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뉴스1]
서울시장 후보들의 지지율 변화에 주식시장도 출렁이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오 후보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제치고 야권 단일후보에 선출된 3월 23일부터 건설사, 시멘트, 페인트 등 건설주(株)가 줄줄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 이는 민간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건 오 후보가 당선하면 꽉 막혀 있는 재개발·재건축 추진 속도가 빨라지리라는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3월 31일 GS건설은 4만3000원에 마감했다. 오 후보가 안 후보를 제치고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된 23일에는 전거래일 대비 3.43% 올랐다. 단일화 발표 전인 22일 종가 대비 31일에는 대림건설 6.71%, 대우건설 3.6%, HDC현대산업개발 2.98%, 현대건설 2.56% 상승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일시멘트, 쌍용양회, 고려시멘트 같은 시멘트사와 삼화페인트, 노루페인트 등 페인트사도 상승세다. 전문가 3인에게 물었다. “건설주 매수할까, 말까.”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부장 매수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에 따른 건설주 전망은?“오세훈 후보와 박영선 후보 모두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누가 당선하든 건설 관련 주에는 호재다. 단, 재개발과 재건축을 활성화하겠다는 오 후보가 당선하면 민영 주택시장이 활기를 찾으면서 건설사에 호재가 될 것이다. 박 후보는 공공주택에 중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건설사에 큰 호재로 작용할지 의문이다.”
관심 있게 볼 종목은?
“중앙정부도 경기부양으로 주택 공급을 늘릴 예정이므로 내년까지 건설업이 괜찮다고 본다. 두 후보 가운데 어느 후보가 당선해도 건설자재주는 긍정적이다. 특히 쌍용양회 같은 시멘트 종목에 주목하라. 시멘트는 건설에서 기본 자재다. 환경에 좋지 않은 유연탄 대신 폐플라스틱을 가열해 시멘트를 만들면서 이미지도 좋아지고 있다.”
매수 시기는?
“주가는 항상 먼저 반영된다. 즉 선거 전 미리 선반영돼 지금 주가가 오르고 있는 것이다. 선거가 끝나면 빠진다. 선거 전 매수해 선거 직전 매도하거나 선거가 끝날 때를 기다려라. 건설주는 내년까지는 괜찮으므로 당선된 시장이 공약대로 정책을 제대로 펼치는지 확인하면서 관련 기업의 주식을 매수해도 늦지 않다.”
남석관 베스트인컴 대표 매수
올해 건설 주 전망은?“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침체된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SOC(사회간접자본) 투자를 늘리고 있다. 주택 공급 확대, 철도·도로 지하화 등이 대표적 사례다. 건설자재뿐 아니라 철강, 건설기계 등 다양한 건설 관련 주가 최근 상승 중이다. 물론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오세훈, 박영선 후보가 주택 물량 증대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고, 부산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이슈다.”
건설 주 매수 시기는?
“이미 건설 관련 주가 어느 정도 상승했지만 지금 들어가도 늦지 않다. 단, 차트를 보면서 조정에 들어간 종목을 매수하길 권한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 리포트 매수
올해 건설사 매출 전망은?“주택 분양과 주택 매출은 하반기로 갈수록 확대될 전망이다. 여기에 부동산 공급 확대 정책 모멘텀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국토교통부 장관 선임, 대선후보 경선 순서로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지난해를 기점으로 분양이 확대돼 올해 1분기부터 주택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 결과에 따른 건설주 영향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뿐 아니라, 2022년 3월 대선에서 부동산 가격 안정화와 공급 확대 정책이 핵심 이슈가 될 전망이다. 재건축, 세금 등 규제에 대한 여야 입장이 서로 상반된 상황이다. 여당은 기존 규제를 바탕으로 부동산 공급 대책을, 야당은 규제 철폐를 중심으로 재건축·재개발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주목할 종목은?
“하반기로 갈수록 모멘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건설주는 물론, 건설자재주도 하반기까지 점진적으로 비중을 확대하길 권한다. 종목으로는 상반기 대우건설, 하반기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을 주목할 만하다.”
투벤저스의 결론
매수 찬성 3 vs 매수 반대 0
서울 재건축 공사 현장. [동아DB]
일본항공 신고한 박영선 vs 신라젠에 묶인 오세훈, 주식戰 승자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 [동아DB]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맞붙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주식투자관에서 차이를 보였다. 박 후보는 3월 21일 배우자가 보유한 셀트리온(87주)과 일본항공(100주) 등 3986만 원가량의 증권 재산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신고했다. 정부 관보와 공직자윤리위원회 공고를 종합하면 박 후보는 국회의원과 장관 등을 지내며 매년 재산을 공개했고, 열린우리당 의원이던 2006년 이후 보유 증권에 대한 신고가 없었다. 셀트리온과 일본항공은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코로나19 수혜주로 분류된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가 유럽 진출에 성공하는 등 1년 사이 주가가 2배 가까이 뛰었다.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일본항공 역시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대면주에 속해 코로나19 관련주로 꼽히지만, 한국 주요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비해 지난해 수익률이 저조했다.
코로나 수혜주 신고 박영선, 바이오주 ‘야수’ 매매 오세훈
오 후보도 같은 날 선관위에 바이오주에 속하는 에이치엘비(2831주), 셀트리온(2주), 신라젠(257주)과 공장자동화 기업 톱텍(100주)을 포함해 11억9950만 원가량의 증권 재산을 신고했다. 통상적으로 바이오 기업은 사업 이해 및 기업 평가가 어려워 투자에 주의를 요하는 분야다. 신약 개발에 성공할 경우 주가가 급등하기에 높은 수익률을 노리는 개인투자자가 리스크를 감내하며 투자하는 편이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오 후보의 바이오주 위주 투자 성향에 대해 “정치도 주식도 베팅하는 스타일” “바이오세훈” 등의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기준 오 후보가 보유한 바이오주는 실적이 좋지 않았다. 에이치엘비는 바이오주 강세장에도 주가가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라젠은 지난해 5월 4일 문은상 전 신라젠 대표를 포함한 전현직 경영진이 내부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 등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거래정지됐다. 오 후보와 배우자는 신라젠 2057주를 보유하고 있어 2488만 원가량이 묶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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