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송석구 총장이 자진사퇴를 발표하면서 1년을 끌어온 동덕여대 사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송총장은 1월5일 “나의 거취 문제로 학생들이 유급당하는 상황이 빚어져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학생들의 바람대로 졸업식 전인 다음달 5일 총장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송총장 사퇴 후에도 동덕여대 사태의 여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상화를 가로막는 첫 번째 걸림돌은 여전히 교수협의회, 총학생회, ‘잔다르크 동덕’ 등 수업거부를 주도하는 학내 단위들의 요구사항이 남아 있기 때문. 이들은 지난해 9월 수업거부에 들어가면서부터 총장 퇴진과 함께 재단이사장과 현 재단이사 전원 사퇴 등을 요구해왔다. 현재 동덕여대 재단과 교수·학생 대표들은 교육부의 중재로 후속 문제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재단 이사장의 퇴진과 교육부, 학내 구성원, 재단이 동수로 새 이사진을 추천해 재단을 구성하는 방안 등에 대해서는 이미 대부분 합의가 이뤄진 상황”이라며 “현 이사진의 전원 사퇴 부분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이 역시 빠른 시간 안에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협상 결과에 따라 수업거부는 당분간 계속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동덕여대 최인혜 총학생회장은 “송총장의 퇴진은 환영할 일이지만 그것만으로 싸움을 끝낼 수는 없다” 며 “ 비리 재단이 퇴진한 후 학생총회를 열어 학생들이 합의안을 받아들여야 비로소 수업거부를 끝낼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이번 분규과정에서 학내 구성원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진 점이다. 졸업예비자와 편입준비생 등 2003년 2학기 성적이 반드시 필요한 학생들을 중심으로 수업거부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면서 이들은 인터넷 카페를 구성해 수업재개를 요구하는 등 학내갈등 양상을 빚어왔다. 교수협의회 참여 교수와 비교수협의회 교수, 학생과 노조 사이의 갈등 모습도 나타났다. 그동안 사학비리 문제로 분규를 빚은 다른 대학들의 경우 재단 퇴진 후에도 학내갈등으로 심한 부침을 겪은 사례가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수업거부를 이끈 학내 자치단체 ‘잔다르크 동덕’의 방수진 대표는 “졸업, 취업, 편입 등이 급한 상황에서 개별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들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일단 학교가 정상화되면 서로에 대한 오해를 풀고 다 함께 동덕 정상화에 힘을 합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