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98

2009.08.11

내 ‘스펙’에 맞는 강서區냐 토지 경매시장 도전이냐

실전 체험③ 부동산 ‘젬병’ 배수강 기자, 고수에게 길을 묻다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입력2009-08-05 17:08: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내 ‘스펙’에 맞는 강서區냐 토지 경매시장 도전이냐

    부동산써브 하재윤 상담위원과 채훈식 센터장(왼쪽부터)이 기자의 ‘스펙’에 맞는 거주환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7월11일 오후 5시경 기자(35)는 서울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을 지나 광화문역으로 향하고 있었다. 피곤한 듯 ‘징징’대는 세 살짜리 아들을 안고 지친 다리를 늘어뜨리는 순간, 목 뒤로 뭔가 뜨뜻한 것이 흘러내렸다.

    1시간 전 아이가 먹은 우유는 고스란히 아빠의 목을 타고 어깨로 흘러내렸고 엄마는 연신 물티슈로 닦아냈다. 이미 두서너 역 앞에서 한 차례 내용물을 게워낸 터. 아이 얼굴이 또 하얘졌다.

    “내려서 토닥이고 가야지. 애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맞은편 자리에 앉아 있던 할머니의 말에 지하철에서 내려 아이를 진정시켰다. 이날 나는 태어나서 세 번째로 모델하우스에 다녀올 뻔 했다. 정확히 말해 아이가 힘들어하지 않았다면 경기 김포시 장기동 김포한강 신도시 모델하우스에 다녀올 참이었다.

    올해 말까지 1만1027가구를 공급하는 김포한강 신도시는 85㎡ 이하가 8700여 가구에 달해 무주택 서민의 관심이 특히 높은 곳이다. 게다가 2013년 김포한강 신도시~김포공항 간 경전철이 개통되고 김포고속화도로(고촌∼운양IC·11.0km)와 올림픽대로 일부 구간(1.6km)이 8차선(현재 6차선)으로 확장된다. 다만 입주가 시작되는 2011~12년 이후 1년 동안은 경전철 공사로 48번 국도가 통제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지금까지 부동산 모델하우스를 둘러본 경험은 세 번. 한 번은 선배의 권유로, 한 번은 약속시간이 남아 인근의 모델하우스를 구경했다. 이날은 아내가 손목을 잡아끌었다. 아이에게 쾌적한 주거환경을 만들어주려는 모성애는 전날 음주로 인한 남편의 숙취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직장(서울 서대문구 충정로)까지의 출퇴근 거리도 알아볼 겸 대중교통을 이용한 것이 문제였다. 집을 나선 뒤 회사 옆 충정로역에서 내려 버스로 35개 정류장을 가야 하는(40km 조금 넘는) 거리는 분양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나온 설명보다 훨씬 먼 듯했다. 아니나 다를까. 아들은 ‘창백하다’는 말의 사전적 의미를 얼굴 가득 보여줬고, 나도 숙취와 장거리 여행의 척력(斥力)을 실감했다. 결국 버스에서 내렸다. 목적지를 불과 여섯 정거장 앞둔 김포의 어느 휑한 대로변에 팽개쳐진 일가족 세 명. 을씨년스러운 저예산 로드무비의 한 장면이었다.

    ‘아들아 미안하다. 미국에 있는 도널드 트럼프나 가수 방미는 어렵겠지만, 실력파 공인중개사라도 꼭 만나보마. 이런 고생은 처음이자 마지막일 게야.’

    힘들어하는 아들을 힘껏 껴안고 돌아오는 길에 머릿속이 잠시 복잡해졌다. ‘장화 신고 들어가서 구두 신고 나오라’는 격언을 되새기더라도 김포한강 신도시는 그렇게 나와는 인연이 아닌 듯했다. 그래서일까. 대대적인 홍보에도 김포한강 신도시 아파트 청약 접수 결과, 대부분 3순위 청약까지 가서야 모집인원을 넘겼다(3순위는 청약통장이 없어도 되고 전액 환불 가능한 증거금만 필요하다는 점을 노린 투기의 가능성이 높다).

    “노도강이 뭔가요…”

    내 ‘스펙’에 맞는 강서區냐 토지 경매시장 도전이냐
    아이 얼굴을 떠올리며 마음 독하게 먹고 7월24~28일 부동산회사, 경매법인, 투자회사 등을 찾아나섰다. 나와 인연이 있는 집을 찾기 위해서였지만, 이렇게 작심하고 나선 것은 처음이었다.

