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69

2011.01.03

그리움이 너무 커 가지가 굽었나

/숲/이/말/을/걸/다/

  • 고규홍 www.solsup.com

    입력2011-01-03 11: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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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움이 너무 커 가지가 굽었나
    잎 떨어뜨린 나무에 빈 가지만 어지럽다. 끝없이 펼쳐진 바닷가 벼랑 위에 자리 잡은 절집 마당의 팽나무. 400여 년 전 이곳에 처음 절을 세운 스님이 손수 심어 정성스레 키운 나무다. 요즘 사람들은 그냥 ‘할배나무’라고 부른다. 수평선 바라보며 외로이 서 있는 나무는 한없이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온 가지를 바다 쪽으로 펼쳤다. 나무의 기다림을 담고 들고 나던 바다는 지금 세상에서 가장 긴 방조제로 가로막혔다. 빈 가지 사이로 불어오는 매운바람에 실린 나무의 그리움이 헤아릴 수 없이 깊다.

    ★ 숲과 길 ★

    이름 김제 망해사 팽나무

    종목 전라북도 기념물 제114호

    규모 높이 21m, 나이 400살



    위치 전북 김제시 진봉면 심포리 1004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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