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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이스하키가 도대체 뭐기에

캐나다 國技이자 자존심…NHL 밴쿠버 커넉스팀 패배에 도심 폭동 불러

  • 밴쿠버=황용복 통신원 facebok@hotmail.com

아이스하키가 도대체 뭐기에

아이스하키가 도대체 뭐기에
캐나다 밴쿠버는 지난해 2월 동계올림픽이 열린 곳으로 김연아를 비롯한 한국 선수들이 선전한 무대였다. 각종 조사에서 세계의 살기 좋은 도시 랭킹을 꼽으면 상위권에 드는 곳이기도 하다. 이런 밴쿠버 다운타운이 6월 15일 밤 군중의 폭동으로 난장판이 됐다. 수십 대의 차가 뒤집힌 채 불탔고, 상점물건이 털렸다. 곳곳에선 주먹다짐이 벌어졌고 100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 스탠리컵을 놓고 벌인 북미 프로 아이스하키리그 결승전에서 이 도시를 홈으로 하는 커넉스(Canucks)가 미국 보스턴 브루인스(Bruins)에 패한 후 일어난 불상사였다.

운동경기와 관련한 팬 난동은 세계 도처에서 흔히 벌어지지만 이번 밴쿠버 사태는 캐나다인의 아이스하키에 대한 애착과 그 뿌리까지 살펴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결승전이 벌어진 이날, 밴쿠버 인구 240만 명 중 10만 명 이상이 다운타운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을 통해 경기를 관람하려고 몰려들었다. 경찰과 시 당국은 이번 사태가 극소수 ‘막 가는 사람(anarchist)’의 선동으로 일어났다고 의미를 축소했지만 많은 사람이 폭동을 방조했고, 나아가 그 분위기를 즐긴 것도 사실이다.

논란이 있긴 하지만 아이스하키는 19세기 캐나다 동부에서 창안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지금까지 캐나다인은 아이스하키를 국기(國技)로 여긴다. 미국과 캐나다 양국의 프로 팀이 벌이는 리그이자 이번 밴쿠버 사태의 배경이 된 내셔널 하키리그(National Hockey League·NHL)는 20세기 초 캐나다 동부 몬트리올, 퀘벡, 오타와, 토론토 등 4개 도시를 홈으로 삼은 5개 프로팀 리그로 출발했다. 그 시절 캐나다 서부와 미국의 여러 도시에도 프로 아이스하키팀이 있었지만 교통이 불편해 멀리 떨어진 팀 간의 리그는 상상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북미 전역이 몇 개 권역으로 나뉘어 해당 권역에서만 리그를 치렀다. NHL은 당초 이런 여러 리그 중 하나였지만, 뒷날 이들 리그가 ‘헤쳐 모여’를 거듭해 지금의 북미 아이스하키 통합 리그로 발전했다.

차량 불타고 상점 털리고 난장판

1960년대 비행기로 이동하는 원정경기가 보편화하고 미국 TV 방송사들이 북미 전역을 커버할 네트워크를 갖추면서 아이스하키리그 통폐합이 가속화했다. 아이스하키 무대를 가급적 크게 만드는 것에 구단주와 방송사의 이해가 일치했고 팬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아이스하키 종주국 권위를 누렸던 캐나다 팀들이 차츰 무대에서 밀려나고 미국 팀들이 중앙을 차지했다는 것. 지금 NHL의 총 30개 팀 중 6개만 캐나다 도시를 연고로 하고, 나머지는 모두 미국 도시를 연고로 삼는다. 그러나 30개 팀에서 뛰는 총 980여 명의 선수 가운데 캐나다에서 출생한 사람이 절반을 넘는다.



스탠리컵은 영국에서 파견된 캐나다 총독 스탠리 경이 프로팀이 없던 1892년 캐나다 아마추어 아이스하키 최우수 팀에게 주도록 기증한 것이 기원이다. 이 컵은 캐나다 프로 팀만으로 구성된 NHL 시절 우승컵이 됐고, 지금은 북미 전체 아이스하키 팀과 팬에게 꿈의 트로피가 됐다. 이런 스탠리컵을 캐나다 연고팀이 마지막으로 차지한 것이 몬트리올 커네이디언스가 우승한 1993년이다. 18년 만에 밴쿠버에서 우승 감격을 만끽하리라 잔뜩 기대했던 캐나다인의 실망이 얼마나 컸을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것도 7전4선승제인 우승자 결정 시리즈에서 3승3패 동률인 상황이었다가 막판에 패배하자 밴쿠버 시민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캐나다인의 아이스하키에 대한 애착이 얼마나 강한지 잘 드러났지만 국가적으로는 득보다 실이 많았다.



주간동아 793호 (p44~44)

밴쿠버=황용복 통신원 facebok@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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