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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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1억 뚫은 비트코인, 다음 목표는 2억

올해 들어 65% 급등… 美 현물 ETF 승인·반감기 기대감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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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입력2024-03-16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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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14일 서울 강남구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라운지에서 한 직원이 비트코인 실시간 거래 가격이 표시된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3월 14일 서울 강남구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라운지에서 한 직원이 비트코인 실시간 거래 가격이 표시된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가상자산 대표 주자인 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1억 원을 돌파하면서 어디까지 오를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1억 원을 넘은 만큼 2억 원이 다음 목표선으로 제시됐고, 일각에서는 5억 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1개 가격은 3월 11일 오후 4시 40분쯤 최초로 1억 원을 돌파했다. 이후에도 비트코인 가격은 상승세를 지속해 3월 14일 장중 한때 1억486만9000원을 기록했다(그래프 참조). 올해 들어서만 65% 이상, 지난해와 비교하면 250% 넘게 오른 가격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비트코인으로 15억 원을 벌었다”는 식의 수익률 인증과 “진즉에 들어갔어야 했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고립공포감) 심리가 교차하고 있다. 2020년 들어 상승세를 탄 비트코인 가격은 2021년 11월 전고점(약 7600만 원)을 기록했으나, 이듬해 2100만 원대까지 떨어졌다. 국내외 각종 사기사건으로 가상자산 회의론이 비등해 대장주 비트코인에 대한 기대감도 한때 시들해졌다.

    “비트코인으로 15억 벌었다” 온라인 인증

    이번 상승장의 최대 원인은 역시 비트코인이 미국 금융시장에서 ‘시민권’을 부여받은 것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1월 10일(현지 시간)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편드)의 발행 및 매매를 승인했다. 지난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비롯한 10개 글로벌 운용사가 요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가 동시에 승인받은 것이다. 현물 ETF 등장은 비트코인이 제도권에 편입되면서 투자 허들이 크게 낮아졌음을 의미한다. 기존에는 비트코인을 사고팔려면 은행의 신원 확인 후 전문 거래소에 가입해야 했다. 반면 현물 ETF를 통하면 마치 주식처럼 비트코인 거래가 용이해진다. 투자 대상으로서 안정성을 우려하던 미국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사들이면서 가격이 폭등했다.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ETF’(IBIT)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약 19만5985개에 달한다. 그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업으로 알려져온 마이크로스트래티지보다 많은 양이다.

    이에 대해 김갑래 한국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개방형 펀드인 ETF는 현물을 담아 신탁에 맡겨야 하기 때문에 미국 기관투자자 중심의 비트코인 수급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현물 ETF 등장은 비트코인이 미국에서 새로운 기초자산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비트코인 상승 재료가 더 있다는 시각도 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아직 미국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ETF 편입에 따른 상승 장세 여력이 있다”며 “향후 미국의 거대한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비트코인이 건전한 투자 대상으로 자리 잡을 경우 그 입지가 더 탄탄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거시경제 측면에선 미국 금리인하 가능성이 비트코인 가격 폭등에 일조했다. 최근 시장에선 미국 금리 ‘6월 인하설’이 힘을 받고 있다. 미국의 각종 물가지표가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현실화될 공산이 크다. 금리인하에 따라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이를 대체할 투자 대상이 각광받기 마련이다. 그간 주된 대체 투자처였던 안전자산 금(金)과 함께 대표적인 ‘위험자산’ 비트코인 가격이 동시에 오르고 있다.

    비트코인 상승세에는 4월 예상되는 ‘반감기’ 기대감도 한몫했다. 전체 발행량이 제한된 비트코인 특성상 일정량이 풀리면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도래한다. 현재까지 반감기 주기는 4년으로, 그때마다 유통량 증가세가 꺾여 비트코인 값이 올랐다. 2012년 11월 1차 반감기와 2016년 7월 2차 반감기 사이에 비트코인 값은 약 92배 급등했다. 2차 반감기와 2020년 6월 3차 반감기 후에도 각각 30배, 8배 급등했다. 다만 다가오는 4차 반감기를 앞둔 상승장은 이전 반감기와는 다소 차이점이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존에는 반감기가 끝나고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했으나 현재는 현물 ETF 편입에 따라 그 전에 값이 폭등했다”며 “그간 ‘반감기 효과’에 대한 학습효과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자산 비중 5~20%일 때 수익률 최적”

    전문가들은 ‘포모’에 휩싸여 섣불리 단타투자에 나서거나, 가치가 검증되지 않은 이른바 ‘잡코인’ 투자는 금물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비트코인 투자는 이제 예측이 아닌, 대응 영역에 들어섰다고 본다. 따라서 일확천금을 노린 일회성 투자보다는 일반 투자자로서 장기적으로 조금씩 사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요 코인은 기술력과 확장성이 확실한 편이지만, 그렇지 않은 이른바 ‘잡코인’의 경우 섣불리 투자해선 안 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석 교수는 “비트코인은 각국 중앙은행 포트폴리오나 국부펀드에 포함되지 않았기에 아직 안전자산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재무경제학의 선행연구 결과를 참고하면 모형마다 차이는 있으나 전체 자산에서 비트코인 비중이 5~20% 정도일 때 수익률이 최적화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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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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