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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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 동안 ‘鐵의 남자’ 외길 인생

  • 김창원 동아일보 경제부 기자 changkim@donga.com

    입력2007-02-26 1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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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8년 동안 ‘鐵의 남자’ 외길 인생
    임기가 만료된 포스코 이구택 회장(사진)이 2월6일 이사회에서 단독 회장으로 추대돼 사실상 연임이 확정됐다. 2월23일 열리는 주주총회 추인이 남아 있긴 하지만, 61.9%의 지분을 가진 외국인 주주들이 그의 경영 실적을 높이 사고 있어 사실상 통과의례에 그칠 전망이다.

    이 회장은 ‘샐러리맨의 우상’이다. 1969년 포스코의 전신인 포항제철 공채 1기 평사원으로 입사해 세계적인 철강업체의 총수 자리까지 올랐다. 그는 재계에서 지덕체(智德體)를 고루 갖춘 최고경영자(CEO)로 평가받는다. 온화한 품성과 전문성, 프로급 골프 실력까지 CEO로서의 자질을 두루 갖춰 포스코 내에서도 일찌감치 ‘재목’으로 꼽혀왔다.

    이 회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공대(금속공학)를 거쳐 유학 준비를 하던 중 우연히 포스코에 발을 디디게 됐다. 대학시절 주임교수였던 윤동석 전 포스코 부사장의 권유로 ‘샐러리맨 인생’을 시작한 것. 금속공학 전공자답게 ‘쇠박사’이면서 영어와 일어에도 능통해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국제 신사’이기도 하다. 그의 골프 실력은 핸디 10. 바둑은 아마 4단이다.

    하지만 그가 모나지 않은 부드러운 성격 못지않게 강한 추진력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강철도 녹이는 스마일맨’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서글서글한 눈매와 부드러운 인상으로 주위 사람들을 다독이지만, 한번 마음먹은 일은 반드시 끝장을 보고야 마는 스타일이라는 게 같이 일해본 회사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가 엔지니어 출신이면서도 수출부장, 경영정책부장, 신사업본부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칠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장점 때문이라고.

    실제로 이 회장은 2003년 유상부 전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회장에 취임한 이래 ‘글로벌 경영’을 화두로 내세웠고, 상당한 성과를 일궈냈다. 2002년 11조7000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20조원으로 2배 가까이 올랐으며, 2003년 3월 취임 당시 9만9000원이던 주가는 최근 35만원을 오르내리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그가 재임 기간에 어떤 변신을 이끌어낼지 주목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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