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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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나라 팬클럽 ‘나라짱’ & 박경림 팬클럽 ‘더 로즈’

“예쁜 척 안 해서 좋아요” “꽃미남에 인기좋아 대리만족”

  • < 신을진 기자 > happyend@donga.com

    입력2004-11-01 14: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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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나라 팬클럽 ‘나라짱’ & 박경림 팬클럽 ‘더 로즈’
    “예쁜 척 안 해서 좋아요”

    장나라가 방송에 출연하는 날은 방송국 정문 앞에 까까머리 남학생 무리가 유난히 눈에 띈다. 그들에게 “누구 보러 왔니?”라고 물으면 굵은 목소리로 “나라 누나요!”라고 합창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장나라의 인터넷 공식 홈페이지인 ‘나라짱닷컴’(www.narajjang.com)은 스타의 홈페이지답지 않게 따스함을 느낄 수 있다. 일부 열성팬들이 홈페이지 디자인에 시간을 바쳐 사이트를 예쁘게 꾸몄기 때문이다. 장나라의 아버지인 연극인 주호성씨 또한 홈페이지 콘텐츠의 관리와 아이디어 짜내기에 열성을 바친다. 여의도 주호성씨 사무실은 장나라의 팬클럽 사무실이기도 하다. 하루에 150~ 200명의 팬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방문한다.

    팬클럽 회원들에게 “왜 장나라를 좋아하느냐”고 묻자 “예쁘잖아요” “귀여워서요” “엽기적이에요”라는 대답이 쏟아져 나온다.

    이동준(16세):나라 누난 예쁘지만 부담스럽지 않고 그냥 우리 주위에 있는 사람 같아요.



    류호경(19세):다른 스타들을 보면 옆에서 일일이 다 꾸며주고 폼 잔뜩 잡고는 보디가드와 함께 다니는데, 나라 누나는 화장도 별로 안 하고 아버지와 같이 다니잖아요. 팬들 입장에서도 다가가기가 훨씬 쉬워요.

    김영욱(17세):엽기적이고 발랄한 모습이 나라 누나의 매력이에요. 시트콤 볼 때, 화장실에서 얼굴이 빨개질 때까지 힘을 주는 연기가 얼마나 리얼하던지…. 소시지를 한입 가득 먹고 있다가 입을 쩍 벌리는 연기는 진짜 압권이었어요. 그냥 예쁘고 깜찍하기만 했다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진 않았을 거예요. 그런 만화 캐릭터 같은 ‘행각’이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준 거죠.

    장나라 팬클럽 ‘나라짱’ & 박경림 팬클럽 ‘더 로즈’
    이:주호성 아저씨도 나라 누나 못지않게 엽기적이에요. 저희가 찾아가면 공부하라고 야단치기도 하시지만 재미있는 얘기도 많이 해주세요. 거의 매일 밤 11시에 홈페이지에서 윈앰프를 통해 나라 누나 소식을 들려주시는데, 촬영 현장에 있는 누나와 전화를 연결해 생생한 목소리를 들려주실 때가 가장 좋아요.

    김:나라 누난 팬들 앞에서도 절대 예쁜 척, 귀여운 척 안 해요. 만나면 “죽을래?” “메롱” 하면서 장난치고 피곤해도 잘 웃어줘요. 만화 캐릭터처럼 귀여운 모습과 솔직한 인간미 때문에 다들 좋아하는 것 같아요.

    김:팬들 중에는 가수 장나라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연기자 장나라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어요. 연기면 연기, 노래면 노래, 연예인으로서 도전할 수 있는 모든 영역을 넘나드는 만능 엔터테이너이기 때문에 팬층이 넓은 것 같아요. 팬들도 스타에게 바라는 게 다양하니까요.

    장나라 팬클럽 ‘나라짱’ & 박경림 팬클럽 ‘더 로즈’
    “꽃미남에 인기좋아 대리만족”

    포털사이트 ‘다음’에 개설된 박경림의 공식 팬클럽 ‘더 로즈’의 회원 수는 9000명에 달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 팬클럽 회원의 대부분이 여자라는 것. 여자 연예인으로서 이렇게 많은 여성 추종자를 거느리고 있는 경우는 아마 박경림이 유일할 것이다(활동비를 내는 유료 회원 500명 중 남자는 14명에 불과하다). 회원 중에는 20대 대학생, 직장인이 가장 많고 30대 주부들도 적지 않다.

    기자:어쩜, 박경림씨보다 팬들이 더 예쁘네요.

    정효정(22세):무슨 말씀, 경림 언니 실제로 보면 얼굴도 작고 그렇게 네모나지도 않아요. 진짜 예뻐요. 사람들이 경림 언니 외모 가지고 뭐라 그러는 거 정말 속상해요.

    지민(21세):경림 언니가 방송에서 자기 외모를 비하하는 얘기를 많이 하는 건 방송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거죠.

    임영이(26세):경림씨가 방송에서 그러잖아요. “저는 빨대 같은 여자예요. 여러분은 저의 매력에 빠지고 말 거예요”라고. 사실이 그래요. 경림씨는 보면 볼수록 매력적이고 멋진 사람이에요.

    정:처음 방송에서 봤을 땐 그리 호감 가지 않았어요. 언젠가 연극 보러 갔다 역시 연극 보러 온 경림씨를 보고는 옆에 가 말도 붙이고 사진도 찍자고 했는데 스스럼없이 응해주는 거예요. 그 후 팬클럽에 가입했어요. 예쁘고 잘난 사람은 많지만 그렇게 인간적인 스타는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장나라 팬클럽 ‘나라짱’ & 박경림 팬클럽 ‘더 로즈’
    임:저도 경림씨처럼 목소리가 허스키한데, 학교 다닐 땐 그게 너무 싫어서 사람들 앞에 서는 걸 무서워했어요. 그런데 경림씨는 그런 목소리로 MC도 하고, 가수까지 됐잖아요. 자신의 단점을 매력이자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모습을 보면서 저보다 어린 친구지만 참 존경스럽다고 느꼈어요.

    기자:방송에서도 그렇고, 실제로도 박경림씨 주위에는 미남 스타들이 넘쳐나는데 같은 여자로서 질투가 나진 않나요?

    임:그렇진 않아요. 예쁘고 쭉쭉빵빵한 미녀가 그랬다면 질투 나서 더 미워했겠지만 경림씨가 잘생긴 남자들과 친하고 방송에서 날리는 걸 보면서는 대리만족 같은 걸 느껴요. 나와 별다를 바 없는 사람이, 내가 하고 싶은 걸 대신 해주고 있다는 그런 거요. 오죽하면 팬들 사이에 경림씨에게 스캔들이 생기기를 바라는 ‘박스협’(박경림스캔들추진협의회)까지 결성됐겠어요.(웃음)

    지:경림 언니를 보면 만화 ‘달려라 하니’의 주인공 하니 같아요. 역경과 시련을 딛고 성공에 이른 캐릭터랄까. 21세기 미인형은 얼굴만 예뻐서는 안 되고, 경림 언니처럼 능력과 품성을 두루 갖춰야 하는 거 아닐까요? 모든 사람이 ‘저런 얼굴로 방송에서 뜨기 힘들거야’라고 생각했는데 그걸 해냈잖아요. 우리 또래에서 가장 성공한 여성상 이라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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