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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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정성 끝에 ‘108달마도’ 결실

  • 안영배 기자 ojong@donga.com

    입력2002-12-05 12: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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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 정성 끝에 ‘108달마도’ 결실
    108가지 모습의 달마도를 그려내는 데 너무 몰두해서인지 어느 날 꿈속에 달마대사가 나타나더군요. 보통의 달마도처럼 형형한 눈에 턱수염이 더부룩하게 난 모습이 아니라 훤칠한 키에 아주 잘생긴 고승의 모습이었습니다. 꿈속에서 내가 배가 몹시 아팠는데 달마대사가 ‘괜찮을 것이다’라고 말하고는 사라졌어요. 꿈에서 깨어난 후 문득 달마대사가 제 업장을 벗겨주신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중국 양나라 때 인물인 달마대사를 친견이나 한 듯이 말하는 이는 최근 ‘108 달마’라는 책을 출판한 유형재 화백.

    108 번뇌를 상징하는 108가지 형상의 달마도를 그려낸 것은 그가 국내 처음. 유화백이 이 달마도를 그리는 데는 꼬박 2년여 세월이 걸렸다 한다. ‘금강경’에 나오는 5500 한자를 가지고 그린 달마도의 경우 수십장의 화선지가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지난한 작업 끝에 탄생했다.

    그가 달마도를 그리고 있다는 소문이 나자, 수맥 연구가 등 몇몇이 찾아와 “이 달마도에서는 기가 나와 수맥이 차단되는 효과가 있다”는 희한한 소리도 늘어놨단다. 그러나 정작 그는 “고달픈 세상살이를 하면서 수행의 한 방편으로 삼았을 뿐”이라며 달마도를 신비화하는 것을 달갑지 않아했다. 그는 108 달마도가 완성되자마자 어느 절에 불사(佛事)용으로 보내고 말았다. 다만 아직 수행이 부족해서인지 108 달마도에 맞는 문헌자료와 고승들의 달마 칭송 시들을 모아 책 한 권만은 내고 싶은 욕심은 꺾을 수 없었다 한다.

    유화백은 인물화뿐만 아니라 시와 전각, 서예에도 능하다. 특히 서예의 경우 초서의 제1인자로 꼽히던 고(故) 일창 유치웅(전 명지대 재단이사장)의 유일한 제자로 1998년 ‘한국 초서 베스트10’(서예문화 선정)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 지난해에는 ‘21세기 한국서예 정예작가 10인에 뽑히는 등 왕성한 서예 활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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