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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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로 작지만 강한 대학 추구”

“학생들 위한 인센티브제 도입

  • 춘천=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입력2007-02-16 10: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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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성화로 작지만 강한 대학 추구”
    2월1일 부임한 김중수 한림대 신임 총장은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깊이 관여했던 경제전문가다.

    2002년 8월부터 2005년 8월까지 3년간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을 역임하면서 같은 기간 대통령 자문기구인 동북아시대위원회(구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원회)와 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부임한 지 일주일이 지난 8일, 춘천 한림대 총장실로 그를 찾아갔다.

    - 얼마 전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림대 총장을 맡은 이유에 대해 “가치 있는 도전이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어떤 가치에 도전하겠다는 것인가.

    “국가 발전의 두 가지 핵심 요소는 바로 혁신과 인력이다. 그 혁신의 중심지이자 인력 공급의 중심지가 대학이다. 그래서 세계 각국이 대학 개혁에 매진하는 것이다. 나 같은 경제학자가 학교운영에 적합할지 의문을 가질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대학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바로 그 가치에 도전하겠다는 것이다. 대학 개혁에 기여하고 싶다.”

    - 국내 대학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 중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대학은 개혁 속도가 가장 늦은 곳이다. 심지어 공공부문보다도 늦다.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대학의 특성상 새로운 변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건 역설적으로 개혁이 제일 시급한 곳이 대학이라는 뜻이다. 국내 대학의 경우 국제화에 많이 뒤떨어져 있다. 사람이나 자본은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는데 대학은 그렇지 못하다.”

    -“한국의 대학 경쟁력이 저급한 수준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교육계에 경쟁과 시장의 원리가 도입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대학이 받아들여야 할 ‘경쟁과 시장의 원리’란 무엇인가.

    “교육은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수요만큼 공급해야 한다. 그리고 교육기관은 이에 맞춰 교육을 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의 대학교육은 공급자 위주로 돼 있다. 또 적절한 인센티브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은 것도 문제다. 학생들이 교육이나 연구, 지역봉사 등을 했을 때 그 업적에 대해 정확하게 평가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보상을 해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 시스템이 경쟁과 시장의 원리다.”

    - 국내 각 분야의 제도개혁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가장 시급한 분야는?

    “금융은 외환위기 이후 많이 자유화됐고, 국제규범 수준의 제도 개혁이 이뤄졌다. 하지만 서비스 부분, 특히 교육과 법률, 의료 쪽은 시급하다. 시장개방과 자유화는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다. 세계 속에서 경쟁할 수 있는 시장개방과 자유화를 위해서는 국제규범 수준의 제도 개혁이 먼저 필요하다.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개방하거나 자유화한다면 게임의 룰도 모른 채 게임을 시작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 그렇다면 우리나라 교육제도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고교등급제와 기여입학제, 본고사를 금지하는) ‘3불 정책’ 자체가 국제규범에 맞지 않는다. 학생선발권 등 사립대학의 자율성이 완전히 인정되지 않는 것도 국제규범과는 차이가 있다.”

    - 한림대를 앞으로 어떤 대학으로 이끌어나갈 계획인가.

    “규모는 비록 작지만, 국제적으로 강한 대학을 만들 생각이다. 우리나라의 대학은 대개 서울대를 따라가고, 그와 같은 종합대학을 지향한다. 하지만 한림대는 몇 가지 분야를 특성화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도 특화되지 못한 상품이 성공한 예가 없다. 다만 아직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조정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밝힐 단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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