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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ETY

조현오식 경찰인사 실험 잘됐나

치안감·경무관에 이어 총경 인사 예정 … 성과주의 대의명분에 수긍하지만 성공은 일러

  •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조현오식 경찰인사 실험 잘됐나

조현오식 경찰인사 실험 잘됐나

조현오 경찰청장은 2010년 12월 7일 “치안감과 경무관 승진·전보 인사 때 총경 2명이 청탁을 했는데 안 들어줬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에서 39개 중앙행정기관 중 39위를 차지했다. 특히 내부 직원이 청렴문화 등을 평가한 내부청렴도에서 최하위를 했다. 경찰은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2010년 12월 2일 경찰 치안감 인사, 3일 경무관 인사가 잇따라 발표됐다. 조현오 경찰청장이 평소 공언한 대로 ‘성과에 따른 공정한 인사’가 이뤄졌는지 관심이 집중됐다. 이번 치안감 인사에서 김호윤 경찰청 전 대변인 등 경무관 8명이 치안감으로 승진했다.

경찰청은 치안감 승진을 발표하며 “일 중심의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고, 투명하고 공정한 평가를 통한 ‘인사정의’를 실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치안감 인사를 두고는 “될 사람이 됐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서울 G20 정상회의에 기여한 공로와 지역별, 입직 경로별 안배가 적절히 조화를 이뤘다는 평이다. 눈에 띄는 점은 경찰청의 치안감 이상 참모진에 경찰대 출신이 처음으로 반수 이상을 차지한 점이다.

빽 쓰면 절대 된다? 안 된다?

하지만 ‘경찰의 꽃’ 경무관 승진을 두고는 설왕설래도 많았다. 경찰청은 경무관 인사를 앞두고 경찰 내부망에 경찰청과 16개 지방경찰청, 경찰대 등 3개 부속기관의 총경업무 성과 우수자 136명의 실명과 순위를 공개했다. 경무관 승진을 앞두고 순위가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 조 청장의 파격적인 실험인 셈이다.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는 경무관 승진을 위해 해마다 ‘빽 쓰고 돈 써야 한다’는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인사에서는 이철성 전 경찰청 홍보담당관 등 16명이 경무관으로 승진·전보했다.

12월 초 조 청장은 서울지방경찰청 현장 직원들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또 한 번 “빽 쓰지 말 것”을 언급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이 소식을 들은 한 일선서 A과장은 한 총경을 언급하며 “다들 진급할 것으로 믿었고 총경업무 성과에서도 상 중 상이었지만 전 정권에서 핵심 보직을 맡았다는 이유로 미운털이 박혀 낙마했다, 빽 쓰지 말라고 해서 빽 안 쓰니까 진짜 진급을 못했다”고 했다.



지방의 한 경무관 승진자도 입방아에 올랐다. 그는 순경 출신으로 1999년 이후 처음으로 경무관에 올랐다. 그러나 그는 총경급 업무성과 상위 30%에 들지도 못했을 뿐 아니라 하위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순경 출신 입직 안배를 내세웠지만 현장의 경찰들은 “다른 순경 출신 총경이 있는데도 굳이 그를 선택한 이유가 석연치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경찰청 관계자는 “30% 안에 들었던 직원에게 결격 사유가 있었다. 승진자의 업무수행 능력을 충분히 고려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지역 경무관 승진자는 지역 국회의원과 유착설이 나오기도 했다. 한 정보과 형사는 “왜 치안 소요도 적은 지역에서 경무관이 나와야 하는지 납득이 안 된다. 영향력이 있는 국회의원과의 관계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하지만 해당 경무관 승진자는 “업무 평가에서 최상위권이었고 성과로 인정받았다. 조 청장이 빽쓰면 안 된다고 공언했는데 정말 관계가 있다면 도리어 경무관이 안 됐을 것이다. 지역구 의원이기 때문에 아무 관계도 없을 수 없지만 이는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앞으로 남은 주요 인사는 2011년 1월 중순에 예정된 총경 승진 인사다. 경찰청은 총경 인사를 앞두고 경정급들의 업무성과를 발표한 상태다. 서울 지역 한 간부는 “과장들끼리 대화를 나눠보면 100% 공개되지 않은 기준에 대한 의문을 갖는 사람이 많다. 특히 자신이 맡은 과의 실적은 저조한데 과장의 평가가 좋게 나오는 경우를 두고 분통을 터뜨리는 직원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총경 승진이 유력한 한 경정은 “100% 만족할 수 있는 데이터로 인사를 처리할 수 없다. 과거에 만연했던 인사청탁을 줄일 계기가 된 것만으로도 이미 성공적이다”고 말했다.

조현오식 인사실험에 “전망이 밝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꼴찌 기관 경찰청이 그 정도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크다. 한 경찰의 말이다.

“불만 있는 직원 있어도 대의명분이 올바르니 하지 말자고 목소리 내기 힘든 실정이다. 대부분은 인사실험을 잘 이끈 조 청장에게 힘을 실어준다. 하지만 여권 실세가 인사청탁을 해도 경찰은 안 흔들린다는 이야기가 나올 때까지 홍보보다는 내실에 힘써야 한다.”



주간동아 2011.01.03 769호 (p42~42)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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