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18

2006.01.10

이재오 의원의 자전거 시장론 약발 받을까

  • 송홍근 기자

    입력2006-01-04 11: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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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오 의원의 자전거 시장론 약발 받을까

    이재오 의원(왼쪽)은 소문난 ‘자전거 마니아’다. 그는 지난해 여름부터 자전거를 타고 서울 구석구석을 누볐다.

    “아침 일곱 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 두 발로 삼성본관까지 걸어서 출근하는 서울을 만들고 싶다.”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은 야구모자를 눌러쓰고 하루도 빠짐없이 지역구(서울 은평을)를 누빈다. 그는 철저한 지역구 관리로 정평이 나 있다. 은평구 유권자 치고 그를 만나지 않은 사람이 없다는 얘기가 나올정도.

    그런 그가 ‘자전거 시장론’을 들고 서울시장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서울을 역사가 살아 숨쉬는 친환경 첨단 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서대문을 복원하고 서울 도심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차 없는 거리로 만들겠다. 그물처럼 짜여진 도심의 지하철에선 어떤 직장도 15분이면 걸어갈 수 있다.”

    5월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정치인들이 구청장을 만나 지지를 요청하고, 지역구 의원들과 밥술을 먹을 때, 그는 자전거를 타고 서울을 누볐다. 은평구에서 출발해 한강과 중랑천을 따라 페달을 밟았다.



    “중랑천 변엔 뉴욕의 명품가 못지않은 쇼핑거리를 조성할 겁니다. 동부간선도로는 지하로 묻어버리면 돼요.”

    이 의원의 꿈은 다소 허황돼 보인다. 과연 실현 가능할 얘기일까. 그에게 물었다. “현실성이 너무 없어 보이는 거 아닌가.”

    그는 “꿈을 크게 꿔야 바라는 게 이루어진다”고 되받았다. “다음 시장 임기 중에 일을 끝내자는 게 아니다. 청사진을 만들어놓고 하나씩 만들어가자는 것이다. ‘명품 도시’는 꿈에서부터 비롯하는 것이다.”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은 현재 2강(맹형규·홍준표), 1중(박진), 2약(박계동·이재오) 구도다. 당 밖 지지도에서는 홍 의원이 앞서고, 당내 지지기반에서는 맹 의원과 홍 의원이 백중세라는 평가다.

    이 의원은 당직자들의 지지에선 홍, 맹 의원과 별반 차이가 없으나 전체 판세에선 다소 뒤처져 있는 느낌이다. 유권자들은 장밋빛 청사진보다는 실현 가능한 공약을 더 원할 듯싶기도 하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감이 넘친다.

    “지난해 여름부터 자전거를 타고 서울 곳곳을 누비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준비된 시장론’으로 당내 경선을 통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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