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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계 쥐라기공원’에 빠지다

고대의 맛 그리스 와인

  • 김상미 와인칼럼니스트 sangmi1013@gmail.com

‘와인계 쥐라기공원’에 빠지다

‘와인계 쥐라기공원’에 빠지다

도멘 스쿠라스 운영자 조지 스쿠라스(George Skouras)가 해산물과 어울리는 모스코필레로 와인을 들어보이고 있다(왼쪽). [사진 제공 · 김상미], 참깨소스 샤브샤브와 모스코필레로 와인. [사진 제공 · 김상미]

‘와인계의 쥐라기공원.’ 와인 전문가들이 그리스에 지어준 별명이다. 고대부터 내려온 토착 포도 품종이 워낙 많아서다. 그리스 와인을 본격적으로 수입하기 시작한 지는 2~3년밖에 안 되지만 올해 들어 유난히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특히 신선하고 상큼한 화이트 와인이 와인 애호가들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하지만 레이블에 등장하는 품종은 낯설기만 하다. 그리스 3대 화이트 품종은 말라구시아(Malagousia), 아시르티코(Assyrtiko), 모스코필레로(Moschofilero).



‘와인계 쥐라기공원’에 빠지다

그리스 화이트 와인의 거장 방겔리스 게로바실리우가 아시르티코와 말라구시아를 블렌드해 만든 게로바실리우 화이트. 아시르티코와 소비뇽 블랑이 블렌드된 비블리아 호라(Biblia Chora) 화이트. 아시르티코와 세미용이 블렌드된 오빌로스(Ovilos) 화이트(왼쪽부터).

말라구시아는 우리 입맛에 가장 잘 맞는 화이트 품종이다. 산도가 강하지 않아 새콤한 와인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25년 전만 해도 말라구시아는 거의 멸종 상태였다. 그리스 화이트 와인의 거장 방겔리스 게로바실리우(Vangelis Gerovassiliou)가 이 품종을 발견해 되살렸고, 지금은 그리스 주요 화이트 품종으로 자리 잡았다. 말라구시아 와인은 아로마가 사랑스럽다. 잘 익은 복숭아와 살구 같은 과일향에 상큼한 풋고추와 분필가루 같은 미네랄 향이 어우러져 있다. 보디감이 묵직한 편이어서 고기 요리와 즐겨도 좋다. 돼지목살구이에 차게 식힌 말라구시아 와인을 곁들여보자. 묵직한 레드 와인이 부담스러울 때 이보다 더 좋은 선택은 없을 것이다.

아시르티코는 그리스의 국가대표 화이트 품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품종은 원래 산토리니 섬이 고향이지만 지금은 그리스 전역에서 재배되고 있다. 산토리니에서 만든 아시르티코 와인은 신맛이 강하고 미네랄향이 많이 나지만, 그리스 북부 마케도니아 지방에서 생산된 것은 진한 과일향이 특징이다. 게로바실리우는 아시르티코의 강한 산도를 부드럽게 하려고 아시르티코와 말라구시아를 반씩 섞은 블렌드를 개발했는데, 이 방식은 이제 그리스의 많은 와이너리가 따라 하는 표준 블렌드가 됐다. 최근에는 말라구시아 외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을 섞어 상큼한 맛을 더하거나, 세미용(Semillon)을 섞어 더 묵직한 스타일로 만들기도 한다. 아시르티코 와인은 새우나 조개 요리와 잘 어울리고, 단호박샐러드와는 환상의 궁합을 보여준다.

모스코필레로는 그리스 화이트 품종 가운데 가장 개성이 강하다. 이 품종의 주산지는 펠로폰네소스 반도에 있는 만티니아 지방이다. 그리스 남부에 위치하지만 고지대라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모스코필레로의 재배가 가능하다. 그래서일까. 이곳에서 생산한 모스코필레로 와인은 가볍고 상큼하다. 코와 입에서 각기 다른 특성을 보여주는 것도 이 와인의 매력이다. 코에서는 향긋한 야생화와 은은한 꿀향이 느껴지지만, 입에 머금으면 단맛이 없어 상큼하고 개운하다. 그리스에서는 올리브오일을 듬뿍 뿌린 해산물 요리를 먹을 때 이 와인을 주로 마시는데, 우리 요리 중에는 참깨소스를 곁들인 샤브샤브, 문어숙회, 나물류와 안성맞춤이다.



시원한 화이트 와인을 자주 찾게 되는 여름, 늘 마시던 샤르도네(Chardonnay)나 소비뇽 블랑에서 벗어나 뭔가 새로운 것을 찾고 싶다면 그리스 화이트 와인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고대의 맛과 향이 주는 매력에 푹 빠져들 것이다.






주간동아 2016.06.15 1042호 (p77~77)

김상미 와인칼럼니스트 sangmi101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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