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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제9회 삼성화재배 결승3번기 1국

흑2 두고 봐도 묘수일세

이세돌 9단(흑) : 왕시 5단(백)

  • 정용진/ 바둑평론가

흑2 두고 봐도 묘수일세

흑2 두고 봐도 묘수일세
8월24일부터 제10회 삼성화재배 통합예선전이 시작된다. 해마다 여름이면 각국의 고수들이 서울에 모여 꿈의 향연을 펼친다. 세계바둑대회를 처음 연 것은 1988년 일본이 급조한 후지쯔배였지만 혁신적인 모습으로 바둑계의 흐름을 주도한 것은 7년 뒤에 한국이 만든 삼성화재배였다. 이러한 삼성화재배가 올해 10회째를 맞아 제한시간(한 사람이 한 판의 바둑을 두며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3시간에서 2시간으로 줄인다. 그리고 주최 측이 대회에 흥미를 더하기 위해 행사하던 와일드카드 몫으로 1회 우승자인 요다(依田紀基) 9단을 지명해, 모처럼 ‘한국기사 킬러’로 통하던 ‘반상의 사무라이’를 볼 수 있게 됐다.

〈장면도〉는 제9회 삼성화재배 결승 1국이다. 한여름이면 기사들도 휴가철이라 빅카드가 없다. 해서 납량특집물(?)로 짜릿했던 이세돌 9단의 묘수 한 방을 감상해본다. 백1로 끊어 좌변 흑대마를 몽땅 잡겠다고 들었을 때 허겁지겁 살아가지 않고 흑2로 가만히 내리뻗은 수. 이 수가 이세돌의 예기와 강렬함을 고스란히 담은 한 수였다. 만약 흑2로 A에 젖혀 잡으러 갔다면 졌다. 좌변 흑대마의 사활도 문제려니와 상변도 백B로 반발하면 패로 버티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흑2는 다음 B와 C를 맞보기로 백대마의 명맥을 완전히 끊어놓고 있다.

또 〈참고도1〉에서 보듯 흑 때 백이 좌변 흑대마를 잡으려면 백1로 막아야 하는데 이때는 흑2~6의 수순으로 오히려 귀마저 잡힌다. 백A로 끊어도 흑B로 넘어가는 것이다.

흑 의 위력이다. 이런 까닭으로 〈장면도〉 백7로 두었으나 이때도 〈참고도2〉 흑2로 두면 사활에 걸려드는 수단이 남아 있다. 이런 맛을 남기고 〈장면도〉 흑12까지 대마를 끌고 나가니 여기서 바로 승부가 결정되었다. 흑2가 어찌나 기막힌 묘수인지, 참으로 한 줄기 소나기처럼 시원하지 않은가.



주간동아 2005.08.23 499호 (p90~90)

정용진/ 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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