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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병준, 문재인이 어떻게 정무특보 합니까”

이강철 대통령정무특보 “그들 중심의 특보단 구성은 사실무근 … 대통령 뜻과도 달라”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김병준, 문재인이 어떻게 정무특보 합니까”

“김병준, 문재인이 어떻게 정무특보 합니까”
“청와대에 정무수석 직을 복원해 막힌 당-청 관계를 뚫어야 한다.”열린우리당이 연초부터 청와대에 던진 주문이다. 청와대는 그때마다 “노”라고 답했다. 정무수석이 있는 그대로를 대통령에게 전달하기 어렵고, 사안을 왜곡할 수 있다는 게 거절 이유였다.

그래서 지금까지 노무현 대통령은 비중 있는 정무 역할을 이강철 대통령정무특보 한 사람에게만 맡겨왔다. 그런 청와대에서 9월 초 “김병준 전 부총리, 문재인 전 대통령민정수석, 신계륜 전 의원, 안희정 씨 등 ‘노(盧)의 남자’들을 중심으로 정무특보단을 구성하겠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당장 언론이 문제를 제기했다. 당-청 분리론에 반한다는 것이다. 국민들은 “집권 말기에 접어든 참여정부가 작정하고 ‘정치’에 올인하려 한다”며 눈을 치켜떴다. 청와대는 왜 정무특보단을 만들려고 했을까.

특보단 구성이라는 아이디어를 처음 낸 사람은 이강철 대통령정무특보다. 그는 5·31 지방선거 후부터 여러 차례 “청와대와 당, 각계각층의 목소리가 원활하게 소통돼야 한다”는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특보단 구성 아이디어도 그때 제시했다.

그러나 그가 제시한 특보단 구성은 최근 언론에 거론된 정무특보단과는 거리가 있다. 이 특보는 9월7일 ‘주간동아’와 한 인터뷰에서 “당과 청와대의 원활한 의사소통과 사회 원로들의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할 수 있는 특보 1~2명을 더 두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견이었고, 노 대통령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특보는 “정무특보단을 구성한다는 얘기는 꺼낸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정무특보가 아닌 정책이나 사회 등의 분야에서 활동하는 특보단을 염두에 둔 아이디어였다는 것. 다음은 9월7일 서울 종로구 효자동 ‘섬’ 횟집에서 이뤄진 인터뷰 내용이다.

- 5·31 지방선거 후 노 대통령에 대한 당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노 대통령은 한 번도 당의 일에 간섭한 적이 없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 최근 김병준 전 부총리와 문재인 전 민정수석의 인사를 놓고 당과 첨예하게 대립했는데….

“섭섭한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대통령이) 당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노 대통령은 지금까지 당의 요구를 대부분 들어줬다. 청와대는 당이 중심이 돼 당내 갈등을 치유하고 의사소통이 원활해지길 기대한다. 당이 전략과 정책을 가지고 중심을 잡아나간다면 청와대는 언제라도 따라갈 준비가 돼 있다.”

- 당-청 간 의사소통을 강화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만나 대화해보면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얘기를 많이 한다. 대통령비서실장과 정무비서관실 등 공식 라인이 이런 문제를 풀어나가지만, 미처 짚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알다시피 청와대에 당 출신이 없어서 현실적으로 사각지대가 존재할 수 있다. 그래서 내가 당-청 관계를 강화하자고 건의했고, 노 대통령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 새로 구성될 정무특보단이 이런 역할을 수행하는가.

“청와대가 정무특보단을 구성한다는 얘기는 사실과 다르다.”

- 김병준 전 부총리, 문재인 전 민정수석, 신계륜 전 의원과 안희정 씨 등을 중심으로 정무특보단을 구성할 것이라는 언론보도가 잇따랐는데….

“그들을 중심으로 정무특보단을 만든다는 얘기는 사실무근이다. 당과 청와대의 소통에 문제가 있고, 또 사회 원로의 고견이나 민심을 받아들이는 청와대의 기능이 약하고…,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이나 다른 시스템이 미처 챙기지 못하는 부분이 있으니 1~2명의 특보를 보강해 특보단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노 대통령에게 전달한 적이 있다. 김 전 부총리와 문 전 수석의 경우 정책 또는 사회, 법률 특보로 활동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들이 정무특보로 활동할 수 있겠는가. 그들이 정무특보로 활동하는 것은 대통령의 뜻이 아니다.”

