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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종결자 ‘킨들파이어’ 등장

사전 예약 아이패드 위협하는 판매량…‘태블릿PC’시장 격변의 시대로

  • 문보경 전자신문 부품산업부 기자 okmun@etnews.co.kr

콘텐츠 종결자 ‘킨들파이어’ 등장

콘텐츠 종결자 ‘킨들파이어’ 등장

9월 28일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가 킨들파이어 콘퍼런스를 열고 직접 제품을 소개했다.

얼리어답터의 마음이 또 한 번 설레기 시작했다. 11월 15일 아마존닷컴의 킨들파이어가 소비자 곁으로 온다. 199달러(약 22만 원)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100만 권에 달하는 e북 콘텐츠.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소비자를 흔들 만하다. 출시 전부터 바람을 일으키며 벌써 ‘아이패드의 대항마’라는 별명이 붙었다. 아이패드 주도의 태블릿PC 시장이 흔들리는 것.

많은 기업이 태블릿PC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아이패드 외에 이만큼 파란을 일으킨 제품은 아직 없다. 먼저 숫자가 말해준다. 킨들파이어는 출시 직후 시간당 2000대가량, 그야말로 날개 돋친 듯 팔렸다. 그것도 선주문이다. 외신이 미국의 세계적인 은행 JP모건의 자료를 빌려 보도한 바에 따르면, 최근 킨들파이어의 사전 예약은 하루 평균 5만 대에 달한다. JP모건은 킨들파이어가 4분기에만 최대 500만 대가량 팔릴 것으로 예상했다.

착한 가격 막강한 콘텐츠 보유

연말까지 250만 대 판매가 무난하리라는 출시 초기의 전망을 이미 뛰어넘었다. 4분기라 해도 한 달 반이다. 아이패드2는 출시 한 달 만에 250만 대, 즉 하루 평균 8만 대가량을 판매했다. 킨들파이어가 얼마나 큰 돌풍을 일으키는지 짐작할 만한 수치다.

아마존은 세계 최대의 온라인 음악 및 도서 유통업체다. 이미 킨들이라는 전자책을 출시해 인기를 끌었다. 수많은 e북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는 데다, e북 콘텐츠에 가장 최적화한 전자잉크를 사용한 것이 인기 요인이었다. 그런데 킨들파이어는 킨들과 다르다. 킨들 같은 전자책이라기보다 태블릿PC에 가깝다.



출시도 되기 전에 인기를 끈 이유는 무엇보다 ‘착한 가격’ 때문이다. 출시 발표 직후 외신은 “예상보다 너무 싸다”는 반응을 보였다. 250달러 수준이 되리라는 전망이 파다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킨들파이어의 제조원가를 150~210달러로 본다. 그런데 실제 가격은 199달러다. 원가를 210달러로 보더라도 그보다 10달러가 저렴하다. 499달러인 아이패드에 비하면 반값도 안 되는 셈이다.

정말 원가보다 싼지는 알 수 없지만,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만큼은 사실이다. 이런 탓에 다른 태블릿PC에 비해 하드웨어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드웨어 사양을 보면 킨들파이어는 7인치 IPS 터치스크린에 1GHz 듀얼코어 TI OMAP 프로세서를 장착했다. 운영체제(OS)는 안드로이드 2.3 진저브레드 버전이다. 저장 공간은 8GB에 불과하며, 카메라도 없다. 이동통신 기능도 지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콘텐츠는 막강하다. 아마존이 아닌가. 디지털 음원이 1700만 곡, e북은 100만 권에 달한다. 10만 편의 영화와 TV 프로그램도 있다. 여기에 강력한 서비스가 뒷받침한다. 아마존 프라임 회원 서비스가 그것. 1년에 79달러를 내면 1만 건이 넘는 영화 및 TV 프로그램을 킨들파이어에서 언제든 볼 수 있다. 또한 회원이 아마존닷컴에서 도서, 음반을 비롯해 각종 제품을 구매하면 배송료가 무료다. 아마존은 프라임 회원 서비스의 강점을 알리려고 킨들파이어 출시에 맞춰 한 달 동안 프라임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키로 했다.

