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대는 실질적으로 군대다. 자위대가 나라의 평화와 독립을 지키는 군대라고 정정당당히 말할 수 있도록 장래에 헌법을 개정하는 게 바람직하다.”(2003년 5월20일 참의원 답변에서)
“일본은 이제 미일동맹과 국제관계 중시를 입으로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과거처럼 돈만 내고 인적 기여를 회피해서는 안 된다.”(2003년 12월9일 자위대의 이라크 파병을 결정한 각의에서)
“자위대가 전력(戰力)이 아니라는 헌법 규정을 대다수 국민은 믿지 않는다. 전력이 없는 자위대라면 보유할 필요가 없으며, 전력이 없다면 어떻게 침략전쟁에 맞서 싸우겠나.”(2003년 12월25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위대를 이라크에 파병하는 일본 정부의 속내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지난 한 해 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마디씩 던진 발언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요컨대 자위대에 ‘실체적 군대’의 지위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자위대의 행동 반경을 넓혀 이라크에 파병해야 한다는 얘기다.
“일본은 전몰자에 대한 생각이 있으며, 신사에 참배하는 의의와 독자적인 문화도 있다. 이에 대해 솔직하게 이해를 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올해 1월5일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지난 1월1일 야스쿠니 신사를 기습 참배한 고이즈미 총리의 의도는 제2차 세계대전 패전 후 반세기 이상 일본의 현체제를 지탱해온 평화헌법의 개정이다. 집권 자민당은 창당 50주년을 맞는 2005년 11월까지 자체 헌법개정안을 마련한 뒤 2006년 개헌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자위대의 군대화와 천황의 국가원수화를 골자로 하는 헌법 개정의 전 단계가 자위대의 이라크 파병인 셈이다.
일본 헌법은 ‘육·해·공군과 그밖의 전력(戰力)을 보유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상대국과 전투를 치르는 행위, 즉 교전권도 금지돼 있다. 말 그대로 ‘스스로를 지키는 부대’인 자위대(自衛隊)를 전시 상황의 이라크에 보내는 것은 어떤 논리를 들이대도 현행 헌법으로는 위헌 시비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실체적 군대’ 지위 부여 … 여론 80% “파병 반대”
‘이라크 부흥에 도움이 되니 보내야 한다’는 정부측 주장보다 ‘헌법이 금지하고 있지 않느냐’는 야당측 반박이 더 설득력 있게 들린다. 진보 성향인 공산당과 사민당은 물론 보수색채가 짙은 제1야당 민주당도 “이라크 전쟁에 대해서는 일본이 나서서 지원할 대의명분이 없다”며 파병에 반대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파병 반대 및 신중론이 80%를 넘고 있다.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전 총리도 “이라크 파병은 헌법 규정을 넘어설 소지가 크다”면서 파병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그가 총리로 재직 중이던 1992년 일본은 전후 최초로 캄보디아에 평화유지군을 보냈지만, 당시는 내전이 끝난 상태에서 유엔 활동을 지원하는 임무여서 위헌 소지가 적었다.
하지만 고이즈미 정권은 이라크 치안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을 때도 파병을 포기하지 않았다. 서방선진 7개국(G7) 중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초기 단계부터 일관되게 지지한 나라는 공동 참전국인 영국을 빼면 일본밖에 없었다.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미군에 체포되자 파병 적극론자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방위청 장관 등은 크게 고무됐다.
일본 정부는 2003년 12월9일 각의에서 1000명 안팎의 육·해·공 자위대를 이라크에 파병하는 기본계획을 의결했다. 자위대 해외파병 사상 최대규모이자 사실상 전투지역에 대한 첫 육상자위대 파병이다.
육상자위대가 500~700명, 항공자위대가 C-130수송기 4기를 포함해 비행기 7~8대, 해상자위대가 수송함 등 5~7척의 함정을 파견한다. 항공자위대 선발대 20여명이 지난해 연말 현지로 떠났고, 1월 중순에는 육상자위대 선발대가 이라크 남부 사마와 지역에 파견돼 숙영지 건설에 들어간다. 600명 규모의 육상자위대 본대가 3월 하순 사마와에 도착하면 자위대의 이라크 파병은 일단 마무리된다.
