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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로 떠나는 포구여행|경북 영덕 강구항

향긋 … 쫄깃 … 니들이 대게 맛을 알아?

  • 최미선 여행플래너 / 신석교 프리랜서 여행 사진작가

향긋 … 쫄깃 … 니들이 대게 맛을 알아?

향긋 … 쫄깃 … 니들이 대게 맛을 알아?

‘영덕대게’로 유명한 강구항. 대게는 다리가 길쭉한 데다 다리 마디의 생김새가 대나무 같다고 해서

남녘에서부터 봄기운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 차디찬 바닷바람도 한결 부드러워졌다. 거리 가득 피어오르는 아지랑이로 포근함을 더해주는 곳이 있다. ‘영덕대게’로 유명한 강구항이다.

대게의 고장답게 포구로 들어가는 강구대교 위에 큼지막한 대게 모형이 걸려 있다. 다리를 건너면 초입부터 약 1km에 이르는 부둣가를 따라 영덕대게 전문 식당이 줄줄이 늘어서 손님을 맞이한다. 100여 개에 달하는 식당 앞 찜통마다 김이 피어오르고, 대게 찌는 구수한 냄새가 코를 자극해 침을 삼키게 만드는 동네다. 길쭉한 8개의 다리와 그보다 조금 두툼한 집게 다리 2개, 툭 튀어나온 눈, 갑옷처럼 딱딱한 등딱지가 이색적인 대게가 식당 앞 수족관마다 가득 담겨 있는 모습 또한 강구항만의 풍경이다.

먹을 게 많은 부둣가라서 그런지 한가롭게 날아다니는 갈매기가 유난히 많다. 강구항은 수년 전 TV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의 촬영장소로 유명세를 치른 곳이다. 당시엔 화면에 등장한 어촌 풍경을 보기 위해 찾는 이가 많았지만 요즘은 한산하다.

금어기(6월 초~10월 말)를 제외한 나머지 기간 내내 대게를 맛볼 수 있지만 속살이 꽉꽉 여무는 2~4월이 가장 맛이 좋다. 대게는 갯벌이 전혀 없고 깨끗한 모래로만 이루어진 수심 300~400m에 서식한다. 영덕대게는 향긋하고 쫄깃쫄깃해서 예로부터 임금에게 진상되면서 명성을 얻었다. 참고로 대게란 몸통이 커서가 아니라 다리가 길쭉한 데다 다리 마디의 생김새가 대나무 같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것.

우리가 먹는 대게는 모두 수컷이다. 어족 보호를 위해 암컷은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대게 가격은 만만치 않다. 시세에 따라 다르지만 웬만큼 눈에 차는 대게는 한 마리에 10만원을 호가한다. 하지만 속이 꽉 차 서너 명이 충분히 먹을 수 있다.



향긋 … 쫄깃 … 니들이 대게 맛을 알아?

강구항의 어시장.

‘명품’에는 늘 가짜가 따라다니는 법. 대게에도 ‘홍게’라는 유사품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홍게는 동해와 일본 전역의 해역에 서식하며 겉모양은 대게와 비슷하지만 껍데기가 딱딱하고 속이 꽉 차지 않은 데다 맛도 덜하다. 게살 특유의 향도 훨씬 떨어져 가격 차이도 많이 난다.

다행히 대게와 홍게를 구분하는 건 별로 어렵지 않다. 홍게는 배와 등이 모두 붉은색이지만, 대게는 찐 상태에서 등 껍데기는 주황색, 배 부분은 흰색을 띠기에 금방 알 수 있다.

행여 바가지 쓰는 건 아닌지 염려해 자신이 고른 게가 찜통에 들어가 쪄져서 나올 때까지 지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강구항에서 그런 의심을 한다는 건 기우다. ‘장사 하루 이틀 할 것도 아닌’ 집들이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두 부류의 식당가가 있다. 부둣가 도로변을 따라 큼직큼직한 식당이 늘어서 있고, 도로 아래쪽 좁은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풍물거리 지하상가’가 자리하고 있다. 도로변 식당들에 비해 허름하지만 포구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데다 값도 비교적 저렴하다.

향긋 … 쫄깃 … 니들이 대게 맛을 알아?

① 영덕의 명물인 대게 조형물이 이색적인 강구대교. ② 포구의 운치를 더해주는 갈매기. ③바닷가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한 펜션 ‘고래불리조트’.

대게 별미를 맛본 뒤에는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나서는 것도 권할 만하다. 탁 트인 바다를 보며 답답함을 떨쳐버리고 싶을 때 영덕은 더없이 좋은 곳이다. 특히 강구항에서 축산항을 잇는 918번 지방도로(강축도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도로 중 하나로 꼽힌다. 이 도로는 동해안에서 때 묻지 않은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으로 26km에 달하는 전 구간이 바닷가에 바짝 붙어 있다. 해안길 곳곳에 들어선 오징어 덕장과 아담한 어촌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향긋 … 쫄깃 … 니들이 대게 맛을 알아?
이 길은 아침에 달리면 더 좋다. 아침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동해바다가 더욱 싱그럽게 다가온다. 일찍 서두르면 새벽 드라이브 길에 동해의 멋진 일출을 감상할 수도 있다. 강축도로 중간 지점인 창포리엔 하얀 등대와 풍력발전기가 어우러진 해맞이공원이 조성돼 있다. 해 뜰 무렵 잠시 차를 세워두고 이곳 등대전망대에 올라 장엄한 해돋이를 맞이한다면 금상첨화. 해맞이공원 주변엔 야생화 꽃길도 있어 이른 봄날 가볍게 산책하기에 좋다.

대게 요리법

대게는 삶지 않고 쪄야 제 맛이 난다. 살아 있는 대게를 바로 찜통에 넣으면 몸부림을 치는 바람에 다리가 떨어지고 몸통 속의 게장도 흘러나오므로 미지근한 물에 담가두었다가 죽은 것을 확인한 뒤에 찐다. 이때 대게의 배 부분을 위로 향하도록 해야 뜨거운 김이 들어가도 게장이 흘러나오지 않는다. 게의 비릿한 냄새를 없애려면 찔 때 청주나 맥주를 약간 넣으면 된다. 대게는 다리 맨 아래 마디를 부러뜨린 뒤 당기면 살이 통째로 나와 알뜰하게 먹을 수 있다. 게장이 남아 있는 게 껍데기에 뜨끈한 밥을 넣고 참기름 몇 방울 떨어뜨려 비벼먹는 맛도 일품이다.

강구항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경주IC-7번 국도-강동-28번 국도-포항·흥해-7번 국도-영덕-강구항/ 중앙고속도로-안동IC-34번 국도-청송·진보-영덕-강구항/ 영동고속도로-강릉IC-동해-삼척-울진-영덕-강구항

숙박정보

강구항 주변 삼사해상공원 앞에 깔끔한 모텔이 몇 군데 있다. 영덕군 병곡면 해안도로 가에 있는 펜션인 고래불리조트(054-734-0771)도 찾아볼 만하다. 특히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복층 구조의 2층 객실은 앞에 아기자기한 테라스가 마련돼 있어 인기 만점. 펜션 안에 세련된 분위기의 카페도 있고 입구에 편의점도 있어 편리하다. 숙박료는 5평(2인 기준)의 경우 주중 5만원, 주말 7만원, 10평(4인 기준)은 주중 8만원, 주말 10만원.



주간동아 2006.03.07 525호 (p82~83)

최미선 여행플래너 / 신석교 프리랜서 여행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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