e북이 음성과 영상을 지원하는 날도 곧 올 것이다. 최근 아마존은 HTML5에 기반을 둔 새로운 e북 포맷 ‘KF8’을 발표했다. 이를 이용하면 아마존의 태블릿PC와 e북 리더를 통해 풍부한 리치 미디어 컴포넌트를 가미한 e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고해상도 컬러, 사이드 바, 확장 가능한 벡터 그래픽을 출판업체가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 당분간은 킨들파이어의 태블릿PC용 e북 출판에만 KF8 포맷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음성과 영상을 지원하는 e북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파괴력이 있으리라 전망한다.

전혀 다른 시장을 이끌어갈 가능성

킨들파이어의 인기를 단순히 싼 가격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이미 휴렛팩커드(HP)는 하드웨어 사업을 접으면서 기존 태블릿PC를 초저가에 내놓았다. 물론 이 같은 조치가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긴 했지만, 킨들파이어 열풍만큼은 아니었다.

지금까지 태블릿PC 시장은 사실상 아이패드가 독식했다.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PC의 판매량을 정확히 집계할 수는 없지만, 아이패드가 독보적인 판매량을 올렸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2분기 실적을 비교해보면 모토로라 ‘줌’이 44만 대, RIM의 ‘플레이북’이 50만 대 수준이다. 아이패드는 925만 대를 팔아치웠다.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이 지금의 태블릿PC 시장은 사실상 애플 아이패드가 창출했고, 아이패드 인기를 타고 태블릿PC가 줄줄이 출시됐기 때문이다. 다른 태블릿PC는 아이패드를 따라 하거나 아이패드와 차별화할 요소를 찾기에 바빴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킨들파이어는 달랐다. 킨들파이어는 ‘게임 체인저’라고 불린다. 아이패드가 창출하고 아이패드가 장악한 태블릿PC 시장을 다원화했다. 똑같이 미디어 소비기기지만, 다른 점이 분명히 있다. 게임을 하고 영화를 보는 데 최적화한 것이 아이패드라면, 킨들파이어는 e북을 비롯한 아마존의 풍부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단말기다.

이제 태블릿PC 시장은 킨들파이어로 인해 새로운 전기를 맞으면서 또 한 번의 변화를 예고한다. 애플과 아마존 모두 새로운 태블릿PC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내년 아이패드 보급형이 출시될 것으로 본다. 킨들파이어 가격과 비슷한 아이패드미니가 200달러 수준에 나오리라는 전망이 그것이다. 아시아 부품업체의 말을 종합해 나온 분석이다. 미니라고 해서 크기가 작은 것은 아니다. 중국이나 인도 등 저가 제품 수요가 높은 지역을 겨냥한 태블릿PC다.

아마존 또한 새로운 태블릿PC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대만 ‘디지타임스’는 아마존이 대만 팍스콘에 ‘킨들파이어 2세대’ 생산을 맡긴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디지타임스’는 다음 세대 킨들파이어가 7인치 크기를 유지한다면 더 저렴한 제품이 되리라고 전망했다. 그렇지 않다면 아이패드2 같은 10인치대로 바뀔 수 있다고 봤다. 이 보도대로라면, 킨들파이어 2세대의 정확한 모습은 내년 초쯤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이보다 먼저 킨들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킨들파이어로 인해 앞으로 출시될 태블릿PC의 가격도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연간 회원 서비스 같은,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가 나올 가능성도 높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스마트패드(태블릿PC) 시장은 하드웨어, OS, 애플리케이션 3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애플이 이끌었다”면서 “하지만 값싼 하드웨어와 풍부한 콘텐츠(애플리케이션)를 통해 킨들파이어가 전혀 다른 차원으로 시장을 이끌어갈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주간동아 2011.10.31 810호 (p52~53)

문보경 전자신문 부품산업부 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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