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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사립대 등록금 1000만원 시대

사립대 돈줄 7할은 ‘등록금’

‘물가 인상 +α’ 일방 인상액 책정 … 방만한 예산 편성·과도한 이월금 적립도‘문제’

  • 이나리 기자 byeme@donga.com

사립대 돈줄 7할은 ‘등록금’

사립대 돈줄 7할은 ‘등록금’

2004년 3월26일 한양대에서 열린 신입생 입학식에서 재학생들이 등록금 인상과 관련한 카드섹션을 하고 있다.

1999년 입학 때 등록금이 150만원(입학금 등 제외) 정도였다. 그런데 군 제대 후 올해 복학을 하려니 350만원을 내라고 했다. 대충 따져봐도 125% 이상 오른 거다.”

서울의 한 대학 인문·사회계열 복학생의 말이다. 또 다른 학생은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다 “올해 졸업반인데 3년 전 입학할 때 금액의 1.5배에 달하는 등록금을 내야 한다”는 푸념을 적어놓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집안 사정이 넉넉하거나 가장이 재직하는 회사에서 학자금 지원을 해주지 않는 이상, 등록 시점마다 목돈 마련 걱정에 휩싸이게 되는 것이 우리네 보통 가정의 형편이다. 더구나 비싼 등록금을 내며 대학에 다니는 와중에도 취업을 위해 영어와 자격증 취득 준비 등 과외까지 따로 받아야 한다. 대학 진학률이 80%를 넘어선 상황에서 비싼 학자금은 서민 가계를 짓누르는 주범이 아닐 수 없다.

일반적으로 사립대학 재정은 등록금, 국가 지원, 외부 발전기금, 재단 전입금, 수익사업 수입, 연구 수주에 의한 수입 등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사립대 중에는 재단 전입금이나 외부 발전기금, 수익사업 수입 등이 전무에 가까운 곳이 적지 않다. 그러한 대학에서 가장 손쉽게 확보할 수 있으며 또 크게 믿는 것은 등록금이 될 수밖에 없다. 학교 측은 물가상승률과 장학금·실습비 인상분, 교수 충원, 신규 투자 등의 상당 부분을 등록금으로 해결한다. 우리나라 사립대 재정의 등록금 의존율은 70%에 이른다. 등록금 인상 폭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예산 확보 가장 손쉬운 길 … 물가 인상률 2배



대학 측에서 등록금 인상의 제1 요소로 내세우는 것은 물가 인상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학들이 물가 인상에 영향받지 않는 부분까지도 이를 적용해 등록금 인상액을 책정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물가상승률은 14.1%인 데 반해 대학 등록금 인상률은 국·공립대가 41.8%, 사립대가 30.4%였다〈표〉. 덕분에 1인당 등록금은 10년 만에 3배 수준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공공요금에 해당하는 등록금을 인상함으로써 오히려 등록금이 물가인상률을 끌어올리는 주요인으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이수연 연구원은 “대학들이 장학금처럼 물가와 상관없는 영역에까지 인상률을 적용해 등록금을 올리고 있다”고 비판한다. 실제로 ‘물가인상률 4%에 교직원 임금인상률 7%를 더해 이번 학기 등록금을 11% 인상키로 결정했다’는 발표를 하는 학교가 있을 정도다. 대학 등록금 인상이 얼마나 현실감 없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사립대 돈줄 7할은 ‘등록금’
또 하나 지적받는 것은 방만한 예산 편성을 통한 과도한 이월금 적립이다. 1994~2001년 전국 사립대의 자산은 15조원이 늘었다. 이와 관련 한국대학교육연구소는 지난해 ‘2000~2002년 전국 사립대 예산·결산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소 측은 “대학들이 지출 부문에선 실제 나갈 비용보다 뻥튀기해 예산을 편성하고 수입은 실제 들어올 금액보다 축소 편성해, 결산 때 남긴 수천억원의 차액을 이월적립금으로 쌓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방식으로 전국 137개 사립대는 2000년 9500억원, 2001년 9397억원, 2002년 1조1459억원의 차익을 남겨 학교 자산으로 적립했다. 대학별 과다 축소 예산 편성 규모는 고려대가 70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연세대 578억원, 홍익대 550억원, 성균관대 479억원 순이었다. 2003년 현재 사립대의 이월금은 6조원을 넘긴 상태다.

건물 증·개축까지? … 대학 개혁 요구할 때

대학 측은 “지나친 수준의 이월금은 바람직하지 않으나, 이는 등록금을 쓰고 남아 이월한 것이기보다 외부 기금으로 시설설비를 대신해 예산을 절약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 말하고 있다. 또한 “가정에서 비상시를 위해 저축을 하듯 대학에도 시설설비 노후와 특수 목적 활용을 위한 예비적 성격의 기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학생들은 “서민의 삶에 비상등이 켜진 지 오래인데, 학교 측이 수백억~수천억 원의 돈을 쌓아놓고 ‘비상시에 쓸 돈’이라고 우기는 건 어불성설”이라 맞받아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은 대학 측이 건물 증·개축 등 재단 전입금이나 기부금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까지 등록금으로 충당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 응한 몇몇 사립종합대는 “시설 확충 때문에 등록금을 올렸다”고 답했다. 물론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대학들도 있다. 특히 등록금 평균 상위 자리를 차지한 서울 중·상위권 대학들이 그렇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학생들은 “몇몇 대학이 100%가 넘는 ‘등록금 환원율’을 예로 들며 ‘등록금은 모두 학생에게 돌려주고 있다’고 말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주장한다. 한 대학행정 전문가는 “교육부가 제시한 ‘등록금 환원율’ 계산 내역에는 운영지출(인건비·관리비 등 포함), 집기 매입비, 기계·기구 매입비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사실상 대학운영·유지비를 모두 등록금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셈”이라고 꼬집었다.

그렇다면 대학 등록금이 비싼 모든 책임을 사립대에만 돌릴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고등교육을 공교육 체제로 수렴하지 않고 시장경쟁원리에 맡겨버린 정부의 정책 방향이 근본 원인”이라 입을 모은다. 전국 4년제 대학의 74.8%가 사립대인 비정상적 상황에서 정부가 교수 충원 등 가이드라인만 제시하고 지원은 거의 하지 않으니 대학들로선 등록금 인상에 목숨을 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제 국민이 나서 국가에 교육재정의 확충을 요구하고 공공성의 원리로 대학 개혁에 나설 것을 적극적으로 요구할 때다.





주간동아 2005.08.23 499호 (p16~17)

이나리 기자 bye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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