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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추석민심 잡아라-서울

‘매력 서울’ 품을 로맨틱 가이는

행정 경험·정치 상징성 최고의 자리 … 출마 저울질 물밑 치열한 움직임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매력 서울’ 품을 로맨틱 가이는

‘매력 서울’ 품을 로맨틱 가이는

오세훈, 맹형규, 홍준표, 박진, 박성범.(위부터)

서울시장, 정치인에겐 ‘섹스어필’한 자리다.

이명박 현 서울시장은 청계천 복원, 버스체계 개편 등으로 굵직한 성공을 거두면서 유력한 대선 후보로 자리 매김했다. 이 시장을 오랜만에 만난 이들은 하나같이 “시장을 하면서 사람이 송두리째 바뀌었다”고 말했다. 눌변이 사라졌으며, 유연해진 건 표피적 변화다. 이 시장에게 비판적인 한나라당 한 인사는 “행정 경험은 무시할 수 없는 것 같다. 판을 크게 본다. 눈이 달라졌다”고 얘기했다. 손학규 경기도지사도 “아쉬운 소리까지 하면서 외자라도 한 번 유치해본, 행정 경험을 가진 정치인이 지도자로서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

왜 정치인들은 서울시장에 매력을 넘어서 섹시함을 느낄까.

정치 재개를 선언한 이상수 전 의원(열린우리당)의 ‘꿈’도 서울시장이었다. 불법 대선자금 수사로 상처를 입었으되, 꿈을 온전히 버리진 않은 것 같다. 이 전 의원은 ‘감시’(의원)가 아니라 ‘집행’(자치단체장)하는 자리를 원했다. 정부가 짠 예산에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하기보다는 실제로 돈(예산)을 쓰면서 이상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장 출마를 굳힌 한나라당 A 의원도 사석에서 “지역구에선 벌써부터 마음이 떠났다. 국회의원은 그만 하겠다. 집행하는 자리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판을 크게 본다·눈이 달라졌다”



서울시장 선거는 내년 5월31일 치러진다. 자천 타천으로 후보가 거론되고 있으나 출마를 선언한 정치인은 아직 없다. 그러나 ‘물밑 시계’는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 한나라당 B 의원은 벌써부터 서울시 관계자들과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서울 강남에서 높은 지지를 받는, 깔끔한 이미지의 C 전 의원은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원하다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 시장은 시장에 출마할 거면 왜 부시장을 하느냐는 얘기를 C 전 의원에게 전했다고 한다. C 전 의원 역시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선 가타부타 언급하지 않는다. “옆구리 찌르는 사람은 많다”는 게 대외용 코멘트다.

열린우리당(이하 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서울시장과 관련해 패를 열어 보이지 않고 있다. 먼저 카드를 꺼내봐야 득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C 전 의원처럼 정치인들이 시장 자리에 욕심을 내면서도 자가발전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이유다. 먼저 패를 내보이면 상대방에서 ‘더 센 놈’을 맞붙이게 마련이다. 2006년 지방선거는 여야가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민심을 점검하는 전초전이다. ‘다걸기(올인)’에 나설 수밖에 없다. 여야는 ‘거물 카드’ 중 ‘거물 카드’를 방정식에 대입해본 뒤, 해가 바뀌어야 ‘다걸기 카드’의 일단을 내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매력 서울’ 품을 로맨틱 가이는

이해찬, 진대제, 김한길, 강금실, 김영춘.(위부터)

여권에선 누가 나와도 힘든 싸움이 예상된다. 우선 대선주자급인 이해찬 국무총리가 거론된다. 노무현 정부의 어수선함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필패론’이 거론되고 있으나 “선거는 결국 바람을 누가 타느냐에 달려 있어 승산이 없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삼성전자 최고경영자(CEO) 출신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도 한때 유력한 후보로 언급됐는데, CEO형 시장을 컨셉트로 한 것이다. 우리당 한 의원은 “도청 문제로 ‘거짓말 파문’이 불거진 것도 그렇고 약점이 많은 사람이다. 삼성 출신으로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3선인 김한길 의원도 적극적으로 뛰고 있다. 김 의원은 옛 정치인 이미지를 어떻게 떨쳐내느냐가 관건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우리당 간사인 김영춘 의원도 출마를 저울질한다. 국회에서 예산을 만지면서 공부도 많이 했다고 한다. 유인태 의원과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도 후보로 거론되나, 당사자들은 “관심 없다”는 반응이다. 강 전 장관은 서울시장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우리당 일각에선 ‘추미애 카드’로 반전을 노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추미애 전 의원은 지방선거 전후로 어떤 식으로든 정치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에선 국적법과 재외동포법 개정안으로 뜬 홍준표 의원이 유력 주자로 거론된다. 이 시장이 홍 의원 쪽으로 기울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홍 의원 역시 ‘공식적으로는’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으나 정치권에선 출마를 기정사실로 본다. 홍 의원은 ‘1인1주택 법안’ ‘국적세탁금지법’을 발의할 예정으로 한동안은 의정 활동에 충실할 요량이다. 최근 진보 좌파와 보수 우파를 넘나들며 “좌파 우파가 아니라 국익이 중요하다”면서 ‘광폭 행보’를 벌인 것은 시장 출마의 사전 정지작업으로 보인다.

거물 카드 VS 거물 카드 올인 승부

홍 의원과 함께 당내 3선 그룹인 맹형규, 이재오 의원도 시장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맹 의원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출마 의지를 굳이 숨기지는 않는다. 홍 의원과 맹 의원이 당내 경선에서 맞붙는다면, 미리 보는 ‘박근혜-이명박 대결’로도 비춰질 수 있다. 주니어 그룹에선 박성범, 박진, 원희룡 의원이 자천 타천으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박성범 의원은 한나라당 서울시당위원장으로 벌써부터 물밑 작업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박진 의원이 폭탄주를 끊고 식이요법을 통해 몸무게를 16kg 줄인 것도 시장 출마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도 있다. 지지도에서 선두를 다투는 오세훈 변호사 또한 주요 후보군이다.

아무튼 정치권의 ‘물밑 시계’는 벌써부터 내년 5월 지방선거로 흘러가고 있다. 여야 모두 ‘박찬종 스타일’ ‘김민석 스타일’로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을 뿐 누가 후보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내년 지방선거까지는 ‘개헌’ ‘대통령 임기 단축’ ‘정계 개편’ 등 핵폭탄급 이슈가 적지 않다. 현재 거론되지 않는 인사가 서울시의 살림을 맡을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이다. 민주노동당에선 X파일 검사 명단 공개로 대중성을 확인한 노회찬 의원, 민주당에선 김민석·추미애 전 의원의 이름이 흘러나온다.



주간동아 2005.09.20 503호 (p40~42)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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