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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접대부’ 농촌까지 파고들다

중소도시·읍 단위 유흥업소에 진출 술시중… 기지촌 매춘시장 줄자 사업영역(?) 확대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러시아 접대부’ 농촌까지 파고들다

‘러시아 접대부’ 농촌까지 파고들다

농촌에까지 러시아 접대부들이 공급되고 있고, 중국동포 접대부들도 지방 중소도시 남성들을 사로잡고 있다.

11월27일 경기 양평군의 한 전원카페. 밤 10시를 넘기자 카페 앞마당은 늘어선 승용차로 장사진을 이뤘다. 이 카페는 겉모습은 나들이객을 상대로 술을 파는 다른 업소들과 비슷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테이블마다 칸막이가 있고 칸막이 너머로 술시중을 받는 중년 남자들이 눈에 띈다. 경기 양평군과 남양주시 일대에 들어선 전원카페들 중에 경기침체로 손님이 줄어들자 이처럼 여성 접대부들을 고용해 편법 영업에 나서는 곳이 늘고 있다.

이들 업소 중 상당수가 러시아 여성들과 중국동포들을 접대부로 고용하고 있다. 카페뿐만 아니라 한강 유역에 자리잡은 일반 식당에서도 러시아 접대부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러시아, 중국동포 접대부를 불러놓고 10~20분 정도 기다리면 접대부들이 나타난다. 중국동포 접대부들은 인근 시·군에 자리잡은 티켓다방, 중국동포 전문 보도방에 소속된 여성들로 시간당 2만~3만원의 봉사료를 받는다. ‘2차’를 나갈 경우엔 화대 명목으로 10만~20만원 가량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방 통해 中 동포들과 함께 공급

지방 중소도시와 읍 단위 유흥업소에까지 러시아 접대부들이 공급되고 있다. 또한 중국동포 여성들이 저렴한 화대와 ‘순진함’으로 지방 중소도시 총각들을 사로잡고 있다.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이들 러시아 여성들과 중국동포들은 돈을 받고 노래방 단란주점 등에서 술시중을 든다. 러시아 출신 접대부들은 주로 ‘이동 보도방’을 통해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방 업주들이 러시아 여성들을 차량에 싣고 다니면서 지방 업소들에 공급하는 것.

중국동포들의 매춘은 주로 식당에서 이뤄진다. 중국동포들은 오후 5시경 보도방으로 출근해 전화를 받고 식당에 도착해 술시중을 드는데, 차지(팁)는 3만원 선으로 한국 접대부보다 저렴하다. 이들 중국동포는 2차를 나갈 경우 보통 10만원 가량의 화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월 전남 영광군 홍농읍 주민들은 눈이 휘둥그레지는 일을 겪었다. TV에나 나올 법한 8등신 백인 미녀들이 좁다란 시골길을 재잘거리며 오갔기 때문이다. 매력적인 외모의 슬라브계 여성들은 평생 농사만 짓고 살아온 시골마을 사람들에게 이내 동경과 관심의 대상이 됐다. 이들이 일한다는 유흥업소에 대한 소문은 주민들의 입을 타고 빠르게 번졌고, 경찰에는 풍기문란을 참다 못한 ‘마을 어르신’들의 신고가 끊이지 않았다.

경찰은 1주일간의 잠복 근무 끝에 10월19일 한 업소에서 술시중을 들던 러시아 여성 4명을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러시아 접대부들은 지난해 9월 무용수로 입국, 경기 평택시 한 유흥업소에서 무용수로 일하다, “접대부로 일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정모씨(27)의 꼬임에 빠져 9월부터 홍농읍 일대 유흥업소 세 곳에서 일해왔다.

유림과 양반의 고장인 경북 안동에도 ‘파란 눈 열풍’이 어김없이 불어닥쳤다. 이미 1년 전 문을 연 안동 A클럽은 농한기를 맞은 안동 농민들이 별천지 여인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150평이 넘는 홀에서 춤을 추는 무희들은 모두 파란 눈의 러시아 여인들. A클럽에 종사하는 여자 접대부는 모두 30여명으로 A클럽은 개업 당시부터 러시아 여성 전문 클럽을 표방(?)했다.

이곳에선 혈통 혼혈 여부 등을 구분해 러시아 접대부의 등급이 매겨진다. 파란 눈에 새하얀 피부를 가진 러시아계가 가장 인기가 많다고 한다. 우즈베키스탄 등 러시아 주변국 출신들은 조금 떨어지는 대접을 받는다. 무희와 접대부도 엄격하게 역할이 구별된다. 평상시 무희는 접대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돈만 더 얹어주면 무희들도 자리에 앉는다. 일반 접대부보다 무희들이 인기가 있는 까닭은 각선미가 접대부보다 월등하기 때문이다.

충북 음성군에선 러시아 접대부로 인한 ‘AIDS 소동’이 벌어졌다. 충북 음성군 A룸살롱에서 접대부로 일하던 러시아 여성 I씨가 에이즈 환자로 밝혀진 것. I씨는 5월 단기체류비자를 받고 입국, 러시아 접대부의 메카로 통하는 경기 안산 등지에서 지내다 음성군 유흥주점으로 흘러들어 왔다. 8월 교통사고를 당해 혈액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에이즈 감염 사실이 드러났고, 최근 이 같은 사실이 알려졌다.

