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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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단체 7년 반목 드디어 끝냈어요”

  •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입력2004-01-09 10: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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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아 단체 7년 반목 드디어 끝냈어요”
    “7년간 반목해온 유아교육계와 보육계가 합의를 이뤘다는 것은 역사적인 일입니다. 정부가 못한 일을 민간이 해낸 셈이니까요.”

    임재택 교수(55·부산대 유아교육과)는 1월3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유아교육의 공교육화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해관계가 엇갈려 갈등해오던 한국유치원총연합회와 전국 어린이집·놀이방연합회(이하 전어련)가 극적 타결을 이룬 뒤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유아교육법·영유아보육법의 제·개정을 함께 촉구하고 나선 것. 전어련은 전국 사립보육기관들의 연합으로 전체 보육단체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두 단체의 합의와 조정을 이끈 임교수는 힘겨운 갈등의 시간을 되새기며 안도의 웃음을 지었다.

    1997년 유아교육단체는 취학 전 어린이의 무상교육을 골자로 하는 유아교육법 제정을 주장해왔으나, 보육단체는 원생들을 빼앗길 것을 염려해 법안 제정에 반대해왔다. 유아교육법은 10차례의 상정 끝에 지난해 말 국회 교육위와 법사위를 통과했으나 보육단체의 반발과 총선을 의식한 국회의원들의 몸 사리기로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이런 시점에서 반목하던 두 단체의 합의는 큰 의미를 갖는다. 두 단체는 올해 말까지 영·유아에 대한 교육과 보육을 통합하는 법 제정, 유아교육법안에 ‘사립유치원 교사 인건비 등 운영비 지원’ 조항 삽입,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에 ‘민간·가정 보육시설 종사자 인건비 등 운영비 지원’ 조항 삽입 등에 합의했다. 임교수는 “유아교육이 공교육화되기 위한 첫 단계는 ‘사립 시설에 대한 인건비·운영비의 지원”이라며 “두 단체가 합의를 이룬 이상 이들 법안의 국회 통과를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임교수의 별칭은 ‘생태유아교육의 대부’. 그는 “어린이가 성장을 재촉받기보다 하나의 고귀한 생명체로서 존귀한 대접을 받으려면 아이들에게 친구들과 더불어 자연과 하나 되는 생태교육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기존의 성장 중심 교육학과 기계론적 세계관에 철저히 반기를 든 것. 텃밭 가꾸기, 산책활동, 명상, 감각놀이 같은 다양한 교육안들은 뜻있는 학부모들에게 큰 환영을 받았다. 천심(天心)을 살리는 어린이 교육에 대한 그의 열정은 식을 줄 모른다.

    “모든 어린이들에게 유아교육의 혜택이 돌아가야 합니다. 7년간의 진통 끝에 탄생한 합의가 제구실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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