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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참 깜깜한 국감

의혹 3 ‘케너텍’ 스캔들 연루자 이름 더 나올까

구속된 이모 회장 정·관·재계 마당발 … 인맥과 배경 놓고 뒷말 무성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의혹 3 ‘케너텍’ 스캔들 연루자 이름 더 나올까

의혹 3 ‘케너텍’ 스캔들 연루자 이름 더 나올까

강원도 정선군에 자리한 강원랜드 전경. 케너텍 이모 회장의 전방위 금품 로비 시도는 강원랜드에 대한 검찰 수사과정에서 드러났다. 10월10일 자살한 김영철 전 국무총리실 사무차장(아래).

국정감사 기간 중 발생한 김영철(62) 전 국무총리실 사무차장 자살 사건은 국회에 적지 않은 충격을 던졌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이하 지식경제위) 국감장에서 열병합발전설비 전문업체 케너텍과 관련된 각종 의혹이 쏟아져 나왔지만 김 전 차장이 연루됐으리라 짐작한 의원실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실 한 관계자는 “케너텍이라는 중소업체가 노무현 정부 때 갑작스레 급성장한 배경을 놓고 고위급 인사 누군가가 분명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현 정부의 국무총리실 인사까지 관여됐으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김 전 차장의 죽음으로 모든 의혹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의혹은 증폭됐다.

김 전 차장은 2002~2005년 한국중부발전㈜ 사장으로 재직 당시, 공사수주 등의 대가로 케너텍으로부터 수천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 사안이 김 전 차장을 자살이라는 극단적 상황으로 몰고 갔으리라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지식경제위 한나라당 간사인 김기현 의원의 생각도 마찬가지.

자살한 김영철 전 총리실 사무차장 극단적 선택 이유는?



“케너텍은 그동안 정부로부터 절대적 지원을 받았다. 권력 개입 없이는 불가능한 수준이다. 김 전 차장은 산업자원부(올해 초 지식경제부로 통합·이하 산자부) 국장급 출신인데, 그런 사람이 어디 한두 명인가? 어느 누가 관여돼 있는지 모르겠지만 절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사안이다.”

실제로 이번 국감을 통해 드러난 케너텍의 성장 과정과 정부 지원 규모는 상식선을 넘는다. 1997년 자본금 5000만원으로 시작한 케너텍은 2003년 5월 코스닥 상장을 전후로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코스닥 상장 6개월 만인 그해 12월 케너텍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제삼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54억원을 투자받았고, 다음 해 11월엔 산자부의 허가를 받아 사당지구 구역전기사업자로 선정됐다. 구역전기사업자로는 국내 최초다.

2005년 7월에는 에너지관리공단이 관리하던 자산 1400억원 규모의 대전열병합발전소를 포스코건설 등 국내 굴지의 회사와 함께 인수했다가 2005년 5월 지분 22.5%를 전량 매각했다. 케너텍은 이 과정에서 114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남겼다.

또 2007년 집행된 6000여 억원의 에너지이용합리화자금 가운데 케너텍은 240억여 원을 집중 지원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케너텍이 지분을 보유한 기업까지 합하면 지원받은 자금은 364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김 의원에 따르면 케너텍이 2000년부터 올해까지 에너지관리공단으로부터 지원받은 에너지이용합리화자금은 1500여 억원에 달한다. 케너텍은 그러나 단 한 차례도 실태조사를 받지 않았다.

더욱 의아한 것은 케너텍이 강원랜드로부터 공사비 235억원에 수주한 열병합발전시설 계약을 담보로 산은캐피탈에서 지난해 97억원, 올해 123억원 등 모두 220억원을 대출받기도 했다는 점이다. 이 대출은 에너지관리공단의 추천에 의해 이뤄졌다.

정치권 일부에선 사정기관 고위인사 연루설까지 거론

의혹 3 ‘케너텍’ 스캔들 연루자 이름 더 나올까

10월14일 열린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한국지역난방공사 정승일 사장(왼쪽)과 에너지관리공단 이태용 이사장(오른쪽).

