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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삼성물산 현명관 회장

“제주도 경영 CEO 두려움 없이 도전장”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제주도 경영 CEO 두려움 없이 도전장”

“제주도 경영 CEO 두려움 없이 도전장”

。1941년 제주 성산읍 출생
。제주 제일중/서울고/서울대 법대 졸
。제4회 행정고시 합격
。감사원 제3국 부감사관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장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 부회장
。제주국제자유도시포럼 공동대표

현명관 삼성물산 회장이 제주도지사직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오늘날의 그를 만든 고향인 제주도가 향후 3~4년 내에 경제적 위기에 봉착할 것이므로 지금부터 대안을 찾지 않으면 리스크가 너무 클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30여년 기업 일선에서 갈고닦은 그의 ‘동물적’ 감각은 제주 경제가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는 위험신호를 수시로 쏘아 올린다.

그는 도지사를 정치인이라기보다 CEO 개념으로 파악한다. 따라서 제주지사 선거를 주식회사 제주도의 전문경영인을 뽑는 선거로 본다.

현 회장은 2005년 10월부터 몇몇 정당의 ‘콜’을 받은 눈치다. 그러나 아직 이렇다 할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현 회장은 ‘어느 정당을 선택하느냐는 문제보다 무슨 일을 할 수 있느냐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한다. 성공한 CEO의 말년 외도는 과연 어떤 결론으로 이어질까. 2005년 12월28일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물산 회장실에서 그를 만났다.

- 삼성은 ‘기업은 2류, 정치는 3류’라는 명언(?)을 만들었다. 2류에서 3류로 가는 이유는?

“자치단체장의 직무, 소임은 정치라기보다 경영의 영역에 가깝다고 본다. 그래서 정치에 입문하는 것이 아니라 주식회사 제주도를 경영하는 CEO 선발에 나서는 것으로 생각한다.”



- 하필 제주지사 선거에 나서느냐는 의문이 많은데.

“수구초심이란 말이 적절할 것 같다. 오늘날의 현명관을 만든 것은 첫째가 부모이고 그 다음이 고향 제주도다. 그 제주도가 지금 경제적으로 위기에 처해 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의 전망이다. 제주도는 그동안 관광업과 감귤 농사로 먹고살았다. 그러나 북한의 명승지가 개방되는 3~4년 후면 제주 관광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고 또 FTA(자유무역협정) 타결 등으로 외국산 과일이 밀려오면 감귤 농사도 큰 피해가 불가피하다. 중·장기적 안목으로 주식회사 제주도의 생존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 대안은?

“기업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는 제주도뿐만 아니라 다른 지자체도 마찬가지다. 그래야 일자리가 늘고 소득이 생긴다. 기업 투자를 유치하려면 전 세계를 상대로 마케팅에 나서야 한다. 지자체는 기업의 경영마인드를 본격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지금까지 자동차, 선박, 반도체, 전자 등으로 먹고살았다. 그러나 이제 그것만 갖고는 살기 어려워졌다. ‘서비스’산업이 있어야 한다. 제2의 한강 기적을 일구려면 서비스라는 엔진을 장착해야 한다. 제주도는 서비스 업종의 허브로 거듭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제주도 경영 CEO 두려움 없이 도전장”

2005년 3월1일 현명관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 부회장직 사퇴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중앙정부의 지원 없이 제주도지사 역량으로 이런 일들이 가능한가.

“가능하다. 지금은 글로벌 시대다. 제주도에 2000억~3000억원 투자할 기업을 지구촌에서 찾는다면 수십만개가 넘을 것이다. 이 가운데 10여개 기업의 투자만 유치해도 2조원이 된다.”

- 정부가 제주도를 국제자유도시로 만들기 위해 특별법을 준비 중인데.

“원칙적으로 방향은 맞다고 본다. 그러나 이것저것 빼버려 속 빈 강정이 돼버린 것이 불만이다.”

- 이건희 회장에게 출마 의사를 전했나?

“아직 하지 못했다. 1월 중순 찾아갈 계획이다.”

- 어떤 반응을 예상하나?

“나는 13년간 공무원 생활을 하다 삼성에 입사했기 때문에 정통 삼성맨하고 입장이 조금 다르다. 때문에 이 회장은 ‘아, 현모 씨는 그럴 수도 있겠구나’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 정당 선택은?

“정당 공천을 받지 않고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참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라는 상품의 가치를 알아주고, 제주도와 관련한 내 구상을 추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정당이라면 어느 정당이든 들어갈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느 정당을 선택하느냐가 아니라, CEO로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라는 점이다.”

- 정치란 기업과 달리 때로는 매우 엄격한 원칙과 명분, 그리고 이념 검증을 요구받는 경우가 많다. 각 정당의 이념과 색깔을 검증한 뒤 선택해야 하는 것 아닌가.

“민노당을 뺀 나머지 정당 가운데 진정한 의미의 이념 정당이 있는가?”

- 전경련 부회장 시절 우리당의 경제정책에 대해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했는데 우리당에 입당할 수 있겠는가.

“우리당의 경제정책 가운데 많은 부분은 지금도 동의할 수 없다. 그러나 국제자유도시를 만들겠다는 참여정부의 제주도 개발계획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찬성한다. 도지사는 정치적 역할보다 CEO적 기능을 더 필요로 한다고 본다. 이념 차이로 인한 혼란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

- 한나라당은 현직 지사(김태환)를 재공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렇지 않다고 본다. 문제는 정당보다 도민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본다. ”

- 시민단체가 삼성의 기업윤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사회적 책임 등에서 우리나라 기업이 선진화된 서구 기업에 비해 고민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 삼성의 지배구조에 대한 비판도 나오는데.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를 서구 기업과 비교해 문제를 제기하는데, 서구 기업의 지배구조가 가장 좋다고 단언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우리보다 40년, 50년 앞선 기업들, 특허 자본과 기술이 뛰어난 그들의 경영구조를 맹목적으로 따르려고 하면 100년이 걸려도 따라가지 못한다.”

- 한국 기업은 경영권을 세습하는 경우가 많은데 삼성이 대표적 기업 아닌가.

“나는 같은 조건, 같은 능력이라면 CEO보다 오너 경영이 좋다고 생각한다. 오너와 CEO는 주인의식에서 차이가 난다. 공기업과 사기업의 효율성에 차이가 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오너는 필요하다면 24시간 먹지도 자지도 않고 경영에 대해 고민한다. 그러나 CEO는 잘 것 다 자고 먹을 것도 다 먹는다. 물론 능력이 부족한 2세, 3세가 경영권을 넘겨받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같은 조건이라면 주인의식이 강한 오너 경영이 낫다고 본다. 선대로부터 삼성 경영권을 넘겨받아 세계일류 기업으로 키운 이건희 회장의 리더십이 대표적인 예로 볼 수 있다.”

-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가 경영권을 세습할 것으로 보이는데.

“두고 보자. 지금은 평가할 수 없다. 이 상무는 굉장히 성실하고 겸손하다. 그러나 그것은 인간 됨됨이일 뿐 경영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 그 부분은 아직 미지수다.”



주간동아 518호 (p10~11)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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