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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봉 기자의 차이나 프리즘

중국 추석 선물 위에빙(月餠), 선물인가 뇌물인가

  • heb8610@donga.com

중국 추석 선물 위에빙(月餠), 선물인가 뇌물인가

중국 추석 선물 위에빙(月餠), 선물인가 뇌물인가

위에빙을 사는 중국인들.

우리나라의 추석에 해당하는 중국 명절인 중치우지에(中秋節)가 다가오면서 위에빙(月餠) 시장의 동향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위에빙이 주목을 끄는 이유는 본래는 명절 선물이던 것이 뇌물로 변질되었기 때문이다.

중치우지에는 우리처럼 공휴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때가 되면 중국인들은 위에빙을 주고받으며 명절 분위기에 젖어든다. 거리의 상점이나 슈퍼마켓에 위에빙 특별판매대가 설치돼 지인이나 직장상사, 거래처 등에 선물하려는 사람들의 눈길을 붙잡는 것이다.

위에빙은 우리의 송편처럼 중치우지에를 상징하는 전통 먹을거리지만, 떡보다는 과자나 빵에 가깝다. 밀가루 반죽에 해바라기씨나 호박씨를 꿀과 버무린 소나 팥고물 혹은 계란 노른자위를 소로 해서 구어낸다. 모양이 둥근 위에빙은 맛이 달고 부드러운 게 특징. 위에빙의 둥근 모양은 둥근달처럼 가족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으면 하는 염원을 나타낸다.

위에빙은 평범한 과자상자로 포장되는데 가격은 우리 돈으로 1만원을 넘지 않는다. 그런데 개혁개방 이후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점점 고급화되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엔 초고가 위에빙이 등장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었다.

지난해 중국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던 고가 위에빙 중에는 전복이나 상어 지느러미를 소로 넣어 만들고 양주나 금목걸이, 다이아몬드 같은 고가품을 장식으로 곁들인 것이 있었다. 이런 뇌물형 위에빙은 비단이나 홍목(붉은빛이 나는 나무), 수정으로 만든 포장 상자에 담아져 겉모습부터 화려하기 짝이 없다. 비싼 것은 우리 돈으로 100만원이 넘는다. 그런가 하면 아예 빳빳한 지폐 다발을 위에빙 세트 안에 넣어 돌리는 경우도 있다.



중국 언론들은 올해에는 초고가의 위에빙이 예년에 비해 많이 줄어들고 화려한 포장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보도하고 있다. 올해 위에빙 가격이 약 30% 하락했다는 조사 결과도 밝히고 있다.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소비절약운동을 벌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도 위에빙을 이용한 뇌물 건네기 풍조는 여전한 것 같다. 최근 중국의 한 포털사이트엔 금속 위에빙 판매 광고가 등장해 누리꾼(네티즌)들의 눈길을 끌었다. 중치우투안위엔(中秋團圓) 화하오위에위엔(花好月圓) 등의 멋진 이름이 붙은 이 먹을 수 없는 위에빙은, 재료와 수공 솜씨에 따라 우리 돈으로 3만~4만원에서 20만~30만원 정도에 팔리고 있다.

중국 당국은 위에빙 선물을 빙자한 공직자들의 뇌물수수 행위에 강력히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에너지, 식량, 원자재 등의 절약운동이 시급한 시점에서 자칫 위에빙이 과소비 풍조를 부추기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마다 공금으로 호화 위에빙을 사서 돌리는 관행과, 뇌물이 위력을 나타내는 사회현상이 사라지지 않는 한 1조원이 훨씬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중국의 위에빙 시장은 당분간 성황을 이룰 전망이다.



주간동아 2005.09.20 503호 (p102~102)

heb86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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