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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사이버 월드는 놀이터 ‘K씨의 다중생활’

‘디지털 끼’ 마음껏 발산 개인 미디어 “골라 골라”

서비스업체 따라 8색조 개성 … 싸이족은 명랑 활발형, 블로거들은 점잖은 형

  • 김민수 전자신문 U미디어팀 기자

‘디지털 끼’ 마음껏 발산 개인 미디어 “골라 골라”

  • 인터넷에서 태어난 디지털 아이덴티티(정체성)는 출생지에 따라 각기 다른 색깔을 가진다. 싸이족이 명랑 활발형이라면 블로거들은 어딘지 모르게 점잖고, 메신저들은 날마다 새로운 외계어로 대화하기를 좋아한다. 이 같은 디지털 아이덴티티의 ‘지역색’은 사용자의 개성이 아니라 개인 미디어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차이에서 기원한 것이다.
‘디지털 끼’ 마음껏 발산 개인 미디어 “골라 골라”

UCC 스타 ‘팝핀DS’ 남두식 씨. UCC로 ‘내가 여기 있다’는 것을 알린 그는 원래 연예계의 유명 춤선생이었다.

네이버 블로그 개인 미디어의 총아

‘디지털 끼’ 마음껏 발산 개인 미디어 “골라 골라”

네이버 블로거에게 일상의 화두를 던지는 Mr. 블로그 씨.

네이버 블로그는 ‘그릇’이다. 자신만의 인터넷 정체성을 만들기가 쉬워 1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사용자층을 보유한다는 점에서 흔히 접할 수 없는 놋그릇이나 유기그릇이 아니라 실용적인 플라스틱 그릇 같다. 최근 떠오르는 웹버족(Web+Silver·노년 인터넷족)도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미디어다. 사용자는 이 그릇에 자신의 일상생활과 관심사를 채우기만 하면 된다. 그래서 개인이 지닌 생각을 고스란히 드러낼 수 있는 ‘개인 미디어’의 총아로 불린다.

국내 네이버 블로그 사용자는 700만명에 이르며, 하루 평균 생산되는 콘텐츠만 60만∼70만개에 달한다. 콘텐츠의 대부분은 사용자가 직접 쓰는 글이나 이미지, UCC 같은 멀티미디어들이다. 네이버 블로그에서 전문적 식견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며 일반 블로거들 사이에 오피니언 리더로 활동하는 이들을 ‘파워 블로거’라 한다.

2007년부터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각종 콘텐츠 항목과 배경, 블로그 사이트 구조 등을 만들 수 있는 웹2.0 기반의 ‘블로그 시즌2’가 서비스에 들어갔다. 정형화된 블로그의 ‘틀’에서 탈출하려는 이들을 보듬어 안기 위한 전략이다.

싸이월드 미니홈피 기하급수적으로 관계 맺기



‘디지털 끼’ 마음껏 발산 개인 미디어 “골라 골라”

싸이월드 미니미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관계 소통의 장을 열었다. ‘소셜 네트워킹’이라고 설명되는 ‘일촌’ 개념을 통해서다. 원하는 대로 ‘일촌’을 등록할 수 있으며 이른바 ‘파도타기’를 통해 일촌 미니홈피에 넘나들 수 있다. 일촌과는 사진, 텍스트, 동영상,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고 일촌의 근황을 한눈에 파악,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창구로 급부상했으며 ‘싸이족’ ‘싸이질’이라는 신조어도 만들었다. 소셜 네트워킹이 기본이기 때문에, 사이버 세상의 아이디만으로 정체성을 만드는 블로그와는 달리 모든 것이 실명을 기반으로 한다. 현재 홈피 수는 무려 1900만개가 넘지만, 정체기에 접어들어 새롭게 단장한 ‘씨2’의 그랜드 오픈을 앞두고 있다.

미니홈피를 설명하려면 한국 코미디 영화에도 가끔 등장하는 도토리를 빼놓을 수 없다. 도토리는 음악, 배경화면 등 사이버 공간상의 아이템을 구매하기 위한 일종의 사이버 화폐지만, 현실의 돈을 주고 사야 한다. 예쁘게 꾸미지 않고는 일촌의 방문을 유도할 수 없기에- ‘화장발’과 같다-도토리를 사야만 한다. 싸이월드를 인수한 SK커뮤니케이션즈의 연간 매출이 1000억원을 훨씬 웃도는데 이 중 80%가 도토리를 통한 매출이라는 것도 놀랍다.

