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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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인천강지곡’ 독일어로 옮겼어요

  • < 김현미 기자 > khmzip@donga.com

    입력2004-10-28 14: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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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인천강지곡’ 독일어로 옮겼어요
    ‘외(巍)외(巍)셕(釋)가(迦)뿌ㅀ(佛)무(無)량(量)무(無)변(邊)공(功)득(德)을….’ 1447년 세종대왕이 손수 지었다는 불교 찬가 ‘월인천강지곡’의 첫 구절이다. ‘용비어천가’와 더불어 훈민정음으로 표기된 가장 오래된 가사 ‘월인천강지곡’은 우리에게도 낯설기만 하다. 그러나 한 독일인 교수가 5년여의 작업 끝에 ‘월인천강지곡’ 제1권 194연을 독일어로 번역 출간했다. 주인공은 독일 함부르크대학 베르너 삿세 교수(61·한국학). 삿세 교수는 같은 대학 안정희 교수와 공동으로 ‘월인천강지곡’(소학사)을 출간했다. 이 책은 원문의 독일어 번역뿐 아니라 불교 용어 해설, 중세국어의 어휘와 어법 등 언어학적 연구를 망라해 해외 한국학의 영역을 중세국어로까지 넓힌 역작이라는 격찬을 받았다.

    “세종대왕은 훌륭한 언어학자였을 뿐 아니라 시인이었습니다. ‘월인천강지곡’은 서사성이 뛰어나고 생동감 있는 언어와 문체가 돋보이는 아주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유럽한국학회(AKSE) 회장이며 세계적인 언어학자인 삿세 교수는 1966년 한국과 첫 인연을 맺었다. 당시 나주에 독일의 기술 지원으로 호남비료공장이 건설되고 기술학교가 세워지자 교사로 부임했던 것. 그때부터 그는 고향을 물으면 ‘나주’라고 대답할 만큼 한국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그의 박사학위 논문도 ‘균여대사의 향가 연구’.

    한편 ‘월인천강지곡’이 출간되기까지 소학사 설영환 대표가 5000여만원을 쾌척했고, 대산문화재단의 해외 한국학 연구 지원도 있었다. 독일어판 ‘월인천강지곡’은 독일과 한국의 우정이 빚어낸 아름다운 결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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