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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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전쟁도 시장을 꺾지는 못했다… 결국 우상향한다는 믿음 중요

[김성일의 롤링머니] 예측 불가 장세에 밤잠 설치는 이에겐 자산배분 투자가 정답

  • 김성일 업라이즈투자자문 대표

    입력2026-03-21 0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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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정세 변화에 따라 금융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GETTYIMAGES

    글로벌 정세 변화에 따라 금융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GETTYIMAGES

    3월 4일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에 역대 4번째 동시 서킷브레이커(거래 일시 중단)가 발동됐다. 개별로 따지면 코스피는 7번째, 코스닥은 11번째다. 미국-이란 전쟁 발발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얼어붙었고 한국 증시 역시 예외일 수 없었다. 개장 직후 코스피가 8% 넘게 폭락하자 매매가 일시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이다. 서킷브레이커는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갑자기 급락할 때 시장의 충격을 완화하고자 매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제도다. 공포에 질린 매도세가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하도록 냉각기를 갖게 하는 것이다.

    전쟁에 따른 시장 변동성 영원하지 않아

    지금 코스피 변동성은 말 그대로 ‘역대급’이다. 지난 30년 동안 이토록 짧은 시간 안에 크게 요동친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다. 과거 기록을 들춰보면 1998년 외환위기, 2000년 닷컴버블 붕괴, 2001년 9·11 테러,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때 이런 변동성이 나타났다(표 참조). 

    많은 투자자가 “이제 어떻게 되는 건가요”라고 궁금해한다. 이번 급락이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처럼 순식간에 V자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꽤 길고 힘든 하락장의 초입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누구도 이번 전쟁의 발발을 정확히 예상하지 못했듯이 전쟁 종료일 역시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전쟁 발발 이후 금융시장 움직임을 예측하는 것은 신의 영역이다. 다만 우리가 과거를 통해 배울 수 있는 명확한 사실 하나는 전쟁에 따른 시장 변동성이 영원하지 않다는 점이다. 몇 주에서 몇 달 사이 끝난 전쟁도 많았고 반대로 몇 년째 지속되는 전쟁도 있었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 흐르면 시장은 그 충격에 적응한다는 사실이다.

    2022년 초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떠올려보자. 당시 이 전쟁은 전 세계적으로 40년 만의 물가상승을 불러왔고, 그에 따른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2022년 한 해 동안 주식과 국채 가격이 동반 하락했다. 그런데 4년이 지난 지금은 러-우 전쟁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언론에서는 이를 크게 다루지 않는다.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 또한 미미해졌다. 



    미국-이란 전쟁 양상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전문가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그에 따른 단기적인 시장 움직임 역시 누구도 확언할 수 없다.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은 언제나 회복해왔다. 자본시장의 본질적인 생산성 향상과 기업들의 지속적인 이익 창출 노력에 힘입어 결국 주가지수는 우상향할 것이라는 신뢰가 중요하다.

    이렇게 변동성이 심한 장세에서 끝까지 살아남으려면 투자가 이성보다 심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받는지 뼈저리게 이해해야 한다. 위기 상황이 닥치면 우리 뇌는 본능적으로 “도망쳐”라고 경고를 보낸다. 원시시대에 맹수를 만났을 때 살아남고자 진화해온 본능이다. 하지만 투자 세계에서는 그 본능을 거스르는 훈련이 돼 있어야만 자산을 지킬 수 있다. 이 거센 파도를 극복하기 위해 다음 원칙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첫째, 자신의 투자 철학과 전략을 점검해야 한다.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기 어렵다면 내가 처음 투자가 왜 필요하다고 생각했는지, 그리고 어떤 원칙으로 자산을 굴리기로 했었는지 초심을 복기해보길 바란다. 

    둘째,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해야 한다. 거시경제 지표나 전쟁 향방은 우리가 아무리 분석한다고 해도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나의 소비지출 관리, 지속적인 저축, 그리고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면서 투자 원칙을 지키는 인내심뿐이다. 

    셋째, 시장 타이밍을 맞추려는 유혹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 어제의 폭락과 오늘의 급등을 정확히 맞힐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소위 바닥을 잡으려 하거나 꼭지에서 팔려는 시도는 결국 더 큰 손실로 이어진다. “잠시 빠졌다가 시장이 안정되면 다시 들어와야지”라는 생각은 인간의 본능이지만 대개는 가장 좋은 반등 기회를 놓치게 만든다.

    계좌 잔고 너무 자주 들여다보지 말아야

    넷째, 공포와 탐욕을 경계해야 한다. 시장이 환희에 차 있을 때는 냉정을 되찾아야 하고, 지금처럼 시장이 피를 흘리며 비명을 지를 때는 공포를 이겨내야 한다. 이 두 가지 감정은 투자 성과를 망치는 가장 큰 적이다. 

    다섯째, 계좌 잔고를 너무 자주 보지 말아야 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파란불이 켜진 잔고를 확인하는 행위는 스트레스만 가중할 뿐, 계좌 회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만약 내 투자 방식이 본업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고 있다면 그 방식 자체가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일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필자는 자산배분 투자를 선호한다. 자산배분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마법의 투자법’이라서가 아니다. 어떤 폭풍우가 몰아쳐도 밤잠을 설치지 않게 해주는, 나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직장인을 비롯해 투자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는 이에게 적합한 투자 방법이 아닐까 싶다. 

    글로벌 시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긴밀하게 대응하라는 조언은 개인투자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실천하기 불가능한 방법이라서 그렇다. 심지어 수많은 인력과 자본을 가진 기관투자자조차 저런 식의 대응으로 시장을 이기는 것은 무척 어렵다.

    자산배분이 빛을 발하는 이유는 이런 예측 불가능한 시장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미리 포트폴리오가 준비돼 있기 때문이다. 주식이 떨어질 때 내 자산을 지켜줄 안전자산이 섞여 있다면 하락장에서의 고통은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비록 엄청나게 높은 수익을 내지는 못할지라도 투자의 지속가능성을 키움으로써 결국 장기투자를 가능하게 하고 복리 마법을 실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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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이한경 기자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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