미니홈피가 있는 10대 아이들에게 도토리를 선물해보라. 아이들을 이해하는 어른으로 인기를 얻을 것이다.

태터툴즈 오타쿠 스타일 블로그

‘디지털 끼’ 마음껏 발산 개인 미디어 “골라 골라”

태터툴즈로 만든 블로그.

누구보다 강력하게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사람들은 네이버 블로그나 싸이월드 미니홈피보다 ‘설치형 블로그’를 사용한다. 설치형 블로그란 블로그를 만들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내려받아 자신의 웹 계정에 설치해 만드는 블로그를 말한다. MS오피스를 개인용 컴퓨터(PC)에 설치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자신이 원하는 부분만 설치하거나, 생각대로 구조를 바꾸거나, 블로그 디자인을 마음대로 꾸밀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특정 회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에 자신만의 독립 도메인을 가진 블로거가 된다.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한한 자유로움. 콘텐츠가 블로그 운영자에게 귀속되지 않고 자신의 것이 된다. 대신 시간을 잃는다.

설치형 블로그 사용자들은 정보기술(IT) 전문가들로, 전통 언론에 알려지지 않았어도 블로거들 세상에서는 전문가 이상의 대우를 받는다. 콘텐츠도 누가 흉내낼 수 없는 개성 강한 것이 많다. 특히 2007년 대선은 인터넷 선거로 불리고 있어 태터툴즈 블로거들이 강력한 영향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UCC 나만의 영상 미디어를 만난다

2006년부터 열풍처럼 세계 인터넷을 강타하고 있는 UCC. 국내에서도 기타 연주 동영상을 게재한 UCC스타가 태어났고, ‘고3의 발악’이라는 제목으로 고등학교 3학년생들이 직접 찍은 우스꽝스러운 춤을 통해 풍자 정신을 보여주기도 했으며, 여중생 학교폭력 동영상이 유포돼 사회적 충격을 주면서 위력을 떨치고 있다. 특히 지상파 방송이 UCC를 수용하는 프로그램을 다량 기획하면서 미디어로서 강력한 파워를 행사하기 시작했다.

UCC는 말 그대로 일반인이 직접 제작한 동영상 콘텐츠(User Created Contents)를 일컫는다. 정형화된 방송과 NG(No Good) 없는 깔끔한 영상, 전문가들이 만드는 영화보다는 거칠지만 ‘나’의 끼나 개성, 의견, 심지어는 독특한 사회적 의견을 드러내기에 적합하다.

UCC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것이 미디어로서 큰 가능성이 있기 때문. 우리가 영화의 한 장면을 통해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감동을 느끼듯, UCC는 동영상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표현한다. 물론 흥미, 오락성 UCC가 더 많은 게 사실이지만 앞으로 교육이나 생활지식, 정보 등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할 가능성도 무한하다. 현재 UCC의 주 생산·소비자들은 10, 20대 정도다.

메신저 모든 길은 메신저로 통한다

‘디지털 끼’ 마음껏 발산 개인 미디어 “골라 골라”
사적인 수다나 급한 업무 연락,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이야기를 쉽게 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통로가 메신저다. 메신저는 휴대전화와 함께 일상생활의 커뮤니케이션 창구로 자리잡았다. 뿐만 아니라 작은 창을 통해 메신저는 검색, e메일, 증권 업무, 기업 홍보 업무 등을 대신할 수 있는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중이다. MSN 메신저의 경우 다수의 증권사들과 실시간 증권거래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기능을 적용하고 있으며, 사용자 규모에서 MSN 메신저를 뛰어넘은 네이트온은 네이트닷컴과 싸이월드와 연계해 ‘윈윈’ 효과를 거두고 있다.

‘디지털 끼’ 마음껏 발산 개인 미디어 “골라 골라”

리니지

버디버디나 세이클럽 메신저는 특화된 아이덴티티로 성공했다. 버디버디는 초등학생과 10대 위주 사용자층이 많아 파일 전송속도가 빠르고, 세이클럽은 남녀의 ‘작업’(?)을 위한 통로로 유명하다.

