최근 다시 ‘누누티비2’가 등장했고, 유사한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까지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이대로 가면 토종 OTT는 공멸할 수밖에 없다. 당장 급한 것은 ‘도둑시청’을 뿌리 뽑기 위해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다. OTT업계가 아닌 정부 차원의 관심이 필요한 문제다. 각 기업은 인수합병을 통한 사업 효율화를 꾀하고, 경쟁력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의 해외 판권 확대를 추진하며, 지식재산권(IP)의 다각적인 활용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외국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캐나다 의회에선 최근 OTT 기업에 국내 투자 의무를 부과하는 ‘온라인스트리밍법’이 통과됐다. 미국, 일본에선 넷플릭스에 맞서기 위한 OTT 동맹이 등장하고 있다. 한국 토종 OTT업계도 생존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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