    태어나서 분가하기 전까지 세 번 이사한 것이 고작인 내게 집은 자주 옮겨다녀야 하는 대상이 아니었다. ‘빚테크’니 ‘부동산 투자에서는 부동(不動)이 최고의 적’이라느니 하는 말은 남의 나라 얘기였고, 때가 되면 인연 있는 집을 만나리라는 근거 없는 낙관은 내 집 마련 불감증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아이가 자라면서 쾌적한 주거환경에 대한 욕구가 함께 자랐고 이는 아내를 통해 나에게도 전염됐다. 올 들어 송파구 10.68%, 강남구 8.90%, 양천구 목동 6.97% 등 부동산시장이 오름세로 접어든 데다 800조원대의 유동자금,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 수도권 외곽도로(용인~강남고속국도와 서울~춘천고속국도)와 전철(경의선과 9호선) 개통 같은 개발 호재, 그리고 지난해와 올해 주택 공급 부족 등의 요인이 부동산에 처음 관심을 가진 나에게 내 집 장만 욕구를 부추겼다.

    “구체적으로 투자 목적입니까, 거주 목적입니까?”

    “(멋쩍어하며) 거주하면서 투자 효과도 노릴 순 없나요?”

    “강남권 보금자리주택은 노려볼 만한데…. 청약저축에는 가입했나요?”

    “300만원짜리 청약예금에 가입했어요.”

    “수도권에서 (청약예금) 300만원짜리 (분양 아파트) 찾기는 쉽지 않아요. 혹시 ‘노도강’ 지역은 어떠세요?”

    “‘노도강’이 뭔가요?”

    부동산써브 채훈식 센터장의 표정이 조금씩 어두워졌다. 쾌활하던 목소리가 갈수록 가라앉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럼 자산은 얼마쯤 확보돼 있나요?”

    “(웃으며) 별로 없어요. 한 장 조금 더 될 거예요.”

    “음, 그렇군요. 총각 때 좀 ‘활약’하신 모양이죠. 저도….(웃음)”

    휘황찬란한 종로 밤거리, 인사동과 북창동 일대의 불야성에서 ‘활약’하던 총각 시절, 자취방만 있어도 배부르던 그 낭만의 시절이 적어도 이날만큼은 ‘잃어버린 5년’이 됐다. 그래도 후회는 없어라. 씨줄날줄 얽매인 숱한 인연과 추억들이 지금 내 삶의 든든한 기둥이 됐으니. 옛 추억을 떠올리며 몽환적 ‘므흣’을 날리자 내 또래인 채 센터장도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채 센터장의 목소리가 다시 밝아졌다.

    내 ‘스펙’에 맞는 강서區냐 토지 경매시장 도전이냐

    부양가족이 있는 30, 40대 가장의 내 집 마련을 위해서는 평면구조와 시공 품질 등을 더욱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부동산 전문가들은 임대보증금이 싸고 주거 여건도 좋은 장기전세아파트(시프트)를 노려볼 만하다고 추천했다.

    “30, 40대는 부양가족이 많은 나이라 내 집 마련 때 더욱 꼼꼼히 따져봐야 해요. 자녀가 있다면 유치원과 초등학교 등 교육여건이 좋고 유해시설(유흥가)이 없는 지역에 편의시설과 상업시설도 확인해야죠. 부모님을 부양한다면 인근의 노인요양시설도 고려해야 하고요. 정부 정책도 주요 변수예요.”

    ‘김포 회군’의 쓰라린 맛을 볼 때만 해도 전혀 고려하지 않던 사항이었다. 그저 대단위 신도시에 ‘쾌적한 주거환경’이라는 엘도라도를 찾을 것만 같은 느낌뿐이었으니…. 나는 어느새 조금씩 부동산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교통 여건과 가격, 가족사항, 원하는 교육환경 등 간단한 ‘스펙’을 건넨 뒤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다(부동산114가 지난 2월 수도권 분양 실수요자 1035명을 대상으로 한 ‘아파트 선호요인’ 설문 결과 △교통 여건 △시공 품질 △가격 △평면구조 △투자 가치 △조망 △보안서비스 △교육환경 순으로 나타났다. 2007년과 2008년의 같은 조사에서는 ‘투자 가치’가 1, 2위였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5위에 그쳤다. 반면 보안서비스와 교육환경이 각각 1, 2계단 상승했다).

    이주 목적 명확히 따져봐야

    사흘 뒤 채 센터장을 다시 만났다. 이번에는 이 회사의 하재윤 상담위원과 함께였다.

    “직장과의 거리, 가족사항, 주거 목적, 자산 등을 모두 고려할 때 지하철 9호선 개통 지역이 좋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가양역, 염창역, 등촌역, 증미역 인근 72~85㎡대 아파트가 괜찮네요. 2억원대 후반~3억원 중반대 가격이에요. 물론 배 기자의 ‘스펙’에 맞춘 것이지, 일반적인 추천 매물은 아닙니다.”