항공자위대는 쿠웨이트와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 북부 모술, 남부 바스라 등 이라크 국내 비행장을 오가며 의약품과 식량 등 인도지원 물자와 무기 탄약을 제외한 미군관련 물자를 수송한다. 육상자위대는 의료 급수 공공시설 복구 등 인도적 성격의 지원활동을 중심으로 현지 치안유지를 맡고 있는 미군에 대한 후방 지원도 책임진다.
이라크에 파병되는 자위대의 병력 수나 임무만 놓고 보면 특별히 주목을 끌 만한 요소는 없다. 한국이 전투 능력을 갖춘 특전사를 포함해 3000명 이상 보내는 것과 비교하면 병력 규모가 결코 크다고 할 수 없고, 활동 내용도 현지 주민들의 재활을 돕기 위한 인도지원 위주로 돼 있다.
일본 방위청은 자위대원들이 테러에 노출되는 사태를 최대한 피하기 위해 2중, 3중의 안전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시가지에서 10km 이상 떨어진 사막지대에 철조망과 참호로 2중 방어벽을 구축한 병영을 만들고, 자폭테러 차량이 진입하지 못하도록 외부에는 적외선 센서와 감시 카메라를 부착한다. 대원들도 외부 활동을 삼간 채 주둔기간 내내 가급적 영내에만 머무르게 할 방침이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안전대책에 신경쓰는 것은 희생자가 생기면 고이즈미 정권의 존립이 위태로워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자위대 파병과 관련한 일본의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 카타르의 위성TV인 알자지라 방송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이처럼 외견상 인도지원 임무를 띠고 일본 정부도 현지에서의 충돌을 피하는 데 골몰하는 모습이지만, 자위대의 이라크 파병은 역대 해외파병과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
우선 자위대원들이 소지한 무기가 공격용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장갑차 외에 110mm 개인휴대 대전차포, 84mm 무반동포 등 중무기가 이번 파병 자위대의 무기에 포함돼 있다. 1992년 첫 해외파견지인 캄보디아에 소총과 권총을 갖고 갔던 자위대는 94년 르완다 파병 때는 기관총을 휴대했다. 국제공헌을 명분으로 자연스럽게 자위대의 무장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언제라도 해외 파병·무기 사용 완화 입법화도 추진
현재의 이라크 상황을 감안하면 자위대는 전투행위에 휘말릴 소지가 크다. 이는 고이즈미 정권에 타격을 줄 공산이 크지만 역으로 자위대원의 응사와 교전을 정당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일본 방위청 수뇌부는 일본의 군사력이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해 첨단 장비의 성능이나 운용면에서 손색이 없지만 일선 지휘관들의 야전 경험이 부족한 것을 약점으로 꼽아왔다. 일본 정부 내 매파들은 자위대가 직접 전투를 벌이는 것은 전력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손해볼 일만도 아니라는 계산이다.
북한의 핵개발이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부추기는 아이러니는 자위대의 이라크 파병에서도 재연되고 있다.
일본 외무성의 고위관계자는 “일본이 이라크에 자위대를 보내는 또 다른 이유는 북한 핵문제에 대한 일본의 발언권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가 파병방침을 취소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신뢰관계에 흠집이 생기면 북핵문제를 둘러싼 외교전에서 일본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일본 언론은 미국과 일본이 이라크와 북한핵 문제를 놓고 각각 상대방의 편의를 봐주는 일종의 외교적 거래를 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내친김에 일본 정부는 자위대를 언제라도 해외에 파견할 수 있는 항구법을 내년 중 입법화하고 자위대의 무기 사용 범위도 대폭 완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자위대의 이라크 파병에 대해 고이즈미 총리가 정권의 운명을 내걸고 결행한 ‘정치적 도박’인 동시에 전후 50여년간 금기시되어 온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고 설명한다.
