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33

..

김과 올리브오일의 만남, 김 페스토

[ALL about FOOD]

  • 글·요리 남희철 푸드스타일리스트

    입력2026-04-06 17:00:02

  • 글자크기 설정 닫기
    남희철 제공

    남희철 제공

    요즘 식사는 단순해지고 있다. 한 상을 차리기보다 한 접시로 식사를 끝낸다. 바쁘기도 하지만, 잘 차려 먹는 일 자체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조리보다 조합에 가까운 식사가 늘고 있다. 빵에 바르고, 면에 비비고, 밥에 얹는 방식. 만드는 과정은 줄이면서 선택과 조합으로 완성하는 흐름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김이 떠오르고 있다. 주로 밥을 싸 먹거나 곁들이는 재료로 익숙하지만, 김은 생각보다 많은 요소를 품고 있다. 얇아도 분명한 식감과 불에 닿았을 때 올라오는 고소한 향, 자연스럽게 더해지는 감칠맛까지. 특히 봄철 김은 겨울을 지나면서 영양을 머금어 더 깊은 풍미를 낸다. 이런 재료는 요리 방식만 달리해도 예전과는 다른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최근 글로벌 식문화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진다. 특정 재료를 늘 같은 방식으로 사용하지 않고, 지역 식재료를 새로운 형태로 풀어내는 시도다. 이탈리아 페스토가 바질에서 케일, 시금치, 견과류로 확장되듯이 일본은 김을 분말로 만들어 활용하고, 북유럽에서는 해조류를 바다의 허브로 바라본다. 새로운 재료를 찾기보다 이미 알고 있는 재료를 다른 맥락으로 옮기는 방식이다.

    김 페스토도 그 흐름 위에 있다. 바질 대신 김을 사용하는 것. 관건은 특이한 재료가 아니라 구조다. 구운 김의 향에 올리브오일을 더하고, 견과류와 마늘로 질감을 만든다. 산미를 약간 더하면 맛도 선명해진다. 완성된 페스토는 파스타, 샌드위치, 밥 등 어디에나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하나의 재료가 여러 방식으로 확장되는 지금의 식사 방식과 닮아 있다. 누구나 다 아는 맛, 김 한 장으로 멋진 소스를 만들어보자.

    김 페스토 만들기(1~2인 기준) 



    재료

    마른 김 10장, 올리브오일 120㎖, 마늘 1쪽, 견과류 40g, 레몬즙 1큰술, 소금 약간

    만드는 법

    1 김은 마른 팬에 살짝 구워 향을 낸다.

    2 김, 마늘, 견과류를 먼저 갈아 질감을 만든다.

    3 올리브오일을 나눠 넣으면서 부드럽게 섞는다.

    4 레몬즙과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남희철 푸드스타일리스트는… 요리를 기준으로 콘텐츠와 공간의 감각을 설계한다. 브랜드 촬영, 매거진, 전시·팝업 현장에서 음식이 놓이는 맥락과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