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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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부터 빗장 수비… 1958~62년 연이은 우승 감격

  • < 김덕기/ 스포츠투데이 축구전문 대기자 > greenkim@sportstoday.co.kr

    입력2004-10-27 15: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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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리부터 빗장 수비… 1958~62년 연이은 우승 감격
    월드컵 대회마다 변화하는 각 팀의 포메이션을 면밀히 분석해 보면 현대축구의 다양한 흐름들을 확인할 수 있다. 그 가운데 눈여겨볼 대목 중 하나는 공격 위주의 축구 플레이가 점차 수비를 강화하는 쪽으로 바뀌어왔다는 점이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 때까지만 해도 모든 팀이 공격 위주의 플레이를 펼쳤다. 이는 월드컵에서 기록된 골 집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1954년 월드컵 득점률은 월드컵 사상 최고인 경기당 5.38골. 22경기에서 무려 140골이 터진 것이다. 그러나 공수의 균형을 이룬 4-2-4 포메이션이 위력을 발휘한 1958년 스웨덴 월드컵에서는 35게임에 126골을 기록, 경기당 3.6골로 줄어들었다. 이러한 변화는 상당부분 수비에 강세를 두는 포메이션의 정착에 따른 것이다.

    1958년 월드컵에 이어 1962년 칠레월드컵에서 또다시 우승컵을 거머쥔 브라질의 포메이션은 4-2-4에 약간 변화를 준 4-3-3이었다. 브라질의 4-3-3은 4-2-4 포메이션의 1선에서 공격수 1명을 끌어내려 미드필드를 강화한 형태. 1차적인 수비가 미드필드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보고 수비를 보강하기 위해 2명의 미드필더를 3명으로 늘린 것이다. 날개 1명을 미드필더로 기용하는 대신 공격은 스트라이커 2명과 1명의 날개가 전담하는 형태를 취했다. 공격보다 수비를 중요시하는 변화 흐름을 명확히 반영하는 사례. 브라질은 이 대회에서 14골을 넣고 5점을 내주며 전 대회의 영광을 이어나갔다. 4-3-3 포메이션이 갖는 ‘수비 위주의 축구’라는 특성은 1962년 칠레월드컵에서 경기당 득점률이 낮아지는 결과를 낳았다. 32게임에서 87골이 터져 경기당 2.78골을 기록한 것. 이는 그때까지 열린 일곱 차례의 월드컵 중 가장 낮은 기록이다.

    4-3-3 포메이션은 현재도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60년대 초반 수비 위주라고 평가받던 이 포메이션은 요즘 들어 오히려 공격적인 전술로 분류된다. 전술 자체의 성격이 변화한 것은 아니다. 대신 현대축구의 흐름이 점점 더 수비수를 많이 포진시키는 형태로 나아가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 월드컵을 무대로 벌어진 또 하나의 ‘상전벽해’다. 화끈한 골이 자주 터져주기를 기대하는 팬들에게는 아쉬운 일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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