고이즈미 총리의 도박이 장기집권과 조기실각(失脚) 가운데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당사자를 포함해 일본 정계의 그 누구도 아직 예측하기 힘들다. 그러나 자위대의 전투지역 파병이라는 ‘판도라 상자’가 열림으로써 일본이 평화헌법 개헌과 군대 재무장을 통해 군사대국화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일본은 이제 미일동맹과 국제관계 중시를 입으로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과거처럼 돈만 내고 인적 기여를 회피해서는 안 된다.”(2003년 12월9일 자위대의 이라크 파병을 결정한 각의에서)
“자위대가 전력(戰力)이 아니라는 헌법 규정을 대다수 국민은 믿지 않는다. 전력이 없는 자위대라면 보유할 필요가 없으며, 전력이 없다면 어떻게 침략전쟁에 맞서 싸우겠나.”(2003년 12월25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위대를 이라크에 파병하는 일본 정부의 속내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지난 한 해 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마디씩 던진 발언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요컨대 자위대에 ‘실체적 군대’의 지위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자위대의 행동 반경을 넓혀 이라크에 파병해야 한다는 얘기다.
“일본은 전몰자에 대한 생각이 있으며, 신사에 참배하는 의의와 독자적인 문화도 있다. 이에 대해 솔직하게 이해를 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올해 1월5일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지난 1월1일 야스쿠니 신사를 기습 참배한 고이즈미 총리의 의도는 제2차 세계대전 패전 후 반세기 이상 일본의 현체제를 지탱해온 평화헌법의 개정이다. 집권 자민당은 창당 50주년을 맞는 2005년 11월까지 자체 헌법개정안을 마련한 뒤 2006년 개헌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자위대의 군대화와 천황의 국가원수화를 골자로 하는 헌법 개정의 전 단계가 자위대의 이라크 파병인 셈이다.
일본 헌법은 ‘육·해·공군과 그밖의 전력(戰力)을 보유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상대국과 전투를 치르는 행위, 즉 교전권도 금지돼 있다. 말 그대로 ‘스스로를 지키는 부대’인 자위대(自衛隊)를 전시 상황의 이라크에 보내는 것은 어떤 논리를 들이대도 현행 헌법으로는 위헌 시비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실체적 군대’ 지위 부여 … 여론 80% “파병 반대”
‘이라크 부흥에 도움이 되니 보내야 한다’는 정부측 주장보다 ‘헌법이 금지하고 있지 않느냐’는 야당측 반박이 더 설득력 있게 들린다. 진보 성향인 공산당과 사민당은 물론 보수색채가 짙은 제1야당 민주당도 “이라크 전쟁에 대해서는 일본이 나서서 지원할 대의명분이 없다”며 파병에 반대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파병 반대 및 신중론이 80%를 넘고 있다.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전 총리도 “이라크 파병은 헌법 규정을 넘어설 소지가 크다”면서 파병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그가 총리로 재직 중이던 1992년 일본은 전후 최초로 캄보디아에 평화유지군을 보냈지만, 당시는 내전이 끝난 상태에서 유엔 활동을 지원하는 임무여서 위헌 소지가 적었다.
하지만 고이즈미 정권은 이라크 치안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을 때도 파병을 포기하지 않았다. 서방선진 7개국(G7) 중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초기 단계부터 일관되게 지지한 나라는 공동 참전국인 영국을 빼면 일본밖에 없었다.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미군에 체포되자 파병 적극론자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방위청 장관 등은 크게 고무됐다.
일본 정부는 2003년 12월9일 각의에서 1000명 안팎의 육·해·공 자위대를 이라크에 파병하는 기본계획을 의결했다. 자위대 해외파병 사상 최대규모이자 사실상 전투지역에 대한 첫 육상자위대 파병이다.
육상자위대가 500~700명, 항공자위대가 C-130수송기 4기를 포함해 비행기 7~8대, 해상자위대가 수송함 등 5~7척의 함정을 파견한다. 항공자위대 선발대 20여명이 지난해 연말 현지로 떠났고, 1월 중순에는 육상자위대 선발대가 이라크 남부 사마와 지역에 파견돼 숙영지 건설에 들어간다. 600명 규모의 육상자위대 본대가 3월 하순 사마와에 도착하면 자위대의 이라크 파병은 일단 마무리된다.
