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초, 멕시코 축구 국가대표팀과 브라질 대표팀간의 친선경기가 열린 멕시코 과달라하라 할리스코 경기장. 분명히 이곳은 멕시코의 홈구장임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멕시코 관중이 노란색의 브라질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관람하고 있었다. 선수 소개 시간에는 일부 멕시코 선수들에게 심한 야유를 퍼붓기까지 했다. 멕시코의 자존심이기도 했던 멕시코 축구가 월드컵 예선 탈락 위기에 놓인 데 대해 국민이 드디어 들고 일어선 것이다.
멕시코 축구는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내에서 그간 ‘빅 브러더’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아메리카대륙에서는 유일하게 월드컵을 두 번씩이나(70년과 86년) 개최했으며, 1950년 브라질 월드컵 참가를 시작으로 그동안 월드컵 10회 출전을 통해 이 지역의 맹주 자리를 굳혀왔다.
지난달 국제축구연맹이 발표한 국가별 순위에서도 12위를 차지하는 등 꾸준한 실력을 보여주던 멕시코가 침몰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말부터. 10월 말 로스앤젤레스에서 벌어진 미국팀과의 친선경기에서 0 대 2로 패하더니, 11월 캐나다와 0 대 0 무승부, 12월 아르헨티나에 0 대 2, 올 1월에 벌어진 불가리아와의 경기에서 다시 0 대 2로 패하면서 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무엇보다 심각한 점은 승패를 떠나 4경기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는 것. 월드컵 본선 진출을 전혀 의심치 않았던 팬들도 결국 멕시코 축구팀의 문제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월드컵 10회 출전한 ‘빅 브러더’
불안과 우려 속에 2월28일 드디어 멕시코팀은 미국과 최종예선 1차전을 가졌다. 그러나 결과는 졸전 끝에 0 대 2의 패배. 프랑스 월드컵에서 무패의 전적으로 1위를 차지하며 월드컵 티켓을 거머쥐었던 멕시코 축구에 몰락의 그림자가 드리워지자 상황은 돌변하기 시작했다. ‘이기면 좋고, 져도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멕시코와의 경기에 임했던 이 지역 국가들이 ‘해 볼 만한 상대’로 멕시코를 얕보기 시작했다. 특히 2차전 상대인 자메이카를 비롯해 이 지역 언론들이 나서서 ‘멕시코는 종이호랑이’라는 식의 보도를 해대기 시작한 것이다.
불과 수개월 사이에 멕시코 축구가 급격하게 몰락한 원인으로는 △지역 국가들간의 실력 평준화 △고정적인 베스트 일레븐 부재 △선수들의 정신력 해이 등이 꼽히고 있다. 특히 멕시코 프로축구 선수들은 세계적인 기량을 갖추었으면서도 해외 진출을 상당히 꺼리는 ‘우물 안 개구리’ 식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국내 프로축구팀들의 대우 조건이 외국보다 훨씬 좋기 때문에 굳이 모험을 하려 들지 않는 것이다. 극히 일부 선수들만이 돈을 적게 받더라도 선진 축구를 배우기 위해 외국으로 발길을 돌리는 ‘용기’를 보일 뿐이다. 브라질의 축구영웅 펠레도 멕시코 선수들의 부진에 대해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선수들이지만 싸워 이기겠다는 투지가 부족하다”며 선수들의 정신력을 문제삼았다.
다행스럽게도 폭발 직전까지 치달았던 멕시코 국민과 언론의 분노는 호마리우나 히바우도 등을 포함해 정예 멤버로 구성된 브라질과의 이번 친선경기에서 3 대 3 무승부를 이끌어냄으로써 어느 정도 가라앉았다. 브라질 유니폼을 입고 무언의 항의를 하던 멕시코 팬들도 세계 최강팀을 맞아 멋진 경기를 펼친 선수들에 대해 격려의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이 한 경기를 통해 멕시코 축구가 깊은 수렁에서 빠져나왔다고 볼 수는 없다. 국민 중 상당수가 아직도 불안한 시선으로 월드컵 지역예선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20만원의 월급을 받으면서도 선뜻 5만원짜리 축구화를 살 정도로 축구에 대한 애정이 깊은 멕시코 국민들. 멕시코 청소년 축구 4강신화의 ‘꼬레아’를 아직도 기억하는 사람들. 챙 넓은 모자를 쓰고 나팔을 불며 멕시코를 열광적으로 응원하는 그들의 모습을 내년 서울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인가.
