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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로스쿨 올라타기 특강 ⑥

논증에 대한 반론을 제시하세요

논증에 대한 반론을 제시하세요

논증에 대한 반론을 제시하세요
1 강남 조 선생과의 네 번째 만남

“아니, 뭐 이런 걸 다?”

강남 조 선생은 아이스크림을 한 보따리 사들고 나타난 용만호 과장을 보고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날이 더우니까 아이스크림 생각이 나더라고요.”

“어이구, 많이도 사왔구먼. 상어바, 빙글빙글바, 참외바…. 어디, 쌍둥이바는 없나?”



“네, 직원분들도 같이 드시라고 이것저것 다양하게 골라봤습니다.”

“그래, 이것저것 500원짜리로만 저렴하게 골랐구먼.”

“네?”

“응, 아닐세. 그나저나 자네 회사 부장님은 이제 별말씀 안 하시던가?”

“아, 마 부장님이요? 이제 신경 안 쓰려고요. 열심히 일하다 보면 언젠간 제 마음을 알아주시겠지요.”

“하긴 그 양반 입장에선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는지 몰라.”

“그러게요.”

“그럼 자네, 이 시간을 통해 속시원하게 마 부장에게 한마디 해보겠나?”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별것 아닐세. 걱정 말고 그냥 내가 하자는 대로 따라오기만 하면 돼.”

2 마음에 담긴 이야기

“자네, 지난 시간에 논증에 대해 배운 것 생각나는가? 전제와 그에 따른 결론이 있으면, 그게 바로 논증이라고 했지. 그럼 마 부장이 자네에게 했던 말을 논증으로 한번 구성해볼 수 있겠나?”

“부장님의 말씀을 논증으로요?”

“그리 어렵지 않아. 천천히 잘 생각해보게.”

용 과장은 머릿속이 텅 비는 기분이었다. ‘논증이라…. 전제가 있고 결론이 있는 건데…. 그럼 무엇이 전제고, 무엇이 결론인지를 따져봐야겠구나.’ 자꾸 생각을 하다 보니 귓가에 마 부장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등에 땀이 날 정도였다. 잠시의 시간이 흘렀다.

“음, 가만히 생각해보니 부장님의 말씀은 이렇게 두 개의 전제와 하나의 결론으로 이루어진 논증 같습니다.”

논증에 대한 반론을 제시하세요
“오, 아주 잘했네.”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이번엔 마 부장의 논증에 대해 반론을 제기해보겠나?”

“반론이라면, ‘전 꼭 로스쿨에 가고 싶습니다!’ 이런 건가요?”

“허허, 무슨 CF에 나오는 말 같구먼. 반론은 그런 게 아니네. 그럼 반론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볼까?”

강남 조 선생의 LEET 잠깐만

반론이란, 쉽게 말해 상대방의 결론이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것이네. 그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지. 첫째는 논증의 전제에 문제가 있음을 보임으로써 결론이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방법이고, 둘째는 논증의 전제를 모두 받아들인다 해도 상대방이 내린 결론이 도출되지 않음을 보임으로써 결론이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방법이라네.

마 부장의 논증에서는 전제를 모두 받아들인다면 그의 결론이 잘 도출되는 것 같으니 두 번째 방법을 쓰긴 어려울 듯하네. 그렇다면 “회사업무에 방해되는 일이라고 해서 꼭 관둬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든가 “로스쿨 준비는 회사업무에 방해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임으로써 마 부장의 논증에 대해 반론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네.


“그럼 ‘로스쿨 준비를 하더라도 시간과 체력을 잘 안배하면 회사업무에 방해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로스쿨 준비를 관두라는 부장님의 말씀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라고 말하면 되는 건가요?”

“아주 훌륭하네! 그게 바로 자네의 마음에 담긴 얘기 아니던가?”

“하하하, 그러네요.”

“그럼 자네, 내가 만든 진짜 문제를 한번 풀어보겠나?”

3 강남 조 선생의 LEET 추리논증 - 반론하기

강남 조 선생의 진짜 LEET

갑과 을의 논쟁에서 ㉮에 들어갈 갑의 반론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갑 : 결혼을 통해 이루어지는 가정은 자녀를 양육해 사회성원을 재생산하고 가족 구성원들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등 사회체제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그러나 간통행위는 이러한 가정의 화합을 해치고 배우자와 자녀들에게 심각한 고통을 안겨주는 등 많은 사회적 해악을 초래한다. 따라서 국가사회의 밑바탕이 되는 가정을 보호하고 사회의 기강을 확립하기 위해 반드시 간통죄는 존속돼야 한다.

