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83

2003.05.08

어느 노인의 섹스 일기장

  • 박천진/ 강남 J비뇨기과 원장 www.penisdoctor.co.kr

    입력2003-04-30 13: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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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노인의 섹스 일기장
    ‘2003년 2월21일 5회, 조금 섭섭한 면이 없지 않다.’

    만년에 젊은 아내를 맞이한 어느 정력가 노인의 일기장이 최근 인터넷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매일 밤과 낮, 아침을 가리지 않고 섹스에 ‘매진’하면서 쓴 노인의 일기에는 그가 얼마나 섹스 횟수에 집착했는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하루에 5~10회 전쟁 영웅의 훈장만큼이나 많은 섹스의 기억, 과연 그 파트너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파트너는 ‘죽을 맛’이었을 게 분명하다. 성교의 질은 횟수보다 성교 시간이 좌우하기 때문. 이는 미국의 유명 월간지 ‘레드 북’이 10만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시간을 조사한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조사대상 여성의 80∼90%가 섹스를 시작한 지 15분이 지난 후에야 오르가슴을 느낀다고 답변한 것.

    결국 상대방을 생각하는 남성이라면 15분 정도는 흥분을 유지시켜줄 기본기가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특히 삽입한 지 2분 이내에 사정을 끝내고 돌아누워 ‘드르렁’ 코를 고는 남편은, 남편이 아니라 시작해놓고 끝까지 책임도 못 지는 ‘웬수’라는 게 아내들의 생각이다.

    심지어 섹스를 하는 도중에 “느끼고 있어?”, “도달했어?”와 같은 쓸데없는 질문을 해 오르가슴을 더욱 멀어지게 하는 경우도 많다. 대부분의 여성은 모처럼 기분이 좋아지려고 할 때 이런 질문을 받으면 흥이 깨진다. 최악의 경우에는 ‘오르가슴을 연기(演技)’하기까지 한다. 여성의 연기는 아주 교묘해 대부분의 남자는 자칫 그 속마음을 읽지 못한 채 연인에게 죄만 쌓아가게 된다.



    여성이 오르가슴을 느끼는지에 대해 걱정하는 남성은 대부분 자신의 성기나 성적 능력에 대해 콤플렉스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이라면 파트너의 성감을 걱정하기 전에 자신의 섹스에 대해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적어도 15분은 남자의 책임 시간’이라는 사실을 깊이 명심해야 한다. 만약 성실함이나 사랑의 문제가 아니라 의학적인 문제가 있다면 비뇨기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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