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가 공의 성질을 파악하듯 수험생은 논술문 구조를 명확하게 분석해야 한다.
투수가 공의 구조적 성질을 파악해야 하는 것처럼 논술 답안을 작성하는 학생은 논술문의 구조적 성격을 명확하게 분석해야 한다. 최근 논술고사를 보면, 특정 제시문을 요약하고 그 요약을 바탕으로 다른 제시문에 대해 비판할 것을 요구하는 문제의 비중이 높다. 즉, 각 제시문의 논지와 논거를 파악해야만 논제에 맞는 답안을 작성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만큼 제시문의 논지와 논거를 파악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대입논술에 출제되는 대부분의 제시문에는 특정 대상에 대한 전제와 결론, 또는 주장과 근거가 반드시 포함돼 있다. 하지만 실제 제시문은 주장과 근거라는 골격 위에 보충, 해설, 부연, 예시 등 논증을 강화하기 위한 부가적 문장들이 결합돼 있다. 주장을 더 잘 드러내기 위해 사용된 부가적 문장들이 오히려 주장과 근거로 구성된 제시문의 기본 골격을 가려버리기 때문에 제시문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제시문 독해를 위해서는 문장들의 관계를 파악하고 핵심적인 논증 구조를 분석해야 한다.
(1) 오늘날 세계는 변화 속도가 매우 빠르고 변화 폭도 넓기 때문에, 변화의 흐름에 한번 뒤떨어지면 이를 만회하기가 쉽지 않다. (2) 따라서 다각적인 검토를 통해 변화의 흐름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 (3) 1997년을 전후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이 겪었던 외환위기도 무한경쟁의 흐름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4) 또한 급속한 산업화로 인해 환경파괴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하였듯, 미래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등장할 수 있다. (5) 따라서 치밀한 준비를 통해 이와 같은 문제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2007학년도 서울대 정시논술 기출
일단 이 제시문의 주제문장은 (2)로, ‘변화의 흐름을 예측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가 핵심이다. 그리고 이 주장에 대한 전제로 문장 (1)이 제시돼 있다. 만일 세상이 변화하지 않거나 세상의 변화에 대응하지 않아도 아무런 피해가 없다면 변화를 예측하고 대응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따라서 문장 (1)에 언급되어 있듯, ‘변화 속도가 빠르고 변화의 폭이 넓기 때문에 변화에 뒤떨어지면 만회하기가 쉽지 않다’는 상황 판단이 전제돼야 문장 (2)의 주장은 타당성을 얻는다. 그리고 문장 (3)과 (4)는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례 기능을 하고 있다. 문장 (3)은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동남아 국가들이 외환위기를 겪게 된 사례를 통해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문장 (4)는 산업화로 인한 환경파괴의 사례를 제시하면서 변화에 대한 적절한 예측이 중요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문장 (5)는 (4)에서 이어지는 결론 구실을 할 뿐 아니라 전체 주장을 다시 한 번 반복해 강조하는 구실도 한다. 즉, 미래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치밀한 준비를 통해 문제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문장 (4)의 결론 구실을, 그리고 변화에 대한 대비를 강조한다는 점에서는 문장 (2)의 주장을 다시 한 번 반복하는 구실을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