을 : 가정을 지키는 것은 부부간의 신뢰와 애정 문제이지 국가가 나설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자신의 성적 대상을 선택하는 것 역시 개인의 자유이지 국가가 간섭할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헌법 제36조 1항은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간통죄는 개인의 가정생활과 성생활에 대해 국가가 과도하게 개입하도록 만들어 개인의 존엄을 훼손한다. 따라서 헌법에 보장된 개인의 존엄을 지켜내기 위해 간통죄는 마땅히 폐지돼야 한다.

갑 : 〔 ㉮ 〕

①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70%가 간통죄를 유지하는 것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따라서 국민의 뜻에 따라 간통죄는 존속돼야 한다.

② 간통죄를 폐지한다면 이는 국가가 국민에게 간통행위를 권장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우리 사회의 성의식을 건전하게 지켜가기 위해 간통죄는 존속돼야 한다.

③ 결혼은 당사자들이 서로에 대해 사랑과 성에 대한 독점권을 가짐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의 선량한 성도덕과 일부일처주의 결혼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간통죄는 존속돼야 한다.

④ 간통죄는 친고죄이므로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 따라서 개인에 대해 국가가 임의로 간섭한다는 이유로 간통죄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⑤ 간통죄는 우리나라와 같은 가부장제 사회에서 상대적 약자인 여성들을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따라서 개인의 존엄과 양성 평등을 기초로 한 혼인과 가족생활을 유지하는 것을 국가가 보장하기 위해서는 간통죄가 존속돼야 한다.


“자, 문제를 잘 풀어보았는가? 먼저 상대방의 논증을 도식화해 전제와 결론이 무엇인지 파악한 뒤, 앞서 얘기한 반론의 두 가지 방법 중 적절한 것을 택해 사용하면 쉽게 풀 수 있다네. 그럼 나의 풀이를 보게나.”

강남 조 선생의 진짜 LEET 쉽게 풀기

논증에 대한 반론을 제시하세요
을의 논증을 간단히 도식화하면 앞의 그림과 같다. 이 논증의 경우 P1과 P2를 받아들인다면 C는 타당하게 도출되므로, 이 논증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기 위해선 결국 P1이나 P2를 직접 공격하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그런데 P2는 일반적으로 받아들일 만한 진술이므로, P1을 공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반론의 방법일 것이다. 그러므로 “간통죄는 개인의 존엄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진술이 선택지에 있다면, 그것이 을의 논증에 대한 반론으로 가장 적절하다.

따라서 간통죄를 폐지하기보다는 존속하는 것이 오히려 개인의 존엄과 양성 평등을 기초로 한 혼인과 가족생활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⑤가 정답이다.


“어때? 내 말을 잘 이해할 수 있겠는가? 이런 문제를 푸는 핵심은 아까 말한 대로 상대방의 논증을 도식화해 전제와 결론이 무엇인지 파악한 뒤, 앞서 얘기한 반론의 두 가지 방법 중 적절한 것을 택해 사용하는 것이네. 그러면 어떠한 반론을 펼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 바로 알아낼 수가 있지. 자네도 그리 했는가?”

“네, 선생님. 논증을 도식화하고, 그로부터 반론의 전략을 짜는 것이 참 재미있습니다.”

“재미있다니 다행이구먼. 자네 은근히 논증에 소질이 있어. 그럼 논증에 대한 더 자세한 얘기를 내 친구 하 선생에게 부탁해두겠네. 논증을 잘할수록 로스쿨이 가까워지니 계속 열심히 하도록 하게.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하지.”

논증에 소질이 있다는 강남 조 선생의 말에 용 과장의 마음은 놀이공원 풍선처럼 둥실거렸다. ‘아, 로스쿨이 먼 나라 얘기만은 아니구나.’ 들뜬 마음으로 H학원을 나서려는 순간, 용 과장은 급하게 들어오는 한 사내와 어깨를 부딪쳤다.

“아, 죄송합니다. 엇? 마 부장님!”

