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64

2008.12.09

‘슈퍼 히어로’를 찾습니다!

‘내 인생의 황당과 감동 사이’

  • 금윤경 홍보대행사 레브 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입력2008-12-01 17: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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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홍보를 맡고 있는 국제아동후원기구 ‘플랜코리아’에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새로 후원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늘고 있는데, 기존 후원자들의 후원이 중단돼 걱정이라는 것이었다. 경기 불황 탓이었다. 지금 당장 먹고살 것이 없어서라기보다 내일을 걱정하느라 마음이 얼어붙은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다는 소리에 한숨이 나왔다.

    그래서 이런 때임에도, 또한 본인도 어려운 상황임에도 끊임없이 도움의 손길을 보내는 소시민들을 찾아나서 그들의 목소리를 전하기로 했다. 다른 후원자들을 위한 ‘긍정적 자극’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기대에서였다.

    “아무리 생활이 어려워져도 한국에 사는 저는 적어도 굶어 죽지는 않을 것 아니에요? 그렇지만 저개발국에 사는 어린이들은 정말 죽을지도 몰라요.”

    이렇게 말한 한 남성 후원자는 한 달 동안 출퇴근 버스비 6만원을 아껴 베트남과 카메룬에 사는 두 아이가 한 달 동안 먹고 공부하고 생활할 수 있는 후원금을 보내준다고 했다.

    또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인 한 50대 여성 후원자는 “그래도 내겐 매달 지원금이 나와 끼니는 채울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이냐”고 말했다.



    “처음에는 딸과 남편이 예기치 않게 이 세상을 떠나면서 혼자 남은 허전함을 달래려고 후원을 시작했지만,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얻은 것이 더 많습니다.”

    ‘슈퍼 히어로’를 찾습니다!
    소시민들의 ‘작은 기부’는 결코 작지 않다. 그 마음의 가치는 부자들, 유명 인사들의 ‘몇억원’ 기부보다 더 큰 무엇일 수 있다.

    힘겨운 삶을 버텨내는 아이들의 생명을 살리는 것이 내가 살아야 할 이유가 된다고 말하는 이들이 이 시대의 진정한 슈퍼 히어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가진 것을 놓아야 가질 수 있다’는 이치를 깨달아 실천하는 이런 선한 사람들이 있어 세상은 아직 살 만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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