네이트온은 20대나 30대 중심으로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활용하는 사람들에게 효과적이다. 네이트온에 친구 목록을 추가하면 그 사람의 미니홈피에 클릭 한 번으로 연결해주는 전략으로 가입자 수를 크게 늘렸다. 메신저는 생각과 동시에 글이 작성되므로 ‘외계어’라 불리는 채팅용어의 주 생산지가 된다. 최근엔 이모티콘이 빈번하게 사용되어 급격히 감성화하고 있다.

리니지 MMORPG의 획을 긋다

한번 맛들이면 빠져나올 수 없는 매력을 지닌 게임이 리니지다. 리니지는 다중접속 온라인 롤플레잉게임(MMORPG, Massively 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의 역사에 큰 획을 그은 게임이다. MMORPG라는 온라인 네트워크를 사용해 다수의 플레이어가 상호작용을 하며 경쟁하고 대립하는 게임을 말한다. 가상의 게임 공간에서 자신만의 캐릭터를 골라 다수의 사용자와 함께 적을 물리치며 미션을 수행해나간다. 이 과정에서 끊임없이 도전하는 또 다른 자신을 통해 희열을 느끼기도 하고, 좌절하는 가운데 도전의식을 키우며 다른 사용자와의 협력을 통해 사회적 네트워크를 얻는다.

게임에서 맞서 싸우는 상대도, 힘을 합치는 대상도 사람이다. 그래서 리니지는 게임 안에서 사용자들이 하나의 또 다른 사회를 만든 것으로 볼 수 있다. 리니지에는 팀플레이를 지원하는 ‘혈맹’ 시스템이 있다. 혈맹 구성원만이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나 메시징 시스템, 같은 혈맹에게만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상의 마법 등 가능성은 무한하다. 이는 곧 리니지를 비롯한 MMORPG의 가장 큰 매력이다. 리니지의 가상공간은 왕과 영주와 영토로 계약을 맺는 봉건제도를 근간으로 세워진다.

메이플 스토리 지구인의 MMORPG

‘디지털 끼’ 마음껏 발산 개인 미디어 “골라 골라”

메이플 스토리

리니지와는 달리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5000만명 이상이 즐기는 게임이다. 메이플 스토리의 장점은 3차원이 아니라 2차원 횡 스크롤 방식 RPG 게임이라는 친근한 방식으로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하기 좋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만 1400만명, 즉 전 국민 중 30%에 이르는 사람들이 즐기는 것으로 나타나 MMORPG 아이덴티티 형성의 대중화 시대를 연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메이플 스토리를 모른다면 따돌림을 받는다.

메이플 스토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레벨업’으로, 게임상의 ‘내’가 쉬지 않고 달려가며 레벨을 한 단계씩 업그레이드할 때마다 느끼는 희열은 현실의 직장에서 상을 받거나 승진하는 쾌감과 다르지 않다. 집안 배경, 학벌, 외모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고 좌절을 겪게 되는 젊은이들이 ‘노력한 만큼 보상받는’ 가상세계에서 현실보다 더 큰 매력을 얻는 것도 당연하다.

스페셜 포스 현실에서 느낄 수 없는 긴장감 만끽

‘디지털 끼’ 마음껏 발산 개인 미디어 “골라 골라”
매일 똑같은 일상에서 벗어나 전장에서 느낄 수 있는 극도의 긴장감을 맛보게 하는 것이 일인칭 슈팅게임(FPS, First Person Shooting)이다. 대표적인 게임이 스페셜 포스로, 캐릭터를 설정해 전쟁터에 뛰어든 뒤 각종 총기류를 골라 적들을 쏘아 맞히는 게임이다. 다양한 전쟁터와 군사 지식에 바탕을 둔 총기류를 현실감 있게 사용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스페셜 포스 속의 ‘내’가 전쟁에 심취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언제 어디서 쏟아질지 모르는 적들의 총탄을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절대 느낄 수 없는 긴장감으로 자신을 무장하는 짜릿한 재미가 있다.

다중접속 온라인 롤플레잉게임과는 달리 몇 분 만에 한 번의 게임을 완료할 수 있어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가상공간에 몰두함으로써 전혀 다른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의사소통이 잘되고 뜻이 맞는 친구와 팀을 꾸려 팀 형식으로도 전쟁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놀이문화로 떠오르고 있다.



주간동아 570호 (p22~24)

김민수 전자신문 U미디어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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