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사흘 중 하루는 S&P500 떨어져도 코스피 올랐다

전문가 “빅테크 주가 주춤해도 반도체 수요 계속 증가해 코스피는 덜 영향”

  • reporterImage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입력2026-04-02 07:00:02

  • 글자크기 설정 닫기
    1월 5일부터 3월 31일까지 미국과 한국 증시가 연이어 개장한 57일 중 S&P500과 코스피의 상승/하락이 엇갈린 날짜는 총 20거래일이다. 뉴시스

    1월 5일부터 3월 31일까지 미국과 한국 증시가 연이어 개장한 57일 중 S&P500과 코스피의 상승/하락이 엇갈린 날짜는 총 20거래일이다. 뉴시스

    3월 24일(이하 현지 시간) 미국 S&P500 지수는 0.37% 하락한 채 마감했으나 4시간 뒤 개장한 코스피는 1.59% 상승하며 장을 마쳤다. 반대로 3월 25일 S&P500 지수는 0.54% 올랐으나 26일 코스피는 3.22% 급락했다(그래프 참조). 이처럼 올해 들어 미국 뉴욕 증시의 등락이 다음 날 한국 증시에서는 반대로 펼쳐지는 일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뉴욕 증시의 구조적 약세와 코스피의 반도체 의존으로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진단한다.

    사흘 중 하루는 S&P500과 코스피 엇갈려

    1~3월 미국과 한국 증시가 연이어 개장한 57일 중 S&P500과 코스피의 상승/하락이 엇갈린 날짜는 총 20거래일로 전체의 약 35%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사흘에 한 번꼴로 미국 증시와 한국 증시 간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등락이 엇갈린 20거래일 중 S&P500은 전날 밤 하락했으나 코스피가 상승한 날은 17일로 다수를 차지했다. 이는 코스피가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변동성으로 2월 고점(6307.27) 대비 크게 하락했음에도 27.17% 상승률을 보인 반면, S&P500(-4.63%), 다우지수(-3.58%), 나스닥(-7.11%) 등 뉴욕 증시는 연초 대비 하락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코스피와 뉴욕 증시가 반대로 움직인 적이 있었다. 2023년 4000 아래서 시작한 S&P500은 생성형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 열풍에 2025년 초까지 6000 선을 넘기며 꾸준히 우상향했다. 하지만 2021년 하락 국면에 접어든 코스피는 2024년까지 3000 선도 넘기지 못한 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12·3 비상계엄 사태 등 정치적 상황이 이유로 꼽혔다.

    하지만 지난해 5월을 기점으로 코스피는 뉴욕 증시와 함께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빅테크의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지속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함께 증가하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종목이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상법 개정안 통과 등 정부 주도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노력도 증시 상승을 뒷받침했다. 



    AI 버블·사모대출 등 하락 압력으로 작용

    양국 증시의 디커플링이 본격화한 것은 지난해 11월부터다. S&P500 지수가 6800 수준에서 횡보·하락하는 동안 코스피는 지난해 11월부터 4000에서 2월 6000 선을 돌파하며 짧은 기간 수직상승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호재에 더해 1월에는 피지컬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현대차 주가가 코스피 상승에 힘을 보탰다. AI발(發) 전력난으로 탄력받은 원전주 등도 강세를 보였다.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코스피와 달리 뉴욕 증시는 매그니피센트7(M7: 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메타플랫폼스·아마존닷컴·알파벳·테슬라)을 중심으로 한 빅테크가 증시를 주도한다. 하지만 M7의 장기간 랠리로 고평가 부담이 커졌다. 여기에 빅테크 기업의 천문학적 투자 규모가 지나치다는 ‘AI 버블론’이 시장을 수시로 자극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빅테크 기업은 지난해부터 데이터센터를 지으려고 회사채를 발행하기 시작하는 등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며 “반대로 삼성전자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계속 증가해 빅테크 주가가 주춤하더라도 그 영향을 늦게 받는다”고 설명했다. 

    2월에는 에이전트 AI가 서비스용 소프트웨어(SaaS)를 대신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관련 주가가 크게 폭락하기도 했다. 이는 사모대출펀드를 향한 의구심으로 이어져 뉴욕 증시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전후 많은 사모대출펀드 회사가 소프트웨어 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출을 늘려왔는데, 소프트웨어 기업 위기론 부상으로 사모대출펀드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이 급증하면서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처럼 금융위기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과거엔 미국 경제가 전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다면 최근에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내부의 정치적 문제, 빅테크를 겨냥한 AI 버블론 등이 뉴욕 증시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 증시는 미국-이란 전쟁 이후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반도체 시장이 코스피에 미치는 영향이 커 뉴욕 증시와 별도로 움직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유튜브와 포털에서 각각 ‘매거진동아’와 ‘투벤저스’를 검색해 팔로잉하시면 기사 외에도 동영상 등 다채로운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