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입차업계에서 자주 들리는 소식은 ‘리미티드 에디션’ 출시다. 제조사는 새로운 차량을 선보일 때마다 색과 부품이 조금씩 다른 한정판 차량도 함께 출시하고 있다. ‘스페셜 에디션’은 자동차에서만 있는 마케팅은 아니다. DVD 같은 문화콘텐츠 굿즈, 신발이나 시계 같은 패션 아이템, 위스키나 와인 분야에선 더 자주 특별한 상품으로 이슈 몰이를 한다. 충성도 높은 팬들이 희소성 높은 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여느 팬덤에서나 볼 수 있는 현상이다. 그런데 자동차는 조금 다르다. 다른 제품군에 비해 가격이 비싼 소비재라서 희소하다는 이유로 선뜻 지갑을 열기는 어렵다. 그래서 자동차 제조사들은 한정판 모델을 아주 비싸게 내놓지는 않는다. 지갑을 조금만, 아주 살짝만 더 열라고 부추기는 수준이다. 그 대신 값어치는 톡톡히 한다. 리미티드 에디션은 브랜드의 히스토리를 반영하거나, 패션 브랜드 같은 다른 분야 유명 브랜드와 협업하거나, 아티스트의 수작업을 제품에 담는 방식으로 자동차의 의미를 더 깊이 있게 만든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도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매달 20일 자사 온라인 판매 플랫폼에서 리미티드 에디션을 판매하고 있다. 1월 더 뉴 E-클래스 공개 당시에는 프리미엄 스페셜 모델 214대를 예약 판매했는데, 3시간 반 만에 완판될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다. 이 한정판 차량은 외장 색상과 인테리어가 다르고 에어매틱 서스펜션 같은 옵션이 추가된 정도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럭셔리의 정수를 보여주는 최상위 에디션 모델 ‘마이바흐 버질 아블로 에디션’과 ‘오뜨 부아튀르 에디션’도 올해 선보일 계획이라고 한다.
값비싼 스페셜 자동차 에디션의 한국 시장 진출은 더는 신기한 일이 아니다. 한국은 인구 대비 고가 차량이 많이 팔리는 특이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는 국내에서 누적 판매 10만 대를 넘어섰고, 롤스로이스는 276대가 팔리며 사상 최고 판매 기록을 세웠다. 벤틀리 역시 810대가 판매돼 2년 연속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이 최대 시장임을 입증했다. 벤틀리 판매량의 가장 큰 지분(44%)을 차지한 건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벤테이가이지만 탄생 20주년을 맞은 컨티넨탈 GT 라인업과 플라잉스퍼도 판매량이 증가하며 고르게 사랑받았다. 특히 벤틀리는 한국 시장을 겨냥한 ‘코리아 리미티드 에디션’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10월 한국 한정판 ‘컨티넨탈 GT 코리아 리미티드 에디션’을 공개한 벤틀리는 올해 3월 말 1호 차량을 공개하고 고객에게 인도할 예정이다. 벤틀리 비스포크 전담부서인 뮬리너의 럭셔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제작됐으며, 세계에서 단 10대만 특별 생산된다. 벤틀리 뮬리너와 한국 추상화가 하태임 작가가 협업해 벤틀리의 전통과 한국 현대미술이 어우러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페셜 에디션과 같은 맥락에서 럭셔리 브랜드들은 고객이 희소성 높은 자신만의 차량을 가질 수 있는 주문 제작 프로그램도 운용하고 있다. 벤틀리 비스포크 프로그램에서는 외장 색상부터 실내 가죽과 우드트림 등 작은 부분까지 직접 고르고 요구할 수 있다. 롤스로이스의 최상위 맞춤 제작 방식인 ‘코치빌드’는 고객이 콘셉트 설계는 물론 디자인, 엔지니어링 등 각 단계에 밀접하게 참여하는 등 방대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최근 공개한 아르카디아 드롭테일 차량은 개발 및 제작 기간만 4년 이상 소요됐고 엔지니어, 디자이너, 장인과 함께 아이디어를 도출해가며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맞춤 제작 차량이야말로 진정한 특별 한정판일 것이다.
