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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포외국어고 조한승 교장

“공부는 기본, 균형 잡힌 인재 기를 터”

“우수한 학생과 교사들 깜짝 놀랄 성과 기대”

  • 송문홍 기자 songmh@donga.com

“공부는 기본, 균형 잡힌 인재 기를 터”

“공부는 기본,  균형 잡힌 인재 기를 터”
“올해 신입생 경쟁률이 얼마였는지 아세요? 물경 6.2대 1이었습니다. 아직 졸업생도 배출하지 못한 신생 학교가 이렇게 높은 경쟁률을 보인 예는 아마 없을 것입니다.”

김포외국어고등학교(이하 김포외고)는 경기도 김포시에서 48번 국도를 타고 강화 쪽으로 거의 다 간 곳에 위치해 있다. 1월10일 이 학교 교장실에서 만난 조한승 교장(68·사진)은 첫 대면부터 학교 자랑 얘기를 길게 시작했다.

“지난해에 개교해 얼마 전 2학년을 뽑았습니다. 한 학년 280명으로, 졸업 때까지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도록 돼 있습니다. 학생 한 명 한 명이 중학교 시절 전교 수위권을 달리던 우수한 재원들입니다. 이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쳐 ‘기본이 바로 선 능력 있는 지도자’로 길러내는 것이 우리의 교육목표입니다. 일차 결과는 첫 입학생이 대학 입시를 치르는 내년 이맘때쯤 드러나겠지만, 깜짝 놀랄 성과가 나오리라 확신합니다.”

- 김포외고가 설립 초기부터 안팎의 주목을 받게 된 배경은 무엇인지.

“첫째는 앞서 말한 것처럼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서울 근교의 학교라는 점이고, 두 번째는 우수한 교사진입니다. 현재 교사 16명 중 13명이 서울대 출신인 데다 한결같이 쟁쟁한 실력을 갖춘 분들입니다. 이런 교사들이 학생과 숙식을 함께 하면서 밤낮없이 지도하고 있으니, 좋은 성과가 안 나오면 그게 오히려 더 이상할 것입니다.”



조 교장은 학기 중엔 자신을 포함해 상당수 교사가 학교에서 학생들과 숙식을 함께 한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낮 수업시간은 물론이고 밤에 진행되는 특강 및 자율학습 시간에도 항시 대기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질문에 응할 준비가 늘 돼 있다고. 학생들이 2주일에 한 번씩 주말에 집에 다녀올 때가 선생님들도 집에 다녀오는 때라고 한다. “그럼 집안 건사는 어떻게 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배석한 이종덕 교감은 “요즘엔 기러기 아빠들도 많은데요, 뭘…”이라며 웃었다.

개교 2년째 올 입학 경쟁률 6.2대 1

김포외고는 경기도 포천 출신 사업가 전병두 씨가 2002년부터 설립을 추진해 세운 학교다. 당시 김포시에 사업체를 운영하던 전씨는 시에서 특수목적고(이하 특목고)를 유치한다고 발표하자 자신이 해보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설립 과정에서 학교부지 매입 등 곳곳에서 난관에 부딪히는 바람에 이 지역의 교육계 원로이자 김포시 문화원장인 조 교장을 학교설립추진위원장으로 영입한 것. 집안이 650년간 대대로 이 지역에 뿌리를 내려 살아왔다는 조 교장은 1965년 교육계에 투신해 40여 년을 지역에서 봉사하면서 경기도 교육위원까지 지낸 원로다.

“재단이사장인 전병두 씨는 청계천 점포에서부터 어렵게 시작해 큰 재산을 모은 분입니다. 이분이 재산을 좋은 일에 쓸 궁리를 하다가 김포시에 특목고를 세울 결심을 한 것입니다. 김포시로서는 얼마나 고마운 일입니까? 우리 지역에 장차 나라를 이끌어갈 엘리트의 산실을 만드는 일인데…. 당연히 제가 발벗고 나서서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습니다.”

