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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피플 | 노무현 정부 초대 민정수석 내정자 문재인

한국판 아칸소사단, 개혁 전위대로 뛴다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한국판 아칸소사단, 개혁 전위대로 뛴다

한국판 아칸소사단, 개혁 전위대로 뛴다

1월22일 오후 인수위 기자실에서 회견을 하는 문재인 민정수석 내정자.

노무현 정권의 초대 민정수석비서관에 내정된 문재인 변호사는 한국판 ‘아칸소사단’의 리더로 평가받는다. 아칸소사단은 미 클린턴 전 대통령을 보좌했던 그룹이다. 문내정자가 아칸소사단의 리더로 불리는 이유는 두 가지. 우선 출신성분이 비슷하다. 아칸소주(州)와 부산은 정치적으로 변방에 위치한다. 다른 하나는 미 클린턴 대통령과 함께 백악관에 입성한 아칸소사단이 수시로 기성 정치권과 마찰을 빚은 데서 출발한다. 강경한 개혁파이자 원칙주의자인 문내정자가 칼자루를 쥘 경우 한국 정치권도 회오리바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많다. 이미 노당선자는 그에게 ‘개혁의 청사진을 그리라’는 주문을 해놓은 상태다. 노당선자가 문내정자에게 바로 ‘오더’를 줄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서로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노무현 없는 문재인은 있어도, 문재인 없이는 오늘의 노무현이 있을 수 없다.” 두 사람을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들은 이런 평가를 곧잘 내놓는다. 노당선자는 선거 직후부터 문내정자의 ‘용도’를 놓고 측근들과 몇 차례 토론을 벌였다고 한다. 이 과정에 민정, 사정, 인사 등 대부분이 남과 원수를 져야 하거나 척지는 역할만 거론되자 한 참석자가 “평생 외길만 걸어온 사람에게 또 몹쓸 역할을 맡겨서야 되겠느냐”는 반론을 제기했지만 참석자 대부분은 ‘적격인물’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한다.

‘부산 동지’ 대거 청와대 입성 … 사정 ‘회오리’ 거셀 듯

1월13일 서울 시내 모 한정식집, 또 다른 아칸소사단의 핵심 멤버 이호철씨와 함께 자리를 한 두 인사는 승리의 축배를 들었다고 한다. 노당선자의 한 측근은 “해운대 바닷바람과 소주잔을 벗삼아 키웠던 이상과 꿈을 실현시킬 실행 코드를 찾는 자리인 만큼 얼마나 신이 났겠느냐”고 이날 분위기를 설명했다. 3시간 30분간의 대화 끝에 이호철씨를 포함한 아칸소사단의 청와대 입성이 결정됐다고 한다.

문내정자는 1월16일 “일을 열심히 배우고 있는데, 요즘 ‘비서는 입이 없다’는 말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림자 보좌에 비중을 두겠다는 의중을 실은 말이다. 오랫동안 같이 활동했던 인사들은 “80년대 부산 재야시절부터 노당선자와 문내정자는 역할분담을 곧잘 해왔다”고 기억한다.



“노당선자가 급하다면 문내정자는 차분하다. 노당선자의 부족한 부분은 문내정자만이 메울 수 있다.”

노당선자가 문내정자에게 준 첫번째 역할은 “부패척결, 인사시스템 쇄신, 검찰·경찰 개혁 방안 등에 대한 구체적 방법을 찾으라”는 것이다. 문내정자는 요즘 인수위 전문위원들과 이에 대한 각종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문내정자는 “검찰과 국정원 등의 개혁을 중단할 수 없다”며 맡고 있는 역할의 방향을 제시했다. 해당 부처에서는 ‘문재인 회오리 경계령’을 내리고 벌써부터 울상이다. 문내정자는 1월16일 “정치는 잘 모른다”며 “당선자의 개혁에 힘을 실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동참했을 뿐 정치를 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일부 정치권은 그 말에 더 큰 부담감을 느끼는 눈치다. 정치권 눈치를 보지 않고 밀어붙일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문내정자는 “내 성격은 융통성이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총리실 한 관계자는 ‘갈수록 태산’이라고 불평을 늘어놓았다.

문내정자는 전형적인 외길 인생을 걸어왔다. 경희대 72학번인 그는 시위와 관련해 제적과 구속, 복학을 반복했다. 사법시험 합격통지서를 받은 곳도 수감된 서울 청량리경찰서 유치장이었다. 판사를 지망했던 그는 시위전력으로 임용될 수 없음을 알고 고향으로 내려갔고, 거기서 노당선자와 운명적인 만남을 갖는다. 20년이 지난 지금 두 사람은 이제 권력의 정상에서 다시 손을 잡았다. 노당선자측은 “그의 손에 노무현 개혁의 반이 달려 있다”고 역할과 비중을 암시했다. 노당선자보다 일곱 살 아래인 문내정자가 일으킬 회오리바람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주간동아 2003.02.06 371호 (p18~18)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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