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16

2007.12.25

유방암

30세 넘으면 매달 자가검진은 기본

  • 박병우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외과 교수

    입력2007-12-24 11: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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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방암

    유방암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검진이 필수다. 유방초음파 촬영 모습.

    2002년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해마다 약 0.5%씩 유방암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유방암 증가율은 매년 10%에 이른다. 이렇듯 우리나라에서 유방암 발병이 급증하는 것은 평균수명 연장으로 인한 노령층의 증가, 생활수준 향상에 따른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 건강검진 인구 증가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구체적으로는 고지방·고칼로리 식사, 음주 증가 등 서구적 식생활과 여성의 사회활동 증가에 따른 늦은 결혼과 출산율 저하, 수유 기피, 빠른 초경과 늦은 폐경 등으로 인한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노출기간의 증가가 주원인으로 생각된다. 서구에서는 유방암 환자의 대다수가 폐경 후 여성인 데 반해, 우리나라는 60% 이상이 폐경 전 젊은 여성이어서 사회적·경제적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복합적인 발병 요인들

    일반적으로 유방암의 원인은 유전 요인과 환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다양한 위험인자가 장기간에 걸쳐 관련을 맺으면서 유방암을 발병시키므로 원인을 한 가지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유방암의 위험인자로 알려진 것으로는 여성호르몬에 대한 노출(예컨대 14세 이전의 초경, 50세 이후의 폐경, 35세 이후의 첫 출산, 모유 수유 회피, 여성호르몬제 복용, 폐경 후 비만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유방암과 난소암 등에 대한 가족력이나 기왕력 같은 유전적 요인, 양성 증식성 유방 병변을 들 수 있다. 고지방식과 유제품 섭취, 음주량 증가, 환경오염에 의한 발암물질에의 노출 증가 등도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유방암 위험인자



    - 빠른 초경 연령 : 초경 연령이 1년 늦을수록 4%씩 위험 감소

    - 늦은 폐경 연령 : 폐경 연령이 1년 늦을수록 3%씩 위험 증가

    - 늦은 첫 출산 : 첫아이 출산 연령이 1년 늦을수록 3%씩 위험 증가

    - 모유 수유 : 모유 1년 더 먹일수록 4.3%씩 위험 감소

    - 과체중(폐경 후 여성) : 체중 1kg 증가할 때마다 1%씩 위험 증가

    - 음주 : 하루 한 잔(알코올 10g)당 7%씩 위험 증가

    - 키(폐경 전 여성) : 키 1cm 클 때마다 1%씩 위험 증가

    - 비정형상피세포증식증 및 증식성 유방 병변

    - 기왕의 유방암 병력, 유방암 및 난소암 가족력


    멍울에 유의하라!

    유방암은 유두(젖꼭지)를 중심으로 유방을 네 부분으로 나눌 때 상외측, 곧 윗부분의 바깥쪽에 가장 많이 생긴다. 자가검진에서나 정기검진에서나 먼저 눈에 띄는 이상은 멍울인데, 초기에는 통증이 없는 단단한 멍울이 만져진다. 특히 멍울이 있으면서 피가 보이는 유두 분비물이 있을 때는 유의해야 한다. 유방의 피부, 유두, 유륜 등에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날 때(피부의 궤양, 발적, 부종, 함몰 등을 포함해 유두의 변형, 습진성 변화 등 증상이 나타날 때)는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유방통의 경우 정도 차이는 있지만 50% 이상의 여성이 겪는 증세로, 정상적인 생리현상의 일부 또는 양성 유방질환의 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 많다. 하지만 1~5%에서는 유방암과 관련돼 나타나기도 한다. 드물게는 유방의 변화 없이 겨드랑이 림프절만 비대해 만져지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유방에 대한 진찰이나 검사 소견이 정상이더라도 잠재성 유방암이 전이돼 나타날 수도 있다.

    유방암의 일반적 증상



    - 유방의 멍울(가장 흔한 증상)

    - 전에 없던 유두 분비물 또는 유두의 습진성 변화

    - 유방 주변 피부와 유두, 유륜이 전과 다른 모습을 보일 때

    - 유두나 유방 피부 함몰

    - 겨드랑이 쪽이 붓는 증상(림프절 비대)

    - 유방통


    수술이 치료의 기본

    유방암 완치를 위해서는 수술을 피할 수 없다. 지금까지 수술적 치료법은 유방암 치료의 기본이자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수술 후 환자의 병기와 예후에 따라 보조적으로 항암화학요법, 호르몬차단요법, 방사선요법 및 생물학적 요법을 시행할 수 있다.

    최근엔 유방암 세포가 발현하는 여러 표적에 대한 치료를 시행함으로써 부작용을 줄이고 치료효과를 높이고 있다. 그중 항암호르몬 요법은 유방암 환자의 60~70%에서 발현되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 환자에게 효과적인 항암화학요법보다 부작용이 적고 재발률도 낮아 전 세계적으로 이용된다.

    특히 기존에 사용된 타목시펜 단독요법과 난소기능 억제 주사제를 병행하는 요법이 페경 전 여성의 호르몬 치료에 도입되고 있고, 타목시펜의 부작용과 유방암 재발률을 개선한 아로마타제 억제제가 폐경 후 유방암 환자를 위한 호르몬 치료법의 표준이 되고 있다. 그리고 허셉틴이나 라파티닙이라는 생물학적 제제 사용에 의한 생존율 향상이 보고되고 있어 일부 유방암 치료에서는 표준요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적으로 사용돼온 화학요법의 역할 역시 여전히 중요한데, 향후 부작용이 덜하고 효능이 증대된 새로운 약제의 개발이 기대되고 있다.

    예방 및 재발 방지가 관건

    무엇보다 여러 위험인자에 대한 노출을 줄이는 게 유방암 예방에 큰 몫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 구체적인 예방법은 다음과 같다.

    1) 건강한 식생활 : 연령대와 체격에 맞는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총칼로리 중 지방은 30% 이하로 섭취하고, 동물성 지방 대신 식물성 지방을 섭취한다. 지방이 적고 섬유질이 많은 식품, 발효 우유, 과일, 채소 등을 섭취할 것을 권한다. 특히 콩단백질을 많이 먹으면 좋다. 단백질과 비타민, 미네랄을 일일 권장량만큼 섭취하고 담배는 절대 피우지 말고 술도 끊거나 줄이도록 한다.

    2) 규칙적인 운동 : 불필요한 X선 촬영 등을 피하고 과도한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전신건강 증진을 위해 일주일에 3일 이상, 한 번에 30분 이상 운동한다.

    유방암
    3) 모성 건강 : 만 35세 이상의 첫 임신은 유방암 위험을 증가하고 태아에게도 위험하므로 적절한 출산 계획을 세우고 출산 후에는 모유를 먹이는 것이 권장된다.

    그러나 유방암을 예방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없기 때문에 조기 검진으로 유방암을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있는 경우 반드시 유방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하며, 증상이 없는 경우에도 한국유방암학회의 검진 권고안에 따른 자가검진(매달)과 정기 임상검진, 유방영상 검사가 권장된다. 유방암 위험이 높은 사람은 더욱 철저히 정기검진을 받아 조기 진단이 되도록 한다.

    연령별 조기 검진 권고안(한국유방암학회)



    30세 이후 매달 유방 자가검진

    35세 이후 2년 간격으로 의사에 의한 임상검진

    40세 이후 1~2년 간격의 임상 진찰과 유방 촬영

    고위험군 의사와 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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