    하 위원은 회사와 40분 거리, 그리고 목동 학원가와 한강, 대학병원이 가깝고 실수요자라는 측면을 종합해보면 강서구 지역이 적절하다고 말했다(솔직히 ‘잠시 실망’이었다. 기자도 이 지역에 거주하는 지인에게 수차례 이주 권유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이미 오를 대로 올라 망설이던 곳이었다).

    내 표정을 읽었을까. 하 위원은 “강북권은 지난 2년간 많이 올랐지만 추천 지역은 지하철 9호선 개통에 따른 체감효과와 서울시의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 등으로 약간의 추가 상승 여력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아라’(발끝과 상투를 피해 오르는 중간에 사서 내리는 중간에 팔라는 의미)는 부동산 격언을 염두에 두라는 뜻으로 들렸다.

    다만 역에서 400m 안팎에 있는 아파트는 가구 수가 많지 않아 매물도 별로 없다는 것이 약점이었다. 발품이 관건이었다. 내가 건넨 ‘스펙’에선 굳이 아파트만 고집한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서울시의 장기전세아파트(시프트)도 권할 만하지만 재개발이나 재건축 지분 매입, 청약통장 활용 등은 현실적으로 배 기자의 경우와 거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평당가 지분이 너무 올라 가격대가 맞지 않았습니다. 수도권에는 300만원짜리 청약통장으로 분양받을 곳이 많지 않죠. 차라리 6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해 이후 은평뉴타운을 노려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재개발, 재건축 지역 외의 빌라나 주택을 검토하기에는 물리적으로 역부족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그렇다면 문제는 ‘총알’ 마련. 채 센터장이 거들었다.

    “일반적으로 대출 금액은 연소득의 2~3배가 적정하다고 봐요. 가령 월소득이 350만원이면 그 30%인 105만원을 원금과 이자상환에 쓸 수 있을 거예요. 이 경우 대출 가능 금액은 1억4500여 만원이죠. 월소득의 40%를 상환할 수 있다면 1억9500만원 대출도 가능하고요. 금융기관 홈페이지에 대출상환계수 계산기를 이용하면 금방 나와요. 대출금에 저축금액을 더하면 소개해드린 아파트 (매입이) 가능합니다.”

    어느새 추천 지역 아파트 매입으로 마음이 향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피식 웃음이 났다. 주말에 아파트를 보러 가자고 아내에게 문자를 날리면서 ‘다들 이렇게 내 집을 사는구나’라는 실없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런데 생각해보니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않았다. 지금이 아파트 매수 타이밍일까 하는 가장 원초적인 질문 말이다.

    7월6일 정부가 수도권 지역 아파트 담보대출 시 적용되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60% 이내에서 50% 이내(일부 지역 제외)로 낮추고 과잉유동성 환수를 위해 금리 인상 등 ‘출구전략’까지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던가. 주택 시장에선 반짝 상승세로 마감할 수 있고, 최악의 경우 ‘쪽박’에도 대비해야 한다.

    “음… 글쎄요. 부동산 경기엔 3년 사이클이 있어요. 경기회복도 3년, 부동산 활황세도 3년 사이에 오죠. 매매 타이밍이 지금이냐, 가을 이후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3년이 지나는 시점을 봐야 하는 거예요. 저희도 가을쯤에 정부 정책 등을 보고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정보가 아무리 많아도 실행하지 않으면 정보가 아니에요. 잘 생각해보세요. 판단은 배 기자 몫이니까요.”

    역시나… 주사위는 내가 던져야 했다. 역삼동 부동산써브 본사를 나와 논현동으로 향하는 길에 고개가 왼쪽 오른쪽으로 1분에도 수십 번씩 왔다 갔다 했다. 살까? 말까? 질러? 무린가?….

    혼란 속에 부동산 경매법인 ㈜탑시티 윤석진 대표를 찾았다. 최근 뜨고 있는 부동산 경매로 조금 싸게 내 집 마련을 해볼 수 없을까 하는 기대감에서다. 평소 알고 지내던 윤 대표를 설득해 취재를 시작했지만 사진 촬영은 ‘극구 사절’. 한 직원이 “이 업계에선 노출보다 입소문이 승부”라고 귀띔했다.

