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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유 게이트’ 정·관계 덮치나

검찰, 주가조작·공금횡령 수사 가속도 … 사세 확장 각종 단체 거액 지원 의혹 증폭

  • 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제이유 게이트’ 정·관계 덮치나

‘제이유 게이트’ 정·관계 덮치나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다단계기업 제이유그룹의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 건물.

한동안 주춤했던 국내 최대 다단계업체인 제이유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수사의 초점은 주가조작과 공금횡령을 통한 비자금 조성. 수사 대상 기업에는 20여 개에 달하는 제이유그룹 계열사와 수십 개가 넘는 관계 회사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미 6월14일 주수도 제이유그룹 회장의 횡령을 도운 혐의로 납품업체 대표를 구속했다. 사건의 핵심인 주 회장도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다. 특히 검찰은 제이유가 2004년 인수한 세신과 한성에코넷, 그리고 제이유의 관계 회사인 조아넷(옛 아이킹콩닷컴)에 사업 파트너로 참여해온 J제약 등 상장기업의 주가 흐름과 인수·합병 과정에 주목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정·관계 로비 부분도 검찰의 중요한 수사대상이다. 검찰 주변에서는 벌써 “검찰이 제이유의 정·관계 로비와 관련된 사실을 일부 확인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그러나 검찰 수사팀의 한 관계자는 “제이유와 관련해 정·관계 로비설 등 수많은 억측이 나돌고 있지만 대부분 사실이 아니거나 과장된 것”이라며 “수사 초점은 제이유그룹 경영진의 횡령 및 탈세 부분에 맞춰져 있다. 다만 몇몇 언론과 한나라당이 제기한 정·관계 로비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최대 다단계업체

제이유 사건이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말 공정거래위원회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던 이 회사에 대한 진상 파악에 나서면서부터였다. 올해 초 제이유 계열사인 세신과 주 회장이 투자한 서해안 석유탐사와 관련된 내용도 의혹을 증폭시켰다.

알려진 바와 같이 제이유그룹은 상장사인 주방기구 전문업체 세신을 2004년 8월 인수했다. 그리고 불과 4개월 만인 같은 해 12월에 역시 상장사인 한성에코넷을 추가로 인수, 계열사에 편입시켰다. 특장차 전문업체였던 한성에코넷은 인수 직후 전자상거래 전문기업으로 변신했다. 현재 이 두 기업은 제이유의 투자사인 석유시추 회사 ‘지구지질정보’의 미확인 정보를 이용해 주가를 올리는 방법으로 부당한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두 상장사의 사실상 소유주였던 주수도 회장은 지난해 말 석유탐사에 나선 지구지질정보에 총 6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이들 상장사가 인수된 이후 제이유그룹 소유의 회사들을 흡수합병한 배경에도 의혹이 일고 있다. 확인 결과 한성에코넷은 제이유그룹의 인터넷 쇼핑몰 운영업체였던 유티앤을(2005년 6월), 세신은 나노기술 응용상품 개발업체인 넵클러스터를(2006년 1월) 각각 합병했다. 넵클러스터와 유티앤은 제이유네트워크와 주 회장이 각각 51.30%와 29.37%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던 사실상 그룹 계열사다.

문제는 제이유그룹이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합병을 추진하지 않았는가 하는 데 있다. 실제로 합병 소식은 호재로 작용, 주가 폭등을 가져왔다. 넵클러스터 합병을 발표한 세신의 주가는 2600원(1월6일)에서 한 달 만에 4400원(2월6일)까지 뛰어올랐다. 한성에코넷도 합병을 전후해 불과 석 달 만에 8배 가까이 주가가 폭등했다.

그 외에 생산시설이 없는 유통전문 회사였던 피합병 회사들이 공금횡령을 위한 페이퍼 컴퍼니가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의 한 관계자는 “특히 넵클러스터는 법인 설립 10개월 만에 합병됐는데 사업 실적도 없는 상태였던 것 같다. 기업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이유 게이트’ 정·관계 덮치나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제이유그룹 관련 보고서 일부.

제이유 고문을 맡았던 한모 씨와 관련된 의혹도 수사의 초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 씨는 제이유그룹의 관계사인 조아넷과 제이유의 계열사인 프랜차이즈 업체 브링스엠(현 제이엔제이비즈)의 회장을 역임한 인물. 그는 최근까지 제이유그룹의 국제업무를 총괄하는 등 주 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활동하며 기업 인수와 주가조작 등에 깊숙이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문 한모 씨 관련 의혹도 수사 대상

검찰은 한 씨가 1996년에 설립한 다단계업체 조아넷을 통해 사업 파트너 관계를 유지했던 J제약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이 회사의 대표를 지낸 장모 씨는 J제약의 대표로 있던 2000년 초 9300만원을 투자, 조아넷의 지분 28%를 취득해 대주주가 된 바 있다. 그는 2004년 J제약의 주가조작·공금횡령 사건과 관련 구속 기소된 이후 회사를 떠났다. 취재 중 만난 제이유의 한 고위 관계자는 “(장 씨는) 상당히 머리가 좋은 사람으로 친구인 한 씨와 주 회장이 그를 많이 신뢰했다. 2004년 J제약을 떠난 이후 한 씨와 함께 제이유의 경영을 도왔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해 2월에 설립된 브링스엠사도 한 씨와 장 씨 주도로 세워진 것이다. 브링스엠은 사실상 제이유그룹의 싱크탱크로 활용됐다”고 덧붙였다.

J제약과 제이유그룹의 관계에 대해 검찰은 “J제약의 2004년 주가조작에 제이유 고문이었던 한 씨가 공모했는지 여부도 수사 범위에 들어간다”며 “이들이 공모해 각종 계열사들을 통해 주가조작, 공금횡령 등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정·관계 로비 의혹

여당 고위인사 Y 씨 등 시중에는 명단까지 나돌아


5월 초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이 국가정보원 보고 문건을 공개하면서 제이유그룹의 정·관계 로비 의혹이 본격화됐다. 제이유 측은 보도 이후 “정·관계 로비는 없었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시중에선 제이유와 관련, 정·관계 고위직 인사들의 구체적인 명단까지 거론되는 등 의혹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여당 고위인사인 Y, L 씨와 야당 정치인 출신 K 씨 등의 로비 의혹이 흘러나오고 있다. Y, K 씨의 경우 직접 제이유 사업에 관여하며 부당한 이익을 얻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L 씨는 한 비영리단체의 대표를 맡고 있으면서 제이유로부터 받은 후원금 중 일부를 개인적으로 전용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그 외에도 전직 검찰 고위간부인 또 다른 K 씨 등의 행적에 대해서도 검찰은 내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이유그룹의 전직 고위간부는 “제이유가 사세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기업 홍보를 위해 각종 단체에 거액의 자금을 지원해온 것은 사실이다. 이 중에는 주 회장 개인이 한 것도 있었고 그룹 차원에서 한 것도 있었다”며 “L 씨의 경우 지난해 내가 주선해서 그가 운영하는 단체에 3억원을 지원한 사실이 있다. 적은 돈은 아니지만 의도는 순수했다. 이런 식의 후원은 너무 많아서 일일이 기억할 수도 없을 정도”라고 밝혔다.




주간동아 2006.06.27 541호 (p32~33)

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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