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03

2005.09.20

한밤의 폭소탄 … 마니아는 즐거워!

  • 손주연/ ‘ME’ 기자

    입력2005-09-14 11: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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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밤의 폭소탄 … 마니아는 즐거워!
    안녕, 프란체스카’ 시즌3은 헌터로부터 뱀파이어를 구하기 위해 다시 한국을 찾은 소피아(박슬기)와 프란체스카(심혜진)의 이야기다. 여기에 카사노바에게 정기를 빼앗겨 하루아침에 늙어버린 이사벨(김수미)과 인간이 되고 싶은 슬픈 뱀파이어 다이아나(현영), 겁쟁이에 소심하기까지 한 근육질의 다니엘(강두)이 가세한다. 영화 ‘파송송 계란탁’에서 열연한 아역배우 이인성이 인간과 뱀파이어 사이에서 태어난 ‘인성’으로 분해 프란체스카와 묘한 모자관계를 이룬다.

    시즌1·2에 비해 대중성을 강화하겠다는 시즌3의 첫방송에 대한 평가는 일단 긍정적이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열광적. 이들은 프로그램 홈페이지에 “시즌3에서도 여전히 기발한 아이디어(목마 타고 지나가던 아이가 프란체스카의 머리를 때리는 장면에서 남편과 뒤집어졌습니다)가 넘치는 것 같아 너무 좋네요.” “시즌1·2는 안 봤는데, 김수미 씨가 나온다고 해서 봤습니다. 역시 김수미 씨더군요!” 등의 의견을 올리며 ‘안녕, 프란체스카’의 선전을 기원했다.

    제작진은 “이것이 본래 의도했던 반응”이라고 말했다. 심야시간대 주 시청자가 10, 20대가 아닌 40, 50대라는 자체 조사에 따라 ‘안녕, 프란체스카’의 주요 타깃을 조정했기 때문이라고. “40, 50대도 충분히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소재를 앞으로도 많이 활용할 예정”이라는 것이 조희진 PD의 설명이다. 시청률도 이들의 전략이 성공적이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심야시간 첫 방송에서 전국 10.6%(서울 12%)의 시청률은 매우 좋은 출발이다.

    친구 사이인 이사벨과 프란체스카의 입심 대결, 프란체스카가 인성에게 보이는 기괴한 모성과 점차 밝혀지는 인성의 비밀 등 주요 사건이 벌어질 후반부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제작진의 주장에 더욱 믿음이 간다. 하지만 시즌3에는 한 가지 걸리는 점이 있다. ‘안녕, 프란체스카’가 마니아 시트콤이 될 수밖에 없었던 태생적 요인이 ‘대중성’을 빌미로 약해졌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가부장제와 동성애에 대해 ‘안녕, 프란체스카’가 날린 블랙유머, 뱀파이어 가족의 엽기적인 행동(이 역시 결국 가족주의를 비판하는)을 버리고 얻은 ‘대중성’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안녕, 프란체스카’ 마니아들의 고민은 시즌3 제작진에 주어진 과제다.

    (추신. 후반부에 있을 엄청난 반전에 대한 작은 힌트를 덧붙인다. 뱀파이어와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인성에게는 뱀파이어를 죽일 수 있는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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