    “배 기자의 고민을 이해해요. 제 또래 40대 초·중반 친구들은 자녀에게 한창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환금성 좋은 주식이나 펀드에 주로 투자하고 있죠. 부동산은 목돈이 있어야 투자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관심이 적은 편이에요. 하지만 저는 달라요. 왜 남의 집에 내 돈 빌려주고(투자) 끙끙 앓나요? 지금 모든 사람이 투자하고, 정부에서 예의주시하는 부동산이 아파트예요. 자녀를 위해 쾌적한 주거환경을 찾는 것은 이해하지만 50대 이후까지 장기적으로 생각해보세요. 첫 내 집 마련을 임대건물로 하세요. ‘내 건물 만들기 5년 계획’을 시작하라니까요. 역발상이 필요해요.”

    조그마한 아파트 입성을 꿈꾸던 기자에게 월 임대료 수입이 500만원을 넘는 건물주라니! 일단 그의 남다른 스케일에 홀딱 반해 기자의 ‘팔랑귀’는 연신 팔랑댔다. 윤 대표 얘기의 요지는 이랬다.

    내 ‘스펙’에 맞는 강서區냐 토지 경매시장 도전이냐

    2007년 7월 분양된 서울 강서구의 한 아파트. 총 518채 중 281채가 시프트로 공급됐다.

    “대한민국 땅의 70%는 산지라서 개발이 어렵다. 나머지 30% 가운데 전답, 도로, 공공부지를 빼면 14%의 토지에서 집과 건물이 올라가고 재개발 등 개발 행위가 이뤄진다. 이 토지를 활용하라. 그것도 안전하고 합법적인 경매로.

    목돈이 없어 처음부터 임대건물을 노리기 어렵다면 보유가 쉽고 수익성이 높은 토지로 눈을 돌려라. 경매 감정가는 노무현 정부 때 많이 올린 기준시가와 공시지가 수준이다. 아파트와 빌라 같은 주택은 시세의 85% 수준까지 올려놔 경매 감정가가 높다. 싸게 낙찰 받는 효과가 낮아졌다.

    하지만 비사업용 토지의 공시지가는 아직 시세의 5분의 1 수준이다. 토지 투자로 몇 차례 돈을 모아 임대건물에 도전하면 10년 후 내 건물을 만들 수 있다….”

    그는 2000만~3000만원이면 경매로 토지를 공동 낙찰 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단, 전제는 신뢰할 수 있는 경매회사를 만나야 한다는 것. 아니면 스스로 ‘열공’해야 한다.

    “저는 고가 아파트를 깔고 앉아 있는 것보다 임대료를 받아가며 왕처럼 사는 법을 추천하고 싶어요. 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된 양도세 규제완화와 경제지원을 위한 특별법 등에 힘입어 건물과 토지 시장에도 호재가 많죠.”

    그는 “건물은 시세의 60% 이하, 토지는 40% 이하로 취득할 수 있는 만큼 건물은 최소 5억원, 토지는 2000만~3000만원대에서 시작하면 된다”고 충고했다. 경매업에 11년간 종사하면서 3채의 임대건물과 9만9000m²(3만평) 정도의 토지를 보유한 그는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를 다시 투자해 건물을 늘려갈 수 있는 길을 알려줬다.

    “아파트는 무슨! 내 건물 만들기 5년 계획을!”

    2000만원에 ‘합법적인’ 투자를 시작해 5년 후를 기약할까? 첫 내 집 마련을 임대건물로 한다고 해도 그동안 가족의 주거환경이 열악하다면 무슨 소용? 아파트에 ‘질러’버리고 부동산 가격 하락이라는 악재를 만나면?…. 이래저래 선택은 역시 내 몫이었다. 집에 돌아와 거실에서 취재자료를 펼쳐놓고는 ‘응’ ‘아냐’ ‘아빠’ 같은 의사표현만 할 줄 아는 아들에게 장광설을 늘어놓았다.

    “아빠가 며칠간 취재한 중요한 자료야. 그런데 아빠는 아파트로 이사할지, 토지에 투자할지 결정을 못하겠어. 어떻게 해야 할까….”

    자료를 펼쳐놓고 잠시 모로 누웠다 일어나니 아이는 취재자료를 종이뭉치로 만들고 있었다. 재미있는 장난감이라도 생긴 듯 즐거워했다.

    그래, 그럴 수도 있겠다. ‘실제’와 ‘인식’의 차이가 클 때 수익을 올릴 기회도 그만큼 많아지는 것 아니겠나. 내가 실제를 보지 못하고 투자 판단을 망설이면 다른 사람들에겐 수익을 얻는 기회가 된다. 누가 뭘 추천하든 ‘실제’를 읽어내는 안목부터 키워야지. 취재자료를 그저 쓸데없는종잇조각으로 인식하는 아들을 보면서 실제와 인식의 차이를 절감했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