- 그렇다면 김 부총리, 문 전 민정수석, 안희정 씨 등의 정무특보단 구성 얘기는 어디서 나온 것인가.

“앞서 언급한 대로 내가 개인적으로 당과 사회 원로 등의 의견을 취합해 청와대에 보고할 수 있는 특보팀을 강화하겠다고 건의했다. 그 과정에서 한덕수 FTA특보, 이정우 정책특보 등 다른 특보들과의 예우문제 등이 나오면서 얘기가 와전된 것 같다.”

- 노 대통령이 말한 ‘외부선장론’의 배경은 무엇인가.

“아직 그 배경에 대해 얘기를 듣지 못했다. 대선을 1년 6개월 정도 앞둔 요즘 한나라당은 박근혜 전 대표, 이명박 전 서울시장 등 국민의 지지를 받는 후보들이 많다. 그러나 우리당에는 국민들의 ‘높은’ 지지를 받는 후보가 거의 없다. 그런 측면에서 얘기한 것이라고 이해한다.”

- 정동영 전 당의장과 김근태 당의장이 있지 않나.

“물론 두 분도 우리당을 대표하는 훌륭한 후보들이다. 다만 한나라당 후보들과 지지율 차가 있는 것이 현실이고, 그런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해하면 될 것이다. 노 대통령도 처음 시작할 때는 지지도가 4%대를 넘지 않았다. 동교동은 전부 이인제 의원을 지지했고…. 열심히 하라, 그런 메시지로 해석하면 무리가 없을 것이다.”

- 노무현-이명박 연대설이 나온다. 가능한 얘기인가.

“대선은 앞으로 1년 이상 남았다. 수없이 많은 이변이 있을 것이다. 대선 이야기는 그때 가서 하자.”

- 대통령 인기가 바닥을 헤매는데….

“대통령도 안다. 그렇지만 어떻게 하겠는가. 참여정부도 잘한 것이 많고 지방균형발전 등 성과도 많은데…. 그런 점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아쉬운 부분이다.”

- 정계개편에 대한 구상은….

“지금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어떤 식으로든 정계개편의 흐름이 있지 않겠는가. 다만 DJP 연대를 비롯해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등 정치 지형을 바꾸는 굵직굵직한 이벤트를 통해 국민은 이미 상당한 ‘학습효과’를 축적했다. 그런 국민을 상대로 새로운 정치적 비전을 제시하려면 과거와 다른 새로운 방법들이 모색돼야 할 것이다.”

- 민주당과의 통합 및 영남세력과의 연대론이 거론되는데….

“인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정계개편이 특정 지역과 연합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겠는가.”

- 서민경제가 최악이라는 평가가 줄을 잇는다.

“참여정부의 어려운 경제 여건은 상당 부분 전 정권의 신용카드 정책과 관련이 있다. 어쩔 수 없이 당하는 것이다. 참여정부는 어려움 속에서도 카드 대란을 잘 정리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경제지표는 괜찮다. 경제는 심리적 요인의 영향을 상당 부분 받는다. 늘 죽는다고 하니 돈 가진 사람이 안 쓰고…. 악순환의 연속이다.”

- 국민은 노 대통령에게 ‘왜 낙하산 인사를 하는가’라고 묻고 싶어한다.

“조직 내부에서의 승진이 아니면 다 낙하산 아닌가. 참여정부에 대한 기대치가 역대 어느 정권보다 높다. 그렇다 보니 도덕적 기대심리도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 같다.”

- 노 대통령의 퇴임 후 계획은….

“1년 6개월 후의 일이다. 지금은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고민에 더 많은 시간과 열정을 쏟을 시기가 아니겠는가. 퇴임한 다른 대통령에 비하면 나이가 젊은 편이니 나라를 위해 뭔가 역할을 하지 않겠는가. 봉사활동을 할 수도 있고….”

- 노 대통령이 퇴임 후 살 집을 김해 진영 봉하마을에 지을 계획인데….

“대통령은 서울에 집이 없다. 퇴임하면 사실상 갈 곳이 없다. 한때 주공의 임대 아파트도 알아봤다. 자격이 안 되고 경호문제 때문에 포기했다. 그래서 고향으로 갈 생각을 한 것이다.”



주간동아 554호 (p16~17)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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