김 의원이 입수한 에너지경제연구원의 강원랜드 열병합발전시설사업비 자문의견서에 제시된 적정 공사비는 110억원. 케너텍의 사업제안서상 시설투자비가 지나치게 과다 책정돼 있다는 게 의견서의 지적이었다. 하지만 강원랜드는 케너텍이 제시한 액수대로 계약했다.

최근 검찰 조사 결과 이 같은 상식 밖의 계약과 정부의 지원 뒤에는 역시 로비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강원랜드 전 시설관리팀장 김모 씨가 열병합발전시설 계약 과정에서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군인공제회 김모 전 이사장, 한국중부발전 정모 전 사장, 지식경제부 이모 사무관 등이 주식 등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잇따라 구속됐다. 포스코 한모 사장도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자살한 김 전 차장의 혐의는 지엽적인 수준에 불과했던 것.

케너텍의 전방위 로비의혹을 풀 수 있는 열쇠는 현금과 주식 등 금품을 제공해 구속된 케너텍 이모 회장의 미스터리한 실체다. 대외적인 오너는 국내 여성 최고경영자(CEO) 자산순위에서 1, 2위를 다투며 코스닥 업계의 떠오르는 경영인으로 주목받던 정복임 대표이사다. 정 대표는 현재 케너텍 주식의 23.1%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이 회장은 등기부등본상 케너텍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장부상 단 한 주의 주식도 갖고 있지 않다.

케너텍 측은 “이 회장의 실제 직함은 고문이다. 회사 설립 초기부터 관여했지만 영업 쪽만 담당했지 실제 회사 경영은 정복임 대표가 했다. 정 대표는 실제 주식 소유주이자 오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회사 측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이해하기 힘든 점이 많다. 정 대표가 실제 오너라면 왜 이 회장이 구속됐느냐는 의문부터가 그렇다. 2003년부터 공동대표로 영입된 신동호 사장도 이 회장과의 친분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산자부 심의관을 거쳐 중소기업청 차장을 역임한 신 사장은 자살한 김 전 차장과 막역한 사이다. 두 사람은 서울대 및 행정고시 1년 선후배이자 1947년생이다. 이 회장도 1947년생이니 세 사람 모두 동갑이다.

올해 5월 한승수 국무총리의 첫 자원외교 순방이었던 중앙아시아 3개국 및 아제르바이잔 순방 경제인단에 이 회장이 포함됐던 것도 결국 김 전 차장의 힘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추측된다. 김 전 차장은 한 총리의 복심(腹心)으로 불릴 정도의 최측근이었다.

민주당 노영민 의원실 이장섭 보좌관은 “얼마 전 신 사장을 만났다. 신 사장은 케너텍의 실질적 오너는 이 회장이고 그 사람이 도와달라고 해서 함께 일하게 됐다고 했다. 그리고 신 사장과 김 전 차장은 가까운 사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올해 3월 케너텍 사외이사로 김 모 명지대 교수를 직접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의 후보시절 정책자문단에서 활동한 김 교수도 이 회장과 동갑이다. 이 회장은 산자부 출신은 물론 정·재계 인사들 사이에서도 발이 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연 그의 인맥과 ‘뒷배’는 어디까지일까. 정치권 일각에서는 현 정부 사정기관 최고위급 인사까지 거론되고 있다.

한편 이번 국감에서 지식경제위 소속 모 의원이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으로부터 케너텍 관련 질의를 자제해달라는 요청을 두 차례나 받은 배경도 의문이다. 해당 의원 측은 “이 장관이 국감장에서 더 이상 케너텍과 관련된 질의를 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두 차례 해왔다”고 말했다. 이 장관도 뭔가 숨기는 게 있는 것일까.



주간동아 2008.11.04 659호 (p42~43)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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