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31

2008.04.15

“음악 통해 캐릭터 살리는 데 주력”

  •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입력2008-04-11 10: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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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 통해 캐릭터 살리는 데 주력”
    ‘형제는 용감했다’의 작곡과 음악감독을 맡은 장소영(36·사진) 씨는 현재 창작뮤지컬 작곡 분야에서 발군의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인물. 대학(연세대 작곡과)에서 클래식을 공부한 그는 2004년 ‘하드락 카페’의 음악감독을 맡으면서 뮤지컬 음악에 뛰어들었다. 지금까지 ‘와이키키 브라더스’ ‘미스터 마우스’ ‘하루’ ‘싱글즈’ ‘라롱드’ ‘실연남녀’ 등에서 작곡과 음악감독을 맡았고, 2007년 뮤지컬대상에서는 작곡상을 받았다.

    -클래식을 하다가 뮤지컬 음악으로 전향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어릴 때부터 오페라 감독이 꿈이었다. 뮤지컬은 오페라를 대중적으로 바꾼 형태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할 수 있고,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는 건 뮤지컬의 매력이다. 똑같은 대본과 배우, 음악이라도 매번 분위기가 다르다. 작품의 2%는 관객이 만들어간다. 관객 반응이 좋으면 생기를 얻고, 우울하면 음악도 별로다.”

    -뮤지컬에서 작곡과 음악감독의 역할은?

    “우선 대본이 나오면 작가, 연출가와 협의하면서 멜로디를 만들고 편곡을 한 뒤 연주 MR 테이프를 만든다. 여기까지가 작곡가의 일이다. 그 후 공연이 오르기 두 달 전부터 음악감독의 일이 시작된다. 이때부터 배우들과 음악을 맞추는데, 외국 작품을 하게 될 경우 음악감독으로서 배우, 스태프에게 원 작곡가가 의도한 느낌이 배어나오도록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뮤지컬 음악 작곡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뮤지컬은 이야기가 중심이기 때문에 연기를 알아야 한다. 따라서 그냥 좋은 멜로디를 쓰는 게 아니라 음악을 통해 캐릭터를 살리는 게 핵심이다.

    한 예로 ‘형제는 용감했다’에서 “썩썩썩을놈 썩을놈 석봉이” 같은 부분은 ‘썩’에 악센트가 들어가게 조절했다. 아버지 역할은 음 역시 낮고 굵게 내야 했고, 늙은 어머니가 너무 고음을 내지 않도록 조절했다. 또 내 음악을 살리려고 욕심을 낼 수 없다. 배우와 연출 등 다른 상황에 맞춰 양보하는 게 필요하다.”

    -‘형제는 용감했다’의 특징은 무엇인가.

    “이번 작품에는 따로 내세우는 곡이 없다. 보통 극을 보고 나면 귀에 남는 음악이 있게 마련인데, 이번에는 음악이 철저히 극에 몰입할 수 있도록 신경 썼다. 어떤 곡 하나 튀거나 죽지 않으면서 전체가 조화를 이루도록 만들었다.”

    -앞으로의 바람이 있다면?

    “뮤지컬 음악은 특히 연륜이 중요한 것 같다. 작품을 할수록 새로운 작품이 가장 좋다고 평가받는 작곡가가 되고 싶다. 더불어 기회가 되면 뮤지컬처럼 재미있는 오페라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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