“공부는 기본,  균형 잡힌 인재 기를 터”

김포외고 전경.

조 교장은 학교가 당면한 최대 과제였던 2, 3학년용 기숙사 건물 설립 문제도 최근에 해결됐다고 밝혔다. 전 이사장은 애초 특목고 설립을 준비할 때 사재 중 100억원 정도를 내놓으면 정부가 일부를 지원해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예상과 달리 한 푼도 지원받지 못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전 이사장은 학교 설립에 200억원 가까이 쏟아부어야 했고, 그럼에도 지난해 초 개교한 이후에는 기숙사 건물을 세울 엄두도 내지 못했다는 것.

“전임 손학규 경기지사 시절에 40억원을 지원받기로 했으며, 그중 20억원을 받아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지방선거 때 공직자들이 싹 바뀌었잖아요. 그래서 다시 신임 김문수 지사를 찾아가 지원을 요청해 최근에야 성사됐습니다. 여기에 더해 김포시에서도 10억원을 내기로 해서 기숙사 문제와 대강당 겸 체육관 건물도 지을 수 있게 됐습니다.”

- 개인이 좋은 일 하겠다고 학교를 세우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네요.

“그럼요. 그거 보통 일 아닙니다. 제가 워낙 오래 있다 보니 경기도 교육계에 아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그런데도 한 단계씩 넘어가는 일이 어찌나 힘들던지….”

- 다른 특목고와 비교해 김포외고가 내세울 만한 게 있다면….

“개교한 지 1년밖에 안 된 까닭에 교과목 면에선 아직까지 새로운 시도를 해보지 못했습니다. 학교 감사도 받아야 하니까…. 수학 등 이과 과목에 재능 있는 학생이 한 60명 되는데, 올해부턴 이들을 위해 수학특강 등을 할 계획입니다. 학교가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은 예체능 활동입니다. 수요일과 토요일에 승마부를 비롯해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통해 공부만 잘하는 학생이 아니라 모든 면에서 균형 잡힌 인재를 만들려고 노력 중입니다.”

- 이 학교에 전교조 선생님은 없죠.(웃음)

“아이고, 전교조가 들어오면 학교가 끝장납니다. 예를 들어 선생님들이 정시에 출퇴근하겠다고 해보세요. 그럼 제대로 된 학생 지도는 물 건너가고 맙니다. 실제로 경기도의 한 특목고가 전교조 때문에 곤욕을 치른 적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교사 선발 때 제대로 잘 뽑아야지….”

- 김포외고 같은 특목고가 더 많아져야 할까요.

“과거엔 서울, 경기, 경복, 중앙 등 이른바 10대 공사립 명문교와 지역별 명문 학교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학교를 나온 사람들이 사법고시와 행정고시에 붙고, 기업의 중역도 됐습니다. 이들이 있었기에 그동안 몇 차례 위기에도 나라가 지탱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명문교의 기능을 지금은 특목고가 대신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보도에도 요즘 임용되는 판·검사의 상당수가 외국어고 출신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다시 말하지만, 특목고가 우리 김포에 들어온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릅니다.”

조 교장은 김포외고의 첫 입학생이 졸업하는 모습까지는 지켜보고 싶지만, 건강 등 여건이 허락해줄지 모르겠다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하지만 그의 거취가 어떻게 되든, 김포외고 졸업생들에게 한 가지 기억만큼은 오래 남을 게 분명해 보였다. 일요일 오후 집에서 학교로 돌아온 스쿨버스에서 내리는 학생들의 등을 일일이 두들겨주던 교장 선생님, 새벽 6시30분 기상 후 교내를 거닐면서 이것저것 챙기던 작업복 차림의 친할아버지 같은 교장 선생님에 대한 기억 말이다.



주간동아 570호 (p40~41)

송문홍 기자 songm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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