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자자는 늘 미래를 알고 싶어 하지만 미래를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다. GETTYIMAGES
26년간 최다 수익률 1위는 인도

그렇다고 해서 결론이 “앞으로도 인도에 집중투자하자”가 돼서는 곤란하다. 과거 1등이 미래 1등을 보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올해 1등이 내년에도 1등인 경우는 생각보다 드물다. 중국이 대표적이다. 중국은 26년 동안 1위를 6번이나 차지했지만 동시에 최하위권에 머문 해도 12번으로 가장 많다. 이 사실은 중국시장의 성격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상승할 때 폭발력은 강하지만 하락할 때 충격도 매우 큰 시장이라는 뜻이다.
한국도 비슷한 면이 있다. 상승장에서는 누구보다 강한 반등을 보여주지만 하락장에서는 충격이 작지 않다. 경기와 수출, 반도체 업황, 글로벌 유동성에 대한 민감도가 높기 때문이다. 일본은 오랜 기간 부진의 그림자를 드리웠지만 특정 시기에는 강한 반등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반면 미국은 매년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는 시장은 아닐지 몰라도 장기간 상위권에 머무는 힘을 보여줬다. 미국시장의 진짜 강점은 매년 1등을 하는 데 있다기보다 포트폴리오의 중심축 역할을 하는 안정성과 지속성에 있다.
26년간의 성과표가 말해주는 것은 분명하다. 한 나라만 콕 집어 미래 승자를 맞히는 일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투자자들은 대개 가장 좋은 시점이 아니라 가장 그럴듯해 보이는 시점에 움직인다. 많이 오른 시장을 보고 뒤늦게 따라붙고, 많이 빠진 시장을 보며 불안해져 손절한다. 그럼 대개 결과는 비슷하다. 비싸게 사고 싸게 판다. 수익보다 후회가 더 크게 남는다.
장기투자에서 “어느 나라가 최고일까”를 맞히는 일은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어느 나라가 1등이 될지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 이 점을 인정하고 나면 전략은 의외로 단순해진다. 한 나라에 몰아 베팅하기보다 서로 다른 성격의 시장을 함께 담는 것이다.
미국은 글로벌 증시의 중심축 역할을 한다. 인도는 높은 성장성을 기대할 수 있다. 일본은 구조적 재평가 가능성을 품고 있다. 한국은 경기 민감성과 반등 탄력이 크다. 중국은 정책 변화와 경기 회복 국면에서 큰 기회를 줄 수 있지만 변동성 관리가 필수다. 어느 하나만 절대적 정답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서로 다른 가능성을 포트폴리오에 함께 담는 편이 훨씬 현실적이다.
누가 1등 될지 모른다는 사실 받아들여야
많은 투자자가 분산투자에 대해 수익률을 일부 포기하는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에 가깝다. 분산은 단순히 위험을 낮추는 기술이 아니라,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포트폴리오에 반영하는 방법이다. 미래를 확실히 알 수 없는데도 하나의 시나리오에 올인할 경우 맞았을 때는 기분이 좋지만 틀렸을 때는 후회가 훨씬 커진다. 반면 여러 시장에 나눠 투자하면 최고 수익률 하나는 놓칠 수 있어도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은 크게 줄어든다.투자에서 장기투자가 어려운 이유는 시장이 늘 나빠서가 아니다. 투자자 자신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뉴스는 매일 불안을 키우고, 최근 성과는 우리 시야를 좁힌다. 하지만 26년간의 성과표를 놓고 보면 해마다 승자가 바뀌고 분위기가 뒤집히는 것이 오히려 시장의 정상적인 모습이다. 그렇다면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예측 능력보다 태도다. 당장 1등을 쫓기보다 누가 1등이 될지 모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태도다.
결국 답은 분명하다. 1등 국가를 맞히려 애쓰는 투자자보다 여러 가능성에 대비해 분산하고 끝까지 시장에 남아 있는 투자자가 장기적으로 더 나은 결과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투자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단기 예측 능력이 아니라 오래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