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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종식 특파원의 뉴욕 통신

‘기업형’ 개라지 세일 규제 움직임

‘기업형’ 개라지 세일 규제 움직임

‘기업형’ 개라지 세일 규제 움직임

미국 개라지 세일 모습.

미국 생활을 하면서 인상 깊은 것 가운데 하나가 ‘개라지 세일(garage sale)’이다. ‘garage’는 영어로 ‘차고(車庫)’라는 뜻. 개라지 세일은 자신에게 필요하지는 않지만 버리기는 아까운 물건들을 처분하는 방식이다. 차고 문을 열어놓고 ‘고객’을 맞기 때문에 이 같은 이름이 붙여졌다.

화창한 주말, 도처에는 시간과 장소가 적힌 개라지 세일 광고지가 붙어 있다. 개라지 세일 품목은 다양하다. 오래된 음반부터 옷가지까지 집 안의 모든 물건이 세일 대상. 가격도 5센트에서 수백 달러까지 천차만별이다. 때론 아이들이 직접 만든 쿠키나 레모네이드를 팔아 용돈을 벌기도 한다.

나도 개라지 세일을 통해 많은 생활용품을 샀다. 10달러에 구입한 의자, 5달러를 주고 산 커피메이커, 2달러짜리 딸아이 여름옷 등등. 개라지 세일은 생필품을 값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쇼핑의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준다. 1달러, 때로는 25센트를 놓고 주인과 벌이는 흥정도 개라지 세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이다.

그런데 최근 개라지 세일에 대한 규제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주민들이 개라지 세일을 비즈니스로 활용하는 일이 적잖기 때문이다. 내가 얼마 전에 간 개라지 세일에서는 수십 벌의 새옷을 팔고 있었다. 백화점 의류매장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 어떤 이들은 매주 같은 장소에서 개라지 세일을 한다. 세금을 내지 않는 데다 현금 장사이기 때문에 개라지 세일은 매력적인 유통수단인 것이다.

또한 대규모 개라지 세일은 교통체증을 유발한다. 미국 주택은 대체로 서너 대의 자동차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을 갖고 있지만, 대규모 개라지 세일에 차량이 많이 몰리면 주차난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러다 보니 근처 주민들을 중심으로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기업형’ 개라지 세일이 늘면서 이를 규제하는 마을이 갈수록 늘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뉴저지주(州)에서도 리틀페리, 티넥 등의 마을은 개라지 세일을 규제하고 있다. 공공장소나 전봇대 등 공공소유물에는 개라지 세일 광고를 붙일 수 없다. 또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 원칙에 따라 개라지 세일을 할 때마다 5달러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나아가 최근 페어뷰타운 의회는 가구당 개라지 세일 횟수를 1년에 4회로 제한하는 조례안을 상정했다. 또 개라지 세일을 할 때마다 5달러를 내고 허가증을 받아야 한다. 개라지 세일의 상업화를 막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이런 갖가지 규제에도 개라지 세일은 필요 없는 물건을 버리는 대신 필요한 사람이 재활용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미국인들에게 여전히 유용한 생활문화라고 생각한다.



주간동아 2006.06.06 538호 (p6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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