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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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터의 童心… 그래도 절망은 없다

  • 입력2002-11-21 14: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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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터의  童心… 그래도 절망은 없다
    ‘창가의 토토’의 주인공인 구로야나기 데쓰코씨는 1984년부터 96년까지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구호활동을 했다. 그는 탄자니아, 에티오피아, 르완다, 앙골라, 수단, 인도, 베트남, 이라크, 보스니아 등 세계 곳곳의 고통 받는 어린이들을 만난 뒤 이런 말을 했다.

    “한 조각의 희망도 찾아볼 수 없는 난민캠프에서도 절망해서 자살한 아이는 없다고 해요. 저는 여기저기를 다니며 물어보았어요. ‘혹시 자살한 아이는 없나요?’ ‘한 명도 없어요.’ 뼈가 드러날 만큼 야위어서 해골처럼 변해가면서도 열심히 걷고 있는 아이를 보면서 혼자서 눈물을 흘린 적도 있어요. ‘일본에서는 아이들이 자살하고 있어요’라며 큰 소리로 외치고 싶었어요. 이렇게 슬픈 일이 있을까요. 풍요롭다는 것은 과연 뭘까요? 가난하다는 것은 과연 뭘까요?”

    며칠 전 과외에 시달리던 초등학교 5학년생이 “물고기처럼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말을 남기고 목을 매 우리를 놀라게 하더니 이번에는 초등학교 6학년생의 자살 소식을 들어야 했다. 이들은 눈앞에서 부모 형제를 잃지도, 게릴라에게 팔다리가 잘리지도,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몸을 팔지도 않았다. 그런데 왜, 무엇이 이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것일까. 우리도 구로야나기씨처럼 “한국에서는 아이들이 자살하고 있어요”라고 외치고 싶다.

    아이들의 작은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들에게 ‘토토의 눈물’(작가정신 펴냄)을 권한다. 이 책은 구로야나기씨가 13년 동안 전쟁과 굶주림의 극한상황에서 만난 아이들 이야기다. 이 아이들은 아무 잘못이 없는 데도 가장 먼저 수난을 당하고, 가장 많이 고통 받는다. 탄자니아 마을 촌장님은 구로야나기씨에게 이렇게 충고한다. “구로야나기씨, 이것만큼은 꼭 가슴에 새겨서 돌아가주셨으면 좋겠소. 어른은 죽을 때 괴롭다든지 아프다든지 이런저런 원망과 불평을 늘어놓지만 아이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오. 아이들은 어른을 무조건 믿지. 그래서 바나나잎 그늘에서 조용히 죽어가는 거라오.” 죽고 싶은 우리의 아이들에게 어른들은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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