희소한 차량, 세상에 하나뿐인 차를 소유하길 원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비단 럭셔리 차량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대량 생산되는 상용차도 색상과 부품을 달리하며 개성을 드러내고 있다. 한정판 모델은 공개될 때마다 높은 판매율을 기록해 자동차 브랜드들도 한정판 모델 출시를 늘리는 추세다. 앞으로 독특한 컬러를 가진 스페셜 에디션을 도로에서 더 자주 만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자동차로 개성을 드러내고, 자동차에 애착을 갖는 문화가 확대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다만 리미티드 에디션이 유행하면서 자동차 값을 견인하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개발 및 제작 기간만 4년 이상 걸린 롤스로이스 아르카디아 드롭테일. [ 롤스로이스모터카 제공]
트렌드가 된 한정판 출시
포르쉐는 포르쉐 디자인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911 타르가 50주년 에디션’ 같은 한정판 모델을 여럿 선보였다. 포르쉐의 오랜 역사를 좋아하는 열정적인 팬이라면 과거 모델의 디자인 감성이 녹아 있는 리미티드 에디션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리미티드 에디션이 유행이라 해도 제조사가 분기마다 차량에 브랜드 역사를 담거나 협업 프로젝트를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외장 컬러만 바꾼 리미티드 에디션들을 공개하기도 한다. BMW코리아는 1월 스페셜 색상을 적용한 ‘M4 컴페티션 스페셜 에디션’과 인디비주얼 색상의 ‘M850i 인디비주얼 에디션’을 출시했다. 또한 외장 색상은 물론 휠과 타이어, 브레이크, 시트를 포함한 인테리어 요소에 힘을 준 ‘XM 레이블 레드 리미티드 에디션’ ‘520i 스페셜 에디션’ ‘M2 스페셜 에디션’을 온라인에서 한정 판매했다.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도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매달 20일 자사 온라인 판매 플랫폼에서 리미티드 에디션을 판매하고 있다. 1월 더 뉴 E-클래스 공개 당시에는 프리미엄 스페셜 모델 214대를 예약 판매했는데, 3시간 반 만에 완판될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다. 이 한정판 차량은 외장 색상과 인테리어가 다르고 에어매틱 서스펜션 같은 옵션이 추가된 정도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럭셔리의 정수를 보여주는 최상위 에디션 모델 ‘마이바흐 버질 아블로 에디션’과 ‘오뜨 부아튀르 에디션’도 올해 선보일 계획이라고 한다.
한국에서 특히 인기 많은 스페셜 에디션
벤틀리가 한국에서만 한정판으로 출시하는 컨티넨탈 GT 코리아 리미티드 에디션. [벤틀리모터스 제공]
스페셜 에디션과 같은 맥락에서 럭셔리 브랜드들은 고객이 희소성 높은 자신만의 차량을 가질 수 있는 주문 제작 프로그램도 운용하고 있다. 벤틀리 비스포크 프로그램에서는 외장 색상부터 실내 가죽과 우드트림 등 작은 부분까지 직접 고르고 요구할 수 있다. 롤스로이스의 최상위 맞춤 제작 방식인 ‘코치빌드’는 고객이 콘셉트 설계는 물론 디자인, 엔지니어링 등 각 단계에 밀접하게 참여하는 등 방대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최근 공개한 아르카디아 드롭테일 차량은 개발 및 제작 기간만 4년 이상 소요됐고 엔지니어, 디자이너, 장인과 함께 아이디어를 도출해가며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맞춤 제작 차량이야말로 진정한 특별 한정판일 것이다.
희소한 차량, 세상에 하나뿐인 차를 소유하길 원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비단 럭셔리 차량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대량 생산되는 상용차도 색상과 부품을 달리하며 개성을 드러내고 있다. 한정판 모델은 공개될 때마다 높은 판매율을 기록해 자동차 브랜드들도 한정판 모델 출시를 늘리는 추세다. 앞으로 독특한 컬러를 가진 스페셜 에디션을 도로에서 더 자주 만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자동차로 개성을 드러내고, 자동차에 애착을 갖는 문화가 확대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다만 리미티드 에디션이 유행하면서 자동차 값을 견인하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