“아니, 용 과장! 자네가 여길….”(합격의 법학원 ‘논리와비판 연구소’ 제공, 다음 호에 계속)

척척박사 하 선생의 LEET 돋보기

암묵적 전제, 논증적으로 접근하기


논증은 논리적 사고의 꽃이라는 말이 있어요. 논증적 사고는 LEET의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언어이해의 추론 문제, 추리논증의 논증 문제, 논술의 논증평가형 문제뿐 아니라, 사실상 거의 모든 문제가 논증적 사고를 필요로 한답니다. 따라서 여러분은 반드시 논증을 분석하고 재구성하고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해요. 출발은 논증의 분석! 이는 결론(주장)을 찾고, 명시적 전제(근거)를 찾고, 암묵적 전제를 찾아내는 일이에요. 암묵적 전제란 문자 그대로 논증자가 당연한 것으로 간주해 굳이 명시적으로 드러내진 않았지만, 결론을 지지하는 데 꼭 필요한 전제를 말해요. 그럼 암묵적 전제를 찾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함께 생각해보죠.

먼저 논증을 분석해 직접 찾아내는 전략이 있어요. 강남 조 선생은 용 과장이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는 암묵적 전제를 찾는 걸 도와주었죠. 어떻게 했는지 기억나세요? 강남 조 선생은 용 과장에게 “나는 실수를 한다”는 결론을 찾도록 했어요. 그 후에는 “나는 사람이다”는 명시적 전제를 찾도록 했지요. 그런데 “나는 사람이다”는 정보와 “나는 실수를 한다”는 정보는 내용이 다르므로, 그 사이엔 논리적인 빈틈이 있어요. 이에 강남 조 선생은 이 빈틈을 메우는 정보, 즉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는 전제를 찾아내도록 했어요. 이렇게 빈틈을 메우는 것을 ‘연결하는 전제’라고 말해요. 이와 같이 결론을 찾고, 명시적 전제를 찾고, 이것들을 연결하는 전제를 찾는 방법은 암묵적 전제를 찾는 가장 확실한 전략이죠.

한편 논증자가 암암리에 받아들이고 있는 전제를 찾아내는 간접적 전략도 있어요. 이는 논증에 대해 예상되는 반례를 방어하는 방법으로 이해하시면 돼요. 예를 들어 “올해 A국가의 출산율은 지난해에 비해 12% 하락했다. A국가의 사망률은 몇 해 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그러므로 A국가의 인구는 크게 줄고 있다”는 논증에서 저자가 암암리에 전제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일단 반례를 생각해보세요. “몇 해 동안 A국가에 상당한 규모의 인구가 이민을 왔다”라고 가정해보면, 전제들이 옳다고 하더라도 결론은 설득력이 떨어지죠. 논증자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으므로 결국 이 가정을 부정해야겠다고 생각할 거예요. 이런 까닭에 우리는 논증자가 “몇 해 동안 A국가에 상당한 규모의 인구가 이민을 오지 않았다”라는 전제를 암암리에 받아들이고 있다고 간주할 수 있죠.

다른 한편, 일전에 소개한 귀류법을 응용하면 암묵적 전제를 찾는 문제에 관해 정답을 빨리 찾는 ‘요령’을 얻을 수도 있어요. 암묵적 전제를 찾는 문제는 결국 ‘결론이 논리적으로 도출되려면, x번 선택지가 옳아야 한다’는 논리적 구조를 가져요. 이것을 뒤집어 말하면 ‘x번 선택지가 옳지 않다면, 결론의 논리적 도출이 보장되지 않는다’라는 규칙을 의미하죠. 즉 x번 선택지가 이 규칙을 따른다면 그게 바로 암묵적 전제라는 뜻이에요. 대부분의 5지 선다형 문제에서는 2~3가지 답안은 쉽게 제거되게 마련이니 나머지 2~3개 답안 중에 정답이 있겠죠. 이제 x번 선택지가 암묵적 전제인지 알아볼까요? 그 선택지가 옳지 않다고 가정해보세요. 그리고 결론의 설득력이 약화되는지 살펴보세요. 약화된다면 그 선택지는 암묵적 전제랍니다.

촌각을 다투는 추리논증 시험에서 고득점을 얻기 위해서는 ‘선택지를 부정하기’와 같은 ‘요령’도 알아둬야겠지만, 논증의 분석, 재구성 및 평가 활동의 정통적인 방법을 통해 스스로 사고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래야만 더 빠르고 확실하게 정답을 찾아낼 수 있게 되고, 또한 LEET의 전부라고도 할 수 있는 논증적 사고능력을 기를 수 있답니다.

하상용 논리와비판 연구소장




주간동아 2008.06.24 641호 (p8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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