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59

2008.11.04

불안한 대한민국 모습 실감나게 담아

  • 정은숙 | 시인·마음산책 대표

    입력2008-10-27 09:44: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불안한 대한민국 모습 실감나게 담아

    <b>정은숙</b> | 시인·마음산책 대표

    우리 사회의 급변과 경제적 변동이 불러온 문제들 가운데 으뜸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불안 심리다. 불안을 코드로 우리 사회의 최근 경향을 그려낸 커버스토리 ‘불안 불안 불안, 안티 쇼크 테크닉 찾아라!’는 그런 점에서 시의적절했다. 그중 ‘불안 사회 25시’는 하루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 우리 사회에 침윤해 있는 불안을 포착한 기사로 주목할 만했다. 미래가 불안한 아르바이트생의 이야기, 대학 내 학생들 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치열한 경쟁, 불확실성 속에서 살아가는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업무, 저임금에 시달리는 택시 운전기사의 애환, 3년 넘게 전업주부로 살면서 느끼는 아이 키우기에 대한 불안 등을 실감 나는 비주얼과 함께 역동적으로 스케치했다.

    야근을 거듭해도 언제 정규직이 될지 알 수 없는 비정규직 직장인의 숙제에서도, 시장에서 장사를 하지만 하루가 버거운 상인들의 토로에서도 우리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태동하기 전의 깊은 어둠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초위험 사회와 초불안 사회를 사는 한국인의 초상화가 잘 드러나면서,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사회에 대한 갈증이 더 높아진다고 하겠다. 그런데 그 대안은 잘 짚어지지 않았다는 느낌이다. 불안사회를 극복하는 방식을 시리즈로 기획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됐다.

    이 밖에 고(故) 최진실 씨의 죽음 이후를 다룬 ‘포커스’도 눈길을 끌었다. 이 또한 우리 사회의 불안, 조울적인 증상과 맥락을 같이하는 내용이었다. 사회 전체가 그동안 욕망 증식의 삶에 관심을 가지고, 욕망의 절제 혹은 욕망의 자기관리 쪽 삶에는 등한시했던 업보를 당하는 것 아닌가 하는 반성을 촉구한 의미 있는 기사였다.

    죽음 문턱까지 내모는 ‘사채의 굴레’ 기사도 이번 호의 커버스토리와 유관하면서, 최씨의 죽음과 관련해 일독할 만한 내용이었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