멕시코 축구는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내에서 그간 ‘빅 브러더’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아메리카대륙에서는 유일하게 월드컵을 두 번씩이나(70년과 86년) 개최했으며, 1950년 브라질 월드컵 참가를 시작으로 그동안 월드컵 10회 출전을 통해 이 지역의 맹주 자리를 굳혀왔다.
지난달 국제축구연맹이 발표한 국가별 순위에서도 12위를 차지하는 등 꾸준한 실력을 보여주던 멕시코가 침몰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말부터. 10월 말 로스앤젤레스에서 벌어진 미국팀과의 친선경기에서 0 대 2로 패하더니, 11월 캐나다와 0 대 0 무승부, 12월 아르헨티나에 0 대 2, 올 1월에 벌어진 불가리아와의 경기에서 다시 0 대 2로 패하면서 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무엇보다 심각한 점은 승패를 떠나 4경기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는 것. 월드컵 본선 진출을 전혀 의심치 않았던 팬들도 결국 멕시코 축구팀의 문제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월드컵 10회 출전한 ‘빅 브러더’
불안과 우려 속에 2월28일 드디어 멕시코팀은 미국과 최종예선 1차전을 가졌다. 그러나 결과는 졸전 끝에 0 대 2의 패배. 프랑스 월드컵에서 무패의 전적으로 1위를 차지하며 월드컵 티켓을 거머쥐었던 멕시코 축구에 몰락의 그림자가 드리워지자 상황은 돌변하기 시작했다. ‘이기면 좋고, 져도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멕시코와의 경기에 임했던 이 지역 국가들이 ‘해 볼 만한 상대’로 멕시코를 얕보기 시작했다. 특히 2차전 상대인 자메이카를 비롯해 이 지역 언론들이 나서서 ‘멕시코는 종이호랑이’라는 식의 보도를 해대기 시작한 것이다.
불과 수개월 사이에 멕시코 축구가 급격하게 몰락한 원인으로는 △지역 국가들간의 실력 평준화 △고정적인 베스트 일레븐 부재 △선수들의 정신력 해이 등이 꼽히고 있다. 특히 멕시코 프로축구 선수들은 세계적인 기량을 갖추었으면서도 해외 진출을 상당히 꺼리는 ‘우물 안 개구리’ 식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국내 프로축구팀들의 대우 조건이 외국보다 훨씬 좋기 때문에 굳이 모험을 하려 들지 않는 것이다. 극히 일부 선수들만이 돈을 적게 받더라도 선진 축구를 배우기 위해 외국으로 발길을 돌리는 ‘용기’를 보일 뿐이다. 브라질의 축구영웅 펠레도 멕시코 선수들의 부진에 대해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선수들이지만 싸워 이기겠다는 투지가 부족하다”며 선수들의 정신력을 문제삼았다.
다행스럽게도 폭발 직전까지 치달았던 멕시코 국민과 언론의 분노는 호마리우나 히바우도 등을 포함해 정예 멤버로 구성된 브라질과의 이번 친선경기에서 3 대 3 무승부를 이끌어냄으로써 어느 정도 가라앉았다. 브라질 유니폼을 입고 무언의 항의를 하던 멕시코 팬들도 세계 최강팀을 맞아 멋진 경기를 펼친 선수들에 대해 격려의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이 한 경기를 통해 멕시코 축구가 깊은 수렁에서 빠져나왔다고 볼 수는 없다. 국민 중 상당수가 아직도 불안한 시선으로 월드컵 지역예선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20만원의 월급을 받으면서도 선뜻 5만원짜리 축구화를 살 정도로 축구에 대한 애정이 깊은 멕시코 국민들. 멕시코 청소년 축구 4강신화의 ‘꼬레아’를 아직도 기억하는 사람들. 챙 넓은 모자를 쓰고 나팔을 불며 멕시코를 열광적으로 응원하는 그들의 모습을 내년 서울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