‘러시아 접대부’ 농촌까지 파고들다

경기 송탄 신장리 유흥가의 러시아 무용수

지방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러시아 여성들의 경우엔 관광비자를 받고 들어와 불법체류중인 러시아 여성들이 많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산업연수생이나 연예인 등 취업비자를 받고 입국하는 여성들의 경우엔 에이즈 검사 필증을 확인하지만, 관광비자로 들어오는 경우엔 AIDS 감염 여부를 검사할 방법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러시아 여성 접대부들이 이처럼 지방도시에까지 진출한 이유는 무엇일까. 기지촌 매춘 시장이 줄어든 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9·11 테러와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으로 최근 불거지고 있는 반미 움직임 등으로 기지촌 유흥업소들은 사상 최악의 불경기를 겪고 있다. 업주들은 9·11 테러 이후 수익은커녕 러시아 무희들의 식비 거주비 등으로 투자만 늘어나는 실정이다. 영업난에 시달리는 일부 보도방들은 인터넷을 통해 손님을 구하는 것으로 전해져 경찰도 이들을 붙잡기 위해 수사에 나선 상황이다. 이들은 채팅 사이트에 ‘쭉쭉빵빵 8등신 미녀’ 등의 글을 올려놓고 손님이 접속하면 러시아 매춘부들을 차량으로 실어 나른다. 지방출장을 떠날 때나, 회사 야유회 등에 전문적으로 러시아 매춘부를 붙여주는 출장 전문 보도방 업자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방도시마다 급증하는 조선족 매춘 업소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주간동아’의 취재 결과 경기 평택시 통복동 일대에 국내 최대 규모의 ‘조선족 매춘타운’이 형성돼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주택가 인근에 자리잡은 조선족 매춘타운은 최근 1년 동안 빠르게 팽창해 현재 60~ 70여 곳의 업소가 성업중이다.

11월28일 저녁 어스름 무렵. 낮 동안 한갓지기만 하던 통복동 거리가 서서히 그 모습을 바꾸기 시작했다. 통북동에서도 ‘물 좋은 곳’으로 알려진 A식당 입구엔 벌써부터 가격 흥정을 하는 손님들이 눈에 띈다. 출입문을 열고 입구를 들여다보니 ‘닭도리탕’ 등이 적힌 메뉴판이 세워져 있다. 이곳 업소들의 90% 정도는 유흥주점이 아닌 일반음식점 허가를 받아 운영하고 있다. 간판에도 ‘식당’이라고 표기돼 있어 사정을 잘 모르는 외지인들은 매춘을 하는 곳이라고 생각하기조차 어렵다.

이윽고 밤 9시 무렵, A식당을 비롯해 업소들이 밀집돼 있는 곳의 거리거리에는 하나 둘씩 호객행위를 하는 종업원들이 모습을 나타냈다. 초저녁에 주점을 찾은 듯 얼굴에 취기가 오른 손님 2명이 식당을 빠져나왔다.

일행 중 박모씨(30대)는 “친구들에게 이곳 조선족 아가씨들이 끝내준다는 말을 하도 많이 들어 오늘 처음 찾았는데, 서비스도 만점이고 얼굴도 예뻐 돈이 하나도 아깝지 않다”며 불콰해진 얼굴로 미소를 지었다. 박씨가 식당에서 ‘접대’받은 것은 통복동의 이른바 정통 코스. 접대부들의 쇼, 신체 특정 부위로 과일 먹여주기, 나체로 술 따르기, 여성의 특정 부위를 안주 삼기, 룸에서의 야릇한 ‘집단 밤 체조’ 등이 그것.

민망할 정도의 질펀한 ‘화끈 쇼’

박씨 일행이 1시간여를 질펀하게 노는 데 든 경비는 술값과 아가씨 팁을 합쳐 40여만원. 서울 북창동 룸살롱에서 비슷한 서비스를 받는 데 120만원 정도 드는 것과 비교할 때 3분의 1 가격이다. 여기에 2차를 나가려면 1인당 10만원이 추가된다.

A식당과 마주한 B식당에서 나온 취객들도 비슷한 코스로 즐겼다고 했다. B식당에서 나온 김모씨(20대)는 “‘화려한 쇼’를 체험한 후 여성의 성에 대한 환상이 한꺼번에 무너질 정도였다”며 “업주들이 한국 접대부에겐 차마 시킬 수 없는 것을 조선족들에게 시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멋모르고 들어갔다가 어처구니없는 경험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곳 식당들의 경우 업소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하루 평균 매출액이 200만~300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소 주인은 “주로 평택 아산 안성 송탄 등에서 손님들이 많이 찾아온다”며 “20대 초반부터 30대 중반의 조선족들이 많아 손님 층도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편”이라고 말했다 .







주간동아 363호 (p72~74)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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