항공자위대는 쿠웨이트와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 북부 모술, 남부 바스라 등 이라크 국내 비행장을 오가며 의약품과 식량 등 인도지원 물자와 무기 탄약을 제외한 미군관련 물자를 수송한다. 육상자위대는 의료 급수 공공시설 복구 등 인도적 성격의 지원활동을 중심으로 현지 치안유지를 맡고 있는 미군에 대한 후방 지원도 책임진다.
이라크에 파병되는 자위대의 병력 수나 임무만 놓고 보면 특별히 주목을 끌 만한 요소는 없다. 한국이 전투 능력을 갖춘 특전사를 포함해 3000명 이상 보내는 것과 비교하면 병력 규모가 결코 크다고 할 수 없고, 활동 내용도 현지 주민들의 재활을 돕기 위한 인도지원 위주로 돼 있다.
일본 방위청은 자위대원들이 테러에 노출되는 사태를 최대한 피하기 위해 2중, 3중의 안전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시가지에서 10km 이상 떨어진 사막지대에 철조망과 참호로 2중 방어벽을 구축한 병영을 만들고, 자폭테러 차량이 진입하지 못하도록 외부에는 적외선 센서와 감시 카메라를 부착한다. 대원들도 외부 활동을 삼간 채 주둔기간 내내 가급적 영내에만 머무르게 할 방침이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안전대책에 신경쓰는 것은 희생자가 생기면 고이즈미 정권의 존립이 위태로워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자위대 파병과 관련한 일본의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 카타르의 위성TV인 알자지라 방송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이처럼 외견상 인도지원 임무를 띠고 일본 정부도 현지에서의 충돌을 피하는 데 골몰하는 모습이지만, 자위대의 이라크 파병은 역대 해외파병과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
우선 자위대원들이 소지한 무기가 공격용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장갑차 외에 110mm 개인휴대 대전차포, 84mm 무반동포 등 중무기가 이번 파병 자위대의 무기에 포함돼 있다. 1992년 첫 해외파견지인 캄보디아에 소총과 권총을 갖고 갔던 자위대는 94년 르완다 파병 때는 기관총을 휴대했다. 국제공헌을 명분으로 자연스럽게 자위대의 무장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언제라도 해외 파병·무기 사용 완화 입법화도 추진
현재의 이라크 상황을 감안하면 자위대는 전투행위에 휘말릴 소지가 크다. 이는 고이즈미 정권에 타격을 줄 공산이 크지만 역으로 자위대원의 응사와 교전을 정당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일본 방위청 수뇌부는 일본의 군사력이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해 첨단 장비의 성능이나 운용면에서 손색이 없지만 일선 지휘관들의 야전 경험이 부족한 것을 약점으로 꼽아왔다. 일본 정부 내 매파들은 자위대가 직접 전투를 벌이는 것은 전력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손해볼 일만도 아니라는 계산이다.
북한의 핵개발이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부추기는 아이러니는 자위대의 이라크 파병에서도 재연되고 있다.
일본 외무성의 고위관계자는 “일본이 이라크에 자위대를 보내는 또 다른 이유는 북한 핵문제에 대한 일본의 발언권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가 파병방침을 취소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신뢰관계에 흠집이 생기면 북핵문제를 둘러싼 외교전에서 일본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일본 언론은 미국과 일본이 이라크와 북한핵 문제를 놓고 각각 상대방의 편의를 봐주는 일종의 외교적 거래를 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내친김에 일본 정부는 자위대를 언제라도 해외에 파견할 수 있는 항구법을 내년 중 입법화하고 자위대의 무기 사용 범위도 대폭 완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자위대의 이라크 파병에 대해 고이즈미 총리가 정권의 운명을 내걸고 결행한 ‘정치적 도박’인 동시에 전후 50여년간 금기시되어 온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고 설명한다.
고이즈미 총리의 도박이 장기집권과 조기실각(失脚) 가운데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당사자를 포함해 일본 정계의 그 누구도 아직 예측하기 힘들다. 그러나 자위대의 전투지역 파병이라는 ‘판도라 상자’가 열림으로써 일본이 평화헌법 개헌과 군대 재무장을 통해 군사대국화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