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16

2007.12.25

대선 로고송 장악한 ‘트로트 꽃미남’

  •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입력2007-12-19 18: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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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 로고송 장악한 ‘트로트 꽃미남’
    “정동영! 정동영! 청춘의 나팔을 울려라.” “명박 한 번 믿어봐~. 기호 2번 이명박.” “권영길~ 권영길~, 나는 찍어줄 거야.”

    요즘 인기 있는 대선 로고송 세 곡이다. 특정 후보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한두 번 들으면 흥얼거리게 될 정도로 중독성이 강하다. 재미난 것은 세 곡 모두 트로트 가수 박현빈(25)의 노래라는 점. 정동영 후보의 ‘달려라 정동영’은 1집 앨범 ‘빠라빠빠’, 이명박 후보의 ‘명박만 믿어’는 3집 ‘오빠만 믿어’, 권영길 후보의 ‘세상을 바꾸는 권영길’은 2집 ‘곤드레만드레’를 개사했다.

    “개인적으로는 ‘오빠만 믿어’의 개사가 가장 잘된 것 같아요. 사실 ‘오빠만 믿어’는 올해 앨범을 냈을 당시부터 ‘대선 로고송을 노린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했어요.”

    김대중 전 대통령의 ‘DJ와 함께 춤을’, 노무현 대통령의 ‘상록수’ 등은 대통령 당선에 적지 않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을 만큼 대선 로고송의 힘은 ‘쎄다’. 그래서 각 후보 진영에서는 로고송 제작과 홍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대중에게 친숙한 데다 템포가 빨라 신명나는 박현빈의 노래는 2006년 독일월드컵 응원가와 지난 지방선거 로고송으로도 쓰였다.

    “트로트가 서민적인 노래라서 서민을 겨냥한 정치인 이미지와 잘 맞잖아요. 그리고 이 노래들을 부른 가수가 젊은 데다, 율동과 어우러지기 쉬운 빠른 템포의 노래이다 보니 (로고송으로)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신세대 트로트 가수로서 데뷔 이후 2년간 석 장의 앨범을 내는 등 왕성하게 활동해 주목받아온 그는 이번 로고송의 인기를 계기로 ‘트로트 스타’로 자리잡은 듯하다. 곡이 유명해지면서 그는 “돈도 많이 벌었겠다”는 말을 자주 듣지만, 저작권료는 작사가와 작곡가에게만 지불될 뿐이다.

    “로고송으로 채택됐다고 제게 큰 이익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아요. 인기도 실감할 수 있고요. ‘빠라빠빠’ 같은 곡은 잊힌 곡인데 다시 관심을 얻게 됐어요. 로고송으로 제 노래에 익숙해진 분들이 원곡에도 관심을 가져주시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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