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10

2011.10.31

“성공보다 꿈꾸던 일을 할 수 있어 행복”

‘너무 늦은 시작이란 없다’ 펴낸 CEO 한경희

  • 이기숙 동아일보 출판팀 기자

    입력2011-10-31 10:32: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성공보다 꿈꾸던 일을 할 수 있어 행복”
    스위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 사무원, 세계적인 브랜드의 호텔리어, 교육부 고위 공무원…. 취업난이 심각한 요즘이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젊은이가 선망하는 직업이다. 남들은 평생 갈망하는 직업이지만 ‘진짜 내 인생’이 아니라는 이유로 미련 없이 내던진 이가 있다. (주)한경희생활과학의 대표 한경희. 스팀청소기 하나로 국내 가전업계의 지형을 바꾸고, 해외에 수출한 지 3년 만에 연매출 1000억 원대의 알짜 기업으로 키운 한 대표는 자수성가형 여성 사업가로서도 독보적 존재다.

    그 좋다는 5급 공무원 자리를 박차고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사업에 뛰어든 그를 세상 사람은 잘 닦인 고속도로를 마다하고 스스로 가시밭길에 몸을 던진 격이라고 했다. 서른여섯 늦은 나이에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뭘까.

    “얼마 전 타계한 스티브 잡스가 남긴 명언 가운데 ‘남의 인생을 사는 데 시간을 허비하지 마라’라는 말이 있어요. 절실히 공감해요. 정년이 보장되고 보람도 있는 직장이었지만 재미가 없었어요. 가슴을 뜨겁게 달구는 열정이 사그라지는 느낌이랄까. 그 즈음 사업 아이디어가 생긴 거죠.”

    “안정된 삶이었지만 재미없던 일상이 그때부터 매일 설렘으로 가득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사업 계획을 세우고는 미련 없이 사표를 던졌다.

    “처음에는 이걸 만들기만 하면 사람들이 줄서서 살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어요. 오로지 그 확신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는데 제품 개발에만 2~3년이 걸렸죠. 그리고 유통망을 개척하는 데 또 2~3년. 만들기만 하면 저절로 팔리리라 착각한 거예요.”



    한동안 친지나 지인에게 도움을 청하느라 ‘걸어 다니는 민폐’ 신세가 됐지만 ‘평생을 바쳐도 후회하지 않는다’는 확신 하나로 버틸 수 있었다고 한다. 그로부터 10년, 미국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의 ‘2008 주목해야 할 여성 CEO 50인’에 선정되고, 미국 경제지 ‘포춘’의 ‘2009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서밋’에 초청받는 등 세계가 인정하는 경영인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얼마 전 미국 홈쇼핑에서 대박을 터뜨림으로써 화장품 사업에도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제2의 창업을 선언한 한 대표가 그간의 행보를 담은 자기계발 에세이 ‘너무 늦은 시작이란 없다’를 펴냈다. 이 책에서 그는 깨지고 헤매고 넘어지더라도 이것조차 기껍게 받아들이는 ‘진짜 인생’이 무엇인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어떡하면 성공할 수 있느냐고 물어오곤 해요. 살면서 한 번쯤 ‘내가 꿈꾸던 삶은 이게 아니었는데’ 하잖아요. 자기 꿈을 찾기에 너무 늦은 건 아닐까 주저하는 사람들에게 ‘절대 늦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지금도 매일 설렘으로 하루를 맞는다는 그는 “성공해서가 아니라 꿈을 이룰 수 있어서 진정